2019. 4. 22. 00:07

※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셔서 여행기의 번외편으로 제가 갔던 tour에 대해 소개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아서 그런지 핀란드 북부에 대한 여행정보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보통 여행 가이드북에는 핀란드의 중부 정도에 위치한 산타 마을 로바니에미(Rovaniemi)까지만 자세히 나와 있고, 그보다 북쪽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습니다. 저도 오로라를 목적으로 북부 여행이라는 큰 계획만 세웠을 뿐, 어떤 지역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 낮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는 정보가 거의 없어서 구글에서 영어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운좋게도 이런 투어를 찾을 수 있었어요. (**투어 가격은 시기와 옵션에 따라 변동이 심한 부분이라 공개하지 않습니다.)

 

 

헬싱키에서 출발해서 다시 헬싱키로 돌아오는 6박 7일 간의 투어입니다. 

 

포함사항

1) 숙소총 6박 중 4박은 숙소, 2박은 이동하며 버스에서 보냅니다

Shared Accommodation 4 nights in a dormitory (23 pax). Rooms are for 3-4-6 pax.

 

2) 가이드

An experienced and professional Tour Leader

 

3) 교통 

A round trip by bus to Rovaniemi & Vasatokka from Helsinki
Bus trip to Saariselkä ski resort and Santa Claus village 
Visit and admission of Arktikum Museum 

 

4) 기타
A bus trip to the Arctic Ocean in Norway (including a lunch)

 

불포함사항

1) 기간 내 체험활동은 모두 옵션입니다. 추가비용이 발생합니다.

ARCTIC SKILLS - Guided Cross-Country Skiing, Ice Fishing, Building a quinzee (snow shelter) & making fire

NIGHT SNOWMOBILE SAFARI

SNOW-SHOE AURORA HUNTING + BBQ
Reindeer farm and Saami museum

HUSKY SAFARI

Ski at Saariselkä ski resort

 

2) 식사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침식사는 옵션으로 선택가능합니다. (추가비용 있음)

중간중간 이동 중에 마트에 들르는 시간이 있습니다. 식재료나 식사거리를 사가야 합니다. 숙소에 주방이 있어서 음식을 해 먹을 수 있어요. 

 

 

위의 내용에서 보시다시피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저는 명기된 나이 범위를 살짝 벗어났어요. 포기해야 하다가 여행사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물론 영어로...)

 

Q. 이 투어에 관심이 있는데 나이 제한이 있네요. 나이를 제한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체력 소모가 심한 투어인가요? 감당할 수 있는 사유라면 투어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A. 주로 20대부터 30대 초반 연령대의 사람들이 참석하는 투어입니다. 연령대가 비슷해야 함께 하는 그룹원들이 더욱 즐겁게 어울리기 때문에 권장 나이를 표시한 것입니다. 일단 신청하는 날짜의 가이드에게 문의를 하고 참여 가능한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며칠 후) 투어 가이드가 참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신청 가능합니다.

 

이후 바로 가이드에게 추가 메일이 왔습니다.

 

A. 신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이 조건에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아무래도 또래끼리 어울리기 편해서 그런 거예요. 즐거운 마음으로 어울릴 수 있다면 나이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저와 함께 했던 분 중 최고 연장자는 70대 초반이었어요. 나이 조건으로 인해 불쾌하지 않으셨길 바라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신청하고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헬싱키(Helsinki)에서 버스로 출발하는 일정이었는데, 저는 이미 이발로(Ivalo)까지 비행기를 끊어놓은 상태였고, 마침 이발로가 투어버스의 경로 상에 있는 곳이라서 출발 다음 날 이발로에서부터 합류했습니다. 첫날 밤에 헬싱키에서 출발해서 2일차에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 들렀다가 저녁에 이발로를 지나가는 일정이라 저는 첫날을 포기한 것이었어요. 어차피 산타마을은 제 계획에 있던 곳이라서 투어가 끝나고 헬싱키로 돌아가는 길에 저는 로바니에미에서 내려달라해서 헤어졌어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제 숙소에 가까운 곳에 내려주시는 친절함까지...

비행기를 먼저 끊고 나서 알게 된 투어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정이 나왔지만, 저는 더 나았어요. 로바니에미부터 헬싱키까지는 버스로 이동만 할 뿐인데 9시간 정도 걸려요. 저에게는 9시간을 꼬박 버스에서 보내는 것보다는 편하게 이동하며 체력과 시간을 절약한 효과가 있었어요.

 

참가해 보니 이 프로그램은 젊은 친구들을 위한 유스 캠프(Youth Camp) 비슷한 개념이었어요. 문화 체험과 교류의 목적으로 정부인지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아서 운영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투어 가격에 운영되고 있었고, 숙소도 청소년 수련원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대학생, 특히 여러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이었습니다. 도미토리 룸메이트와도 친해졌고, 숙소 내 체육관 같은 공용 공간에는 탁구대, 푸스볼(foosball, 테이블 축구) 등 다양한 기구들이 있어서 저녁을 먹고 나면 어마어마한 우리들만의 올림픽(?)이 벌어졌어요. 모두가 친해지기 쉬운 시간입니다. 아니, 친해질 수 밖에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옵션으로 포함된 체험활동들도 개별적으로 알아보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비용이었어요. 저는 모든 체험활동을 참가했는데, 대학생들은 신중하게 2~3개의 체험을 골라서 참가하더라고요. (직접 돈 벌어 여행하는 직장인의 어드밴티지라고 해 두겠습니다...ㅎ) 체험활동들도 절대 허접하거나 형식적이지 않았고, 모두가 알찬 시간이었어요. 이런 활동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은 숙소에 머물거나 숙소 주변을 둘러보면서 휴식을 취합니다.

 

제가 신청한 여행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학교나 다른 여행사들)를 통해 신청할 수 있었나 봅니다. 참가한 사람들마다 신청한 경로가 다르더라고요. 학교로 홍보가 가는 것 같기도 해요.

 

 

숙소는 어떻게 골라야 할지, 어디에 어떤 액티비티가 있는지, 미리 예약해야 하는지, 도시 간 이동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등 여러가지 고민을 하던 중에 만난 보석같은 투어였습니다. 덕분에 좋은 친구들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북유럽 물가에 비해 비용도 많이 절감할 수 있었어요. 

 

라플란드 여행 정보를 찾아 여기까지 오신 분들 모두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TravelGirl
2017. 10. 6. 02:26

배낭여행을 떠나면 저렴한 숙소를 찾아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에 묵는 일이 많습니다. 꼭 가격 때문이 아니더라도 친구를 만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일부러 게스트하우스를 찾기도 합니다. 특히 여러 명이 쓰는 방에서 침대 한 칸을 빌리는 도미토리(dormitory)형 숙소를 찾는다면, 여러 명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만큼 지켜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서로서로 몇 가지만 지키면 센스있는 룸메이트, 내 집 같은 숙소가 될 수 있습니다.


1. 공용 물품/공간은 공.유. 

휴대폰, 태블릿, 노트북, 카메라 등 요새 여행에는 다양한 전자기기가 함께 하기 때문에 충전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콘센트는 제발 공유해 주세요. 휴대폰은 콘센트에서 빼는 순간부터 배터리가 무섭게 줄어듭니다. 그래서인지 계속 꽂아놓는 사람들이 많은데, 콘센트는 공용입니다. 공유해야 합니다. 또한 함께 쓰는 화장실/샤워실, 공용 주방이 있는 숙소에서의 식기나 조리용 집기는 모두가 함께 쓰는 것입니다. 우리집의 내 물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늘 염두해 두세요.


2. 저녁 시간에는 조용히! 

밤시간, 새벽시간에 도착하게 되면 절대 불켜지 말고 조용히 들어와서 일단 자야합니다. 모두들 자고 있는데 부시닥거리며 그 시간에 짐정리하고, 샤워까지 하는 사람들은 정말 짜증납니다. (물론 샤워장이 저~~~멀리 떨어져 있으면야 그나마 나을수도...) 또한 여행의 즐거움에 밤늦게까지 놀다가 들어오는 사람들은 늦게 들어온 것만으로도 소음입니다. 그 시간에 씻고 자겠다고 부스럭거리거나, 놀고 난 여흥이 남아서 서로 속닥거리지지 말고 그냥 조용히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미처 못다한 이야기나 다 풀지 못한 흥은 숙소에 들어오기 전에 정리하고 오세요. 


3. 휴대폰은 무음으로

조용한 방안에서 울리는 휴대폰은 정말 짜증납니다. 가능하면 무음, 꼭 받아야 하면 진동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특히 아침에 울리는 알람! 꼭 끄든지 진동으로 하든지. 일어나는 시간이 모두 다른데 남의 알람에 깨면 미쳐버립니다. 본인의 알람에 남들은 다 깼는데 자기만 못 듣는 분들이 꼭 있습니다. 도미토리에서 아침 알람은 반드시 꺼주세요. 시간 맞춰 일어나야 하면 진동으로 알람 해놓고 베개 밑에 두고 자는 것도 방법입니다.


4. 남의 물건은 절!대! 손대지 말자.

방안 다른 사람의 물건(샴푸, 치약 등 소모품)은 물론,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도 내 것이 아니면 절!대! 손대지 않아야 합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숙소의 주방이나 냉장고에서 양념이나 소스, 음료 등을 아주 조금 필요하다고 임의로 빌려쓰는(?) 경우가 흔히 일어납니다. 조식을 제공하는 숙소라면 체크인할 때 무엇무엇이 free인지 주인이 잘 설명해 줄 것입니다. 그 외에는 모두 다른 여행자가 쟁여놓은 것입니다. 내 것이 아니라면 아예 손대지 않아야 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숙소 주인이나 해당 물건의 주인에게 물어보고 부탁해야 합니다.


5. 늦게까지 시간 보내려면 공동의 공간으로 Go!

일찍 자기 아쉬워 다이어리를 정리하거나, 책을 보거나, 내일의 계획을 짜거나 하려면 침대 등을 켜놓는 대신 Common room 등 공용 공간으로 이동하세요. 방은 침실입니다. 소리를 내지 않는 나만의 시간이라 하여도 내가 켜놓은 불이 타인의 숙면을 방해할 수도 있고, 사각거리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가 모두 소음이 될 수 있습니다.


6. 뒷정리는 깨끗이!

내가 사용한 흔적을 남기지 말아 주세요. 특히 공동 주방, 화장실, 욕실 사용 후에는 나의 사용 흔적을 지워야 합니다.


7. 방안 대화는 조용히

우리끼리의 즐거운 대화가 방문을 통해, 혹은 벽타고 넘어가지 않게 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화는 공용 공간에서 끝내야 합니다. 여러 명이 같이 여행하면서 도미토리 방 하나를 통째로 우리끼리 사용할 때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합니다. 방 안에 우리만 있으니 개인실처럼, 호텔방처럼 사용합니다. 그런데 게스트하우스 등의 숙소가 생각보다 벽이 얇습니다. 우리의 대화와 웃음 소리가 옆방에는 소음으로 다 넘어갑니다. 


8. 냉장고에 음식 보관하려면 꼭 이름써서~

공용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하려면 꼭 이름과 체크아웃 날짜를 같이 써서 넣습니다. 그래야 남들도 손 안 댈 것이고, 실수로 두고 나온 음식이 내가 떠난 후 냉장고에 남아서 마냥 숙성되는 일이 없어집니다.


9. 귀중품은 알아서 보관

귀중품 잃어버리면 우선 내 기분이 망가집니다. 아주 중요한 물건을 분실한 것이면 남은 여행을 모두 망칩니다. 괜찮다, 괜찮다 해도 괜찮지 않을 것이며, 무엇보다 같은 방 사람들이 모두 순식간에 용의자로 변합니다. 서로 찝찝해집니다. 룸메이트들끼리도 나는 아니니까 쟤일까?라는 생각에 서먹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 귀중품은 알아서 챙겨야 합니다. 조심, 조심, 또 조심이고 모두 자신의 책임입니다. 작은 자물쇠 하나 들고 다니면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습니다.


여행에서의 숙소는 또 하나의 집~! 몇가지 에티켓만 지켜준다면 모두가 즐거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Posted by TravelGirl
2017. 2. 18. 00:42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 짐싸기.

눈이 많은 동네는 캐리어가 불편하다. 발목 이상 높이까지 쌓인 눈밭을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려면 바퀴가 구르는 데에도 불편하고 질척거리는 눈에 캐리어는 금방 엄망이 된다.
그런데 한 겨울의 북유럽 여행, 게다가 2주간이다보니 기본적으로 옷의 부피가 크다. 아무리 압축팩에 밀어 넣어도 일정 부피 이하로 줄어들지 않는다. 하드 캐리어를 사야하나 고민고민. 홈쇼핑도 들여다 보고, 이마트에 가서 만작만작 또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결국은 배낭+보스턴백으로 확정.

배낭: Vango Transalp 40 (40L)

보스턴백: Lesportsac Medium Weekender (약 20L)

* 20" 기내용 캐리어가 약 30L, 24" 화물용 캐리어 용량이 약 50L 정도이니 24" 캐리어 한 개를 가져간 셈.


 


신발: 발목 높이의 겨울 부츠 (안쪽은 기모 보온, 미끄럼 방지 바닥)

- 어그 부츠라고 하는 양털부츠는 눈에 약해서 제외

- 종아리 높이의 패딩 부츠 하나를 짐에 넣어갔다.


 

1. 여권 / 여권사본, 여권용 사진 2장

 

2. 모바일 항공권

 

3. 세면도구: 샴푸, 린스, 샤워젤, 치약, 칫솔, 샤워스펀지, 이태리타올

- 100ml 작은 용기(10ml/1회 가정) 제품과 1회용 팩 제품을 날짜만큼 준비

* 핀란드 사우나 경험을 위해 챙겨 간 이태리타올은 한 번도 안 썼다.

 

4. 수건 1장, 스포츠 타월 1장

- 스포츠 타월은 빨리 마르는 장점이 있어서 이동이 잦을 때 편리하다.

* 숙소에서 무료 제공하면 숙소의 것을 썼다. 안 주는 숙소에서만 꺼내썼다.

 

5. 화장품: 스킨, 로션, 썬크림, BB크림, 기초 색조화장품

- 여행용 작은 용기에 덜어서 준비

* 색조 화장품은 거의 쓰지 않았다. 추운 날씨라 칭칭 감고 있어서 목도리, 모자나 옷에 화장품이 묻는 것이 더 싫다.

 

6. 세제: 울샴푸 60ml

- 약국에서 아기 물약 담아주는 용기에 조금 담아감. (조카님 협찬) 

* 양말, 속옷 빨래와 진눈깨비 온 날 망친 레깅스 빨래에 유용했다. 


7. 양말: 3개, 속옷 5개

- 양말은 두껍고 긴 것

* 매일 샤워할 때 간단히 손빨래해서 널어놓으면 금방 마른다.

 

8. 면티셔츠 4벌, 히트텍 내의 2벌, 두꺼운 기모티 3벌, 레깅스 4개(기모1, 히트텍2, 일반2), 스커트 3벌(기모1, 니트2)

- 혹시 빨더라도 잘 마를 수 있는 면티 위주로 준비

- 두꺼운 바지는 부피가 커서 보온 레깅스와 겹쳐입는 스커트로 준비

- 의류 압축팩으로 압축. 특히나 두꺼운 기모티는 부피를 줄여야 했다.

* 주로 면티+기모티+레깅스+스커트로 입고 다녔다. 부피 대비 보온력 최고!

* 아주 추운날은 히트텍 내의를 추가로 입고, 레깅스를 2개 겹쳐 입었다.

  

9. 잠옷: 면티 1벌, 쫄바지 1벌


10. 보온용품: 목도리 2개, 털모자 1개, 니트 중절모 1개, 레그워머 1개, 핸드워머 1개, 손가락 장갑 1개

* 워낙 추워서 어차피 사진에는 겉모습만 보인다. 목도리나 모자를 달리하여 다른 패션 표현

* 추운 지역에서는 손가락 장갑보다 손모아 장갑이 보온에 낫다고 한다.

 

11. 외투: 발목까지 오는 벤치 코트 1벌

- 추위에 대비해서 발목까지 오는 것으로 준비

- 패션 아이템으로 외투를 한 번 더 가져가고 싶었는데 도저히 부피를 감당할 수 없어서 입고 간 1벌로 끝

* 방수가 되는 아웃도어 외투 1벌로 여행 기간 내내 입고 스노우보드도 따로 보드복을 대여하지 않고 탔다.


12. 배터리와 충전기: 핸드폰, 카메라 충전용

- 핸드폰 충전기 + 보조배터리 3개

- 카메라 충전기 + 여분배터리 1개

* 추운 온도에서 배터리는 광속으로 소모되기 때문에 여분이 꼭 필요하다.

* 진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저온에서 동작 이상으로 배터리 스스로가 모두 방전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배터리 아웃이 되면 여분으로 갈아끼우고, 다 쓴 배터리는 주머니에 넣고 따뜻하게 하면 잠시 후 회복이 된다. 그렇게 계속 바꿔주어야 한다.

 

13. 쪼리

* 숙소 내에서 아주 유용. 슬리퍼는 어딜 가나 꼭 챙겨야 하는 아이템.

 

14. 패딩 부츠

* 눈이 많이 쌓인 북부에서 도시 산책에도 꼭 필요했다.


15. 우산, 우비


16. 선글라스

* 여러 날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딱 며칠 동안 필요했다.

* 겨울이라 눈오는 날이 많았지만 맑은 날 햇볕 아래에서는 정말 필요했다.

 

17. 멀티탭

- 3구 멀티탭. 전선 달린 것 말고 3방향으로 3구 확장

* 강력 추천 아이템! 카메라, 핸드폰 등 동시 충전 시 매우 유용

 

18. 카메라: SONY RX100M4 하이엔드 디카 

* 오로라 촬영을 위해 DSLR을 가져갈까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부피, 무게, 저온 동작 특성을 감안하여 포기 

 

19. 삼각대: Zipshot Mini

- 오로라 촬영을 위한 필수 아이템. 무겁지 않은 삼각대를 폭풍 검색해서 Zipshot으로 결정

* 촬영을 위해 완벽했다. 가볍고 빨리 펼쳐지고. 단, 견고성은 없으니 흔들림 방지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함.


20. 비상약: 후시딘, 밴드, 소화제, 감기약, 진통제

- 쓰던지 안 쓰던지, 오히려 쓸 일 없기를 바라면서 꼭 챙겨가야 할 아이템


18. 보온병(카누 텀블러)

- 일반병(마이보틀)과 보온병(카누)을 고민하다가 겨울나라라서 보온병을 선택

* 별로 필요없었다. 딱히 따뜻한 물을 가지고 다니면서 먹을 필요가 없었다. 가벼운 일반 물병 추천

 

18. 맥가이버 칼

- 꼭 필요하진 않지만 가끔 한 번씩 엄청나게 유용함

* 그다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습관적으로 갖고 다니는데 꼭 한 두 번씩은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19. 랜턴

- 숙소에서 밤늦게 움직일 때 사용 목적. 목걸이 타입

* 오로라 맞이하러 밤에 숲에 나갈 때에 아주 유용했음. 

 

20. 여행용품: 목베개, 수면안대, 티슈, 물티슈, 자물쇠, 기내용 슬리퍼

- 장거리 여행을 위한 기본 편의용품

- 기내용 슬리퍼는 의외로 유용하고 편리하다. 인터넷이나 다이x에서 구매 가능.

* 이번 여행은 도미토리에 묵지 않아서 자물쇠 쓸 일이 없었다.

* 목베개는 수면배게로도 사용

 

21. 다운 블랭킷

- 담요 겸 망토 겸

- 나의 여행준비물에 항상 있는 것이다. 추울 때는 담요로 덮고, 쌀쌀한 날씨엔 덮어쓰고 나갈 수 있어 유용하다.

* 베드 린넨을 무료 제공하지 않는 숙소에서 돈주고 대여하지 않고 이것으로 대신했다.

 

22. 야구모자

- 야간 이동으로 씻지 못한 날, 머리에 신경쓰지 못한 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눌린 머리를 위한 필수 아이템


23. 수영복

- 핀란드 사우나에는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야 한다는 정보에 의한 준비물

* 결론적으로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사우나를 못 가서. 


24. 다이어리, 필통

- 여행 중 뜬금없는 생각에 대한 기록. 디지털도 좋지만 가끔 카페에서 나만의 기록을 남기는 여유.


25. 신라면 컵라면 3개, 튀김우동 컵라면 2개

- 북유럽의 살인적 물가에 대비한 비상식량 (평소에 거의 음식을 챙겨가지 않음. 현지 음식파)

- 추운 날씨에 눈 속에서 먹는 따뜻한 라면 국물이 예술이라는 의견도 챙겨가는 데 크게 한 몫을 보탬

- 맵지 않은 튀김우동 컵라면은 혹시 같이 식사를 하게 될 외국인 친구들을 위해 준비함. 한국인은 신라면.

* 추운날의 라면 국물은 어떤 음식도 따라오지 못했다.

* 나에게는 Vasatoka tour에서 아주 중요한 식량이 되어 주었다.

 

26. 군것질꺼리: 마켓 오 에너지바, 말랑카우 우유맛/초코맛, 카누커피 몇 스틱

- 이것 역시 살인적 물가에 대비한 비상식량

* 견과류와 초코를 뭉친 에너지바는 외국인들에게 인기 폭발! 왠지 뿌듯~

* 말랑카우는 추워도 얼지 않고, 더워도 녹지 않아서 선호하는 아이템


27. 모바일 가이드북(?)

- 북부 핀란드(로바니에미 북쪽)를 소개한 가이드북이 없었다. 결국 북유럽 책 하나 구입.

- 핀란드는 몇 페이지 되지 않아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어서 핀란드 내용을 모두 핸드폰으로 찍어서 나만의 모바일 버전으로 만들었다.


 

짐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위협적인 겨울 옷의 부피로 인해 이 모든 것을 40리터 가방에 다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은 보스턴백 하나 추가. 추가된 백 덕분에 오히려 가방에 여유가 생겨서 쇼핑한 물건들도 쉽게 가져올 수 있었다. 

매일매일 패션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약 50리터가 딱 적당한 것 같다는 결론. 



Posted by TravelGirl
2017. 1. 31. 00:05

여행을 계획하면 대부분 거쳐가는 선택의 기로가 있습니다.


패키지 여행이냐 vs. 자유여행이냐.


이 별 것 아닌 것 같은 주제가 여행을 준비하는 순간에는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만큼 심각한 고민입니다. 


패키지 여행과 자유여행.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더 좋을까요?


패키지 여행

출발부터 도착까지 항공, 숙박, 식사, 현지교통을 포함한 모든 일정을 여행사가 관리하는 상품입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아주 편리한 상품이지요. 


여행사에서 계약 관계에 의해 단체 구매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입니다. 여행자에게 가장 골치아픈 문제 중 하나인 현지의 이동수단을 해결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무엇을 할 지, 어디에 갈 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며, 전문 가이드가 동행하며 설명해 주기 때문에 여행지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여행지에서 돌발상황과 변수 발생 시 현지를 잘 아는 사람의 적극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의지가 됩니다. 또한 음식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적절히 맞추어진 현지식과 한식을 골고루 제공하므로 즐거운 여행을 도와줍니다.


반면, 나의 의지나 선호도와 상관없이 계획에 포함된 모든 곳을 정해진 시간만큼 머물러야 합니다. 더 머물고 싶은 곳이 있어도 시간이 되면 서둘러 떠나야 하고, 그다지 관심없는 곳도 반드시 들러서 계획된 시간만큼 머물러야 합니다. 전날 여행에 피곤하더라도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저렴한 상품일 수록 중간중간 쇼핑센터를 들러야만 합니다. 어떤 가이드를 만나느냐에 따라, 어떤 일행을 만나느냐에 따라 여행 전체의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습니다. 특히 쇼핑센터에서 많이 사지 않는다고, 옵션 투어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표정이 바뀌는 가이드를 만나거나, 일행 중 투덜이나 시비거는 사람이 있으면 여행 내내 유쾌하지 않습니다. 

(* 쇼핑센터를 들르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만, 저렴한 상품을 선택했다면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행 상품의 기본 가격은 정해져 있을 텐데, 고객은 그 가격을 돈으로만 지불하든(= 쇼핑이 없는 비싼 여행 상품), 돈과 시간(= 저렴한 상품 + 쇼핑센터에 들르는 시간)으로 지불하든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고 쇼핑에 불평하는 것은 나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겠다고 하는 심리로만 해석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그래도 너무 심한 경우가 많으니 예약 전에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 장점: 저렴한 가격. 알찬 일정. 준비과정이 쉬움. 전문 가이드 동반. 일행이 있음. 사고 발생 시 의지할 곳이 있음.

- 단점: 선택할 수 없는 정해진 일정. 쇼핑의 의무. 동행(가이드, 일행)에 따라 분위기 좌우

- 추천: 유적지/문화유산 여행 시. 여행이 처음인 사람. 여행을 준비할 시간이 없는 사람. 외로움을 타는 사람.  



자유여행

출발부터 도착까지 항공, 숙박, 식사, 현지교통을 포함한 모든 일정을 직접 준비하는 여행입니다.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원하는 대로 나만의 여행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고 싶은 곳에만 가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어느 날 여행이 정말 피곤했다면 다음 날은 푹 쉬는 일정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일정은 여행 중에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습니다. 어쩌다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에 등장하지 않는 보물같은 장소를 발견하면 머물다 가면 됩니다. 운이 좋게 딱 그 때에만 하는 축제나 공연 등의 행사를 만나면 일단 즐기고 다음 일정을 조정하면 됩니다. 각지에서 여행 온 친구들을 만날 수도 있고, 현지 문화를 가까이 느낄 기회도 좀 더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렴한 항공과 숙박을 찾아 엄청난 손가락 품을 팔아야 하고, 일정 만들려면 현지 공부도 많이 해야 합니다. 비용은 비쌀 수도 있고, 싸게 할 수도 있는데, 여행의 의도에 맞게 선택과 집중을 하면 제한된 범위 안에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보통 단기여행을 패키지 여행보다 낮은 비용으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것만이 더 나은 점일 것입니다. 중장기 여행이라면 비용을 조정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서 자유여행이 유리합니다. 단, 패키지 여행에서 제공하는 그 항공(보통 국적기)에 그 수준의 호텔을 알아본다면 패키지가 절대적으로 우월합니다. 개인은 절대 그 가격으로 예약할 수 없습니다. 자유여행의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항공과 숙소인 만큼 저렴하게 하려면 저가항공이나 외항사를 이용하고, 숙소의 급을 낮추어야 합니다. 현지에서의 이동도 생각해야 할 부부입니다. 현지에서 어떤 교통수단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알아봐야 하고, 일본처럼 교통비가 비싼 동네에서는 동선이 길다보면 전체 교통비 지출이 상당합니다. 유적지나 문화유산은 아는 만큼 보이는데, 그만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내가 아는 만큼만 보고 오게 됩니다. 특히 돌발상황 발생 시에는 영사관에 연락을 하든 경찰에 신고를 하든 낯선 곳에서 모든 일을 알아서 해결해야 합니다.


- 장점: 나만의 여행. 여행일정의 유연성.

- 단점: 충분한 준비과정 필요. 모든 것을 스스로 준비하고 해결해야 함. 비용의 폭이 넓으나 높을 가능성이 많음.

- 추천: 시간 여유가 있는 여행(중장기 여행). 많이 경험하고픈 사람들의 배낭여행. 목적이 뚜렷한 여행.  



이렇게 패키지 여행과 자유여행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자유여행을 한다고 하면 정말 여행하는 것 같고, 왠지 여행 능력자 같고, 더 멋있어 보이고,

패키지 여행을 한다 하면 그냥 관광객 같고, 어르신들 중심의 이벤트 같기도 하여 심지어 젊은 사람들은 남들에게 쭈볏거리면서 자신없게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단지 여행의 형태가 다를 뿐이니, 나의 준비상태와 예산, 여행의 의도와 목적을 고려하여 그에 맞는 여행을 선택하고 즐거운 여행을 하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여행을 동경합니다. 저도 자유여행을 한 번쯤은 경험해 볼 것을 권장합니다.

다만, 자유여행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돌발상황에 대한 순발력과 대처능력,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꼭 먼저 인지해야 합니다. 처음은 어렵습니다만, 이 또한 여행을 계속하다보면 늘게 되는 능력치이니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Posted by TravelGirl
2017. 1. 26. 19:21

해외여행을 꿈꾸는 첫 시작은 동경입니다.. 

TV에서 봤던 멋진 풍경, 그 곳에 한 번 다녀왔던 사람들의 부풀린 자랑을 보고 들으면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마음이 아무리 무럭무럭 자라나도 선뜻 결심은 서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들이 너무나 많이 있어서 망설이게 하거든요. 그 때에는 아주 굳은 결심이 필요합니다.


그냥 저질러 보자.


어렵게 어렵게 마음을 먹고 나니 이제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그런데... 다음 단계는 더 어렵습니다. 어디로 가지? 며칠이나 가야하지? 돈은 얼마나 들려나? 말도 안 통할텐데...휴...

고민이 훨씬 더 많아집니다. 다시 잠시 멈칫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이 때 무엇보다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일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나는 어떤 취향인가입니다.


여행은 다니는 것 vs 쉬는 것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구경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경험하려 바쁘게 움직이는 여행자가 있습니다. 이런 여행자에게 하루종일 바닷가나 리조트에서 아무 계획없는 시간을 주고 놀라고 하면 "여기까지 와서 왜 '가만히' 있어?라고 하면서 무엇이라도 하려 합니다. 그런 여유는 꼭 이 바다가 아니라도, 꼭 이 호텔이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니 여기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고 싶어서 부지런히 다닙니다.


반면, 호텔이나 리조트, 바닷가에서 하루종일 책을 읽거나 커피나 맥주를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여유를 즐기는 여행자가 있습니다. 명소들은 사진으로 이미 봤는데 굳이 일부러 가까이 가서 보거나 안에 들어가서 보거나 하지 않아도 됩니다. 평소에도 바쁜 일상을 보내는데 여행지에 와서까지 부지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이 여유를 즐기고 싶고, 좋을 뿐입니다.



많이 보는 것 vs 깊게 보는 것

오랫동안 고민하고 결심한 만큼, 쉽게 가지 못하는 만큼, 지금 다녀오면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는 만큼 온 김에 다 보고 가려고 바쁘게 여기저기 움직이는 여행자가 있습니다. 한 곳에서 보고 사진찍고, 얼른 다른 곳으로 옮겨서 보고 사진찍고, 또 얼른 옮겨서 보고 사진찍고... 한 곳이라도 더 많이 보기 위해 바쁘게 움직입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곳을 보고 인증샷을 남기는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대부분의 패키지 여행이 이런 식으로 진행합니다.)


반면, 몇 군데만 골라서 한 곳을 보더라도 깊게 보는 여행자가 있습니다. 가고픈 곳만 골라서 가고, 그 곳에서 머물고 싶은 만큼 머뭅니다. 여행지에서 유명하다는 곳 뿐만 아니라, 구석구석 드러나지 않은 곳까지 탐방을 합니다. 카페에 앉아서 커피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공원에서 책을 읽고, 여행을 한다기 보다는 잠깐 동안이지만 그 마을 사람들처럼 일상생활을 하며 살아봅니다. 여행사 프로그램이나 다른 인터넷 블로그에서 소개되지 않은 나만의 사진과 이야기를 가득 채워옵니다.



남들 하는 것 모두 vs 내가 관심 있는 것만

나의 평소 관심사와 상관없이 여행지 현지의 관광자원에 맞추어 여행하는 여행자가 있습니다. 미술에 관심이 전혀 없지만 마드리드에 갔으니 프라도 미술관은 꼭 들러야 하고, 뮤지컬에 전혀 관심이 없지만 브로드웨이에 갔으니 꼭 한 편 봐야합니다.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지만 시즌에 유럽에 갔으니 축구장에 꼭 가봐야 합니다. 사람들이 보통하는 선택입니다. 나의 평소 관심사는 아니지만 여기가 이 것으로 유명하니 여기에 온 이상 이건 꼭 해 봐야'만' 하는 것입니다. 


반면, 내가 좋아하는 일 위주로 찾아다니는 여행자가 있습니다. 피카소 미술관, 대영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이 아무리 유명해도 나의 관심사가 아니니 굳이 가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야시장에 가거나, 맛집 탐방을 하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등 하고싶은 일을 합니다. 사람들이 "거기까지 갔는데 거길 안 가봤어?"라고 말하면 "내 관심사가 아니니까. 한국에서도 안 가는 곳인데 뭐..."라고 당연하게(!) 답을 합니다.



편리한 도시 vs 자연 그대로의 오지

어디를 가나 도시에는 모든 것이 갖춰져 있습니다. 근사한 레스토랑부터 패스트푸드점까지, 작은 편의점부터 백화점까지, TV에서 보던 근사한 숙소, 언제 어디든 갈 수 있도록 늦게까지 운행하는 버스나 지하철 등등 여행하기에 아주 편리합니다. 큰 도시들은 때로는 비슷한 모습이라 여기가 거기인 듯, 거기가 저기인 듯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도 하지만, 도시 취향의 여행자에게는 이 화려함과 편리함이 매력입니다. 


시골은 기본적으로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교통도 별로 없고 근처에 작은 가게조차 없기도 합니다. 관광지가 아닌 곳에는 근사한 숙소를 찾기 어렵고, 동네의 숙소는 나름 깨끗하기는 해도 낡은 티는 어쩔 수 없습니다. 밖으로 나가면 다른 곳에 가면 볼 수 없는, 개발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이 펼쳐집니다. 사람들 인심은 순박하고 따뜻합니다. 이 맛에 시골을 여행합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형태의 여행이 있고,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여행에 취향이 있습니다. 

여행에 대한 취향은 일상생활의 취향이나 성격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어쩌면 직접 떠나서 겪어보기까지 스스로도 본인 취향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다니다가 낯선 곳에서, 낯선 상황에서, 어쩌면 극한 상황에서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기 전에 잠시 내가 어떤 취향인지를 먼저 생각해 본다면 훨씬 더 즐거운 여행을 만들 수 있습니다. 힘들여, 시간들여, 돈들여 간 여행에서 내 취향에 맞지 않는 일을 하느라 그 귀한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조금도 없습니다. 


여행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남에게 말할꺼리를 만들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물론 자랑을 목적으로 가는 분들도 있겠지요) 남의 눈치를 볼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또한 나와 취향이 다른 사람에 대해 비난하거나 불평하지 않아야 합니다. 나와 취향이 다른 사람일 뿐이지 그 사람이 여행을 잘 모르거나 잘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행은 잘하고 못하고로 평가하는 주제가 아닙니다.


단,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나의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새로운 일을 아예 배척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여지껏 내가 몰랐던 세상에서 나와 아주 잘 맞는 일을 우연히 발견하는 보석같은 일을 언제든 만날 수 있거든요. 


평소에 관심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예 배척하던 일들을 여행을 핑계로 경험하고 나서 급관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면 나의 세상이 한 뼘 넓어집니다. 반면 관심없는 것들은 과감히 생략하고 나의 관심사에 집중하면 뿌듯하고 만족스런 여행이 됩니다. 그러면 나의 세상이 한 뼘 깊어집니다.


여행이 처음이신가요? 취향을 잘 모르겠나요? 그러면 한 번 씩 다 해보세요. 해보니 만족스러운 여행이 본인의 취향입니다. 본인 취향을 알고 있더라도 가끔은 그에 반하는 일탈 여행을 해 보세요. 또 다른 재미가 분명히 있습니다. 


Posted by TravelGirl
2017. 1. 18. 01:43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들어있는 꿈.


신의 영혼이라는 오.로.라.


오로라를 보고 싶었다.

사진으로 보는 환상적인 풍경과 TV에서 본 하늘을 일렁이는 커튼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언젠가부터 나의 꿈이 되었다.


꼭 보러가야지 하면서도 한겨울에 북쪽으로 올라가서 그 매서운 추위를 견뎌 내야 한다는 생각에 선뜻 결심이 서지 않았다. 오로라를 만나면 왠지 무서울 것 같았다. 누군가 오로라에서 노랫소리 같은 바람소리가 난다고도 했다. 보고싶다는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생겼다. 이런저런 이유로 오랜 시간의 망설임 끝에 드디어 오로라를 찾아가기로 했다.


오로라 하면 떠오르는 곳은 아이슬란드와 캐나다 옐로나이프(Yellowknife). 


옐로나이프는 오로라 관광이 대중적인 도시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곳으로 찾아간다.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도 높아서 길어도 3일 머물면 최소 한 번은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로라 빌리지에 가면 티피 텐트에서 추위를 피하면서 하늘을 보며 오로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그것이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하늘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굳이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서 단체로 일부러 기다린다는 컨셉이 왠지 모르게 안 내켰다.


그래서 아이슬란드에 가고 싶었다. 그냥 숙소에서, 일상에서, 문득 하늘을 보았을 때 선물처럼 나타나는 오로라를 기대했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이 만들어 준 이미지가 한 몫 한 것 같다.) 아이슬란드에 가자.


항공권을 검색했다. 연말 초성수기에 임박해서 알아보는 항공권은 예상대로(!) 엄청나게 비쌌다. (2주 자리를 비울 수 있을까, 직장인이 2주간의 휴가를 과연 승인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함에 미리 끊어놓을 수도 없었다) 섬나라인 아이슬란드는 유럽 어느 곳에서 어쨌든 한 번은 환승을 해야 해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비싸다. 이것저것 매일매일 들여다보고 조회하는데 헬싱키에서 환승하는 핀에어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며칠 동안 핀에어의 가격 추이를 살펴보던 중 문득... 


"나의 목적은 오로라인데 꼭 환승해서 아이슬란드에 가야만 할까? 핀란드에서는 안 보일까?"


핀란드를 폭풍검색. 핀란드에서도 보인단다. YES!!! 헬싱키 도착으로 비행기를 알아보니 훨씬 저렴하다.

그런데, 헬싱키나 남부 핀란드에서는 볼 수 없단다. 북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기차, 버스 등의 교통편이 있단다. 다시 폭풍 검색. 사리셀카에서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단다. 사리셀카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이발로(Ivalo)라는 곳이란다. 


결정! 이발로 IN, 헬싱키 OUT.


목적지를 정했으니 매일매일 변하는 비행기표 가격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해 지기를 기다린다. 들여다 본 지 4-5일 쯤 되었을 때 갑자기 가격이 뚝 떨어지더니 헬싱키 IN/OUT과 유사한 가격이 되었다! 이보다 더 낮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오늘 꼭 예약을 해야한다. 갑자기 없던 용기가 생긴다. 살짝 눈치를 보면서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던 휴가를 과감하게 신청한다. 팀장님이 결제시한 내에 승인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다행히 쏘쿨한 팀장님은 바로 승인해 주셨다. 결제. 비행기표는 역시 손가락 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다음은 숙박. 여기에서 막혔다.

기본적으로 핀란드는 물가가 비싸다. 내가 가려는 북부는 더더욱 비싸고, 호스텔도 몇 개 없다. 오로라를 볼 때까지 북쪽에서 내려오지 않고 머무를 계획이었는데 배낭여행객이 그런 숙박비를 감당하려니 엄청나게 버겁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고자 온갖 호텔, 호스텔 예약 사이트는 물론, 구글에서 이름만 언급되고 예약 사이트에 올라오지 않는 곳까지 모두 뒤적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된 라플란드(Lapland) 7일 투어. 숙박과 교통을 포함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비록 옵션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긴 하나 온갖 체험과 활동도 포함되어 있다. 이거다!!! 숙박이 저렴하게 해결되고, 모든 체험들을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찾아보며 예약하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5일 동안을 따로 계획을 짜지 않고 온전히 맡길 수 있다. (늘 계획없이 다니긴 하지만... :D)


이렇게 본의 아닌 득템으로 첫 주의 숙박과 일정 해결. 

나머지는 첫 주 상황에 따라 가서 정하자. 투어 일주일 동안 오로라를 만나지 못하면 계속 북쪽에 머물며 기다리고,

오로라를 만나면 남부 여행하는 걸로. 그러니 나머지는 가서 해결하자.


준비 끝. 이번엔 겨울왕국+신의 영혼 = 기대 잔뜩~!!


겨울여행이라 배낭 하나에 밀어넣기 실패...가방 하나 더 



  • 여행기간: 2016.12.18.SUN - 2017.1.1.SUN (14박15일)
  • 여행코스: 이발로 - 바사토카 - 사리셀카 - 로바니에미 - 헬싱키 - (탈린) - (포르보) - 헬싱키
  • 비행기: 핀에어 (인천-이발로, 헬싱키-인천)
  • 숙박
    • 이발로: 호텔 쿨라타히푸 (1박)
    • 바사토카: 바사토카 유스센터 (4박) - Lapland tour
    • 로바니에미: 산타스포츠 리조트 (2박)
    • 로바니에미 - 헬싱키 야간열차 (1박)
    • 헬싱키: Aisha's home by Airbnb (4박)
    • 헬싱키: 호텔 큐물러스 카이사니에미 (1박)
    • 헬싱키 - 인천 기내 (1박)


Posted by TravelGirl
2016. 11. 6. 00:45

"패키지 말고 자유롭게 다니고 싶은데 영어를 못해서 못 가겠어요"


해외로 자유여행,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다 하면서도 외국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결국은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굉장히 많습니다. '외국어, 특히 여행가는 그 나라의 언어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라 물으면 '그래도 영어라도...'라는 답이 바로 돌아옵니다. 언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이미 결정된 생각은, 이미 떨어진 자신감은 바뀌지 않습니다. 



외국어를 못해서


여행에서 외국어가 얼마나 중요할까요? 정말 여행의 '필수' 요소일까요?

그렇다면, 명절 때 뉴스에 등장하는 인천공항에 모여있는 모두가 외국어 능력자일까요?


먼저 국내 여행을 상상해 봅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울릉도로 여행을 갑니다. 집에서 강릉이나 포항으로 가서 배를 타고 갈 것입니다. 미리 예약해 놓은 (혹은 가서 찾아서) 숙소로 가서 짐을 풀고, 검색한 맛집을 찾아 (아니면 눈앞에 보이는 식당 중 골라서) 밥을 먹습니다. 가고 싶었던 곳을 찾아다니면서 여행을 하고 저녁에 들어와 숙소에서 휴식을 합니다. 이 여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대화를 할까요? 반드시 대화를 해야하는 상황이 얼만큼 있을까요? 혹시 대화를 한다해도 어려운 이야기가 오가는 심도있는 대화가 이 속에 얼마나 들어 있을까요?

특히 가족, 친구 등 일행과 여행을 한다면 타인과 할 얘기가 생각보다 별로 없습니다. 우리끼리만 놀면 됩니다. 또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몸짓과 숫자로만 나누는 대화도 은근히 많습니다. 


해외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숙소에 체크인은 여권만 내밀면 알아서 처리하고 키를 내어 주고, 키에 쓰인 숫자의 방에 올라가고, 식당에서는 사진을 보고 음식 주문하고 계산서에 보여지는 숫자를 보고 돈내면 됩니다. 외국어의 어려움이 끼어들 틈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물론 그 나라의 언어를 할 줄 안다면 여행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더 편안하게, 더 쉽게 다닐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더' 편안하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지 그 나라의 언어를 모른다고 해서 여행이 안되는 것이 아닙니다. '더' 쉬워진다는 것이지 언어를 모르는 여행이 어렵다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어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강조를 하면 듣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는 영어를 하니까 그 심정을 몰라"


네. 순수하게 한국에서 나고 자랐고, 학창 시절에 영어를 완전히 포기했었지만 지금은 영어를 좀 합니다. 100% 다 알아듣지는 못하고, 유창하게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의사소통은 불편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영어를 여행을 하면서 배웠습니다. 학교다닐 때 일찌감치 포기했던 영어 덕분에 그 누구보다 기본 영어 단어가 부족하고 문법도 딸리면서 YES, NO, THANK YOU와 숫자 밖에 셀 수 없을 때 첫 해외여행을 했습니다. 그것도 미치도록 과감하게 워킹 홀리데이로 1년을 계획하고 생애 첫 비행기를 탔더랍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그럴 수 있었는지 스스로도 의문이긴 합니다.) 영어를 못 하는 줄 이미 자각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못 한다는 것을 호주 현지에서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1년을 살았고, 그 동안 얻은 것은 유창한 영어가 아니라 영어와 외국인에 대한 익숙함이었습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이 더이상 낯설거나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언어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은 세상을 만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으로 뒤늦게 영어를 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영어로 숫자만 세었던 과거에도, 적당히 대화 정도는 할 수 있는 지금에도 변함없는 생각은 외국어는 여행의 필수 요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과거나 현재나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인데, 받아들이는 분들은 영어를 하니까 그 심정을 모른다고 하더이다. 여전히 아닌 것 같은가요?


추가로, 영어도 영어권 나라에서나 큰 장점이 됩니다. 중국이나 일본은 물론이고, 스페인이나 그리스 등 유럽국가를 여행할 때도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은 도시나 마을이 많았습니다. 한국어(1.0)와 영어(0.5)의 1.5개국어를 하지만 전혀 필요없었습니다. 영어조차도 여행을 보다 쉽게 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만능키는 아닙니다.



인삿말과 숫자는 그 나라의 언어로 미리 알고 가자 


그렇다고 모든 언어를 배울 수는 없습니다. 3박4일의 여행을 위해 일본어를, 중국어를 마스터 할 수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습니다. 속성 여행 외국어의 팁을 드리자면, 인삿말과 숫자를 알고 가는 것입니다. 


예, 아니오,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1, 2, 3, 4, 5, 6, 7, 8, 9, 10


인삿말은 처음보는 사람들과 조금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고, 숫자는 시간과 돈과 관련된 일들에 큰 도움이 됩니다. 여행하는 나라 언어로 이것만 미리 알고 가면 여행이 훨씬 쉬워집니다. (물론 이것을 몰라도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외국어는 여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 분들이면 누구나 모두가 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과감하게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Posted by TravelGirl
2016. 10. 23. 23:26

여.행.

해.외.여.행.

배.낭.여.행.


이 단어들 참 거창합니다. 모두가 원하고 동경하지만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합니다. 

명절이나 연휴 때마다 공항은 출국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하고, 누구나 가는 것 같은데 내 얘기는 아닙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기를 쓰는 여행가나 블로그가 소개된 신문기사에는 어김없이 댓글이 달립니다.

"배부른 소리한다" "저것도 여유가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다" "먹고사는 일에 바쁜 직장인한테는 불가능하다"...

심지어 "이런 비현실적인 기사로 위화감을 조성하지 말라"라는 분노에 찬 댓글도 있습니다. 


물론 기사에는 대단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어떻게 저런 결심을 했을까 싶기도 하고, 저러고도 비용감당이 되나... 돈이 좀 있는 분이긴 하구나...하고 은근 부럽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평범한 직장인에게는 '불가능'한 일인가요? 남들한테는 흔해 보이는 일이 나에게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돈과 시간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과 '시간'입니다. 어지간해서는 한꺼번에 오지 않는 이 두 가지가 항상 나의 발목을 잡습니다.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둘 다 없는 경우는 대부분이어도 둘 다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둘 다 가지신 분들도 저 멀리 어딘가에 계시겠지요. 내 주변에 없을 뿐이지요...)


그런데, 돈을 얼만큼 모으면 드디어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해서 기꺼이 떠날까요?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시간은 또 어떤가요? 직장인들이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요? 

보통 주말(토, 일) 이틀에 어쩌다 공휴일이 붙거나 금요일 하루 휴가내면 길어야 2박3일입니다. 여름휴가나 명절 연휴에나 조금 더 긴 휴가를 만들 수 있지만, 내가 쉴 수 있을 때에는 남들도 모두 쉴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비싸고 항공권이나 숙소를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나만 이런 것 아닙니다. 다들 그렇습니다. 돈 많고 시간도 많은 사람은 평범한 우리 중에는 매우 드물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쯤되면 남들은 어떻게 가는지 궁금해집니다. 다들 나랑 같은 처지라면서 남들은 어떻게 가는 걸까요?


"그냥" 갑니다.


돈 모아서 여유 있을 때 떠나자고 미루면 평생 못 떠납니다. 

여행은 당연히 경제사정에 적지않은, 정확히는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즐겁게 놀고 새로운 경험을 쌓으려면 댓가가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동안 덜 먹고 덜 쓰고 인내의 시간을 거치면서 자금을 모아야 합니다. 문득 훌쩍 떠났다면 놀 때에는 좋으나, 돌아오자마자부터 다음 달, 그 다음 달, 몇 달 동안 긴축재정에 돌입해서 그 댓가를 치뤄야 합니다. 잠깐의 즐거움이 나의 일상생활과 경제사정에 미치는 후폭풍을 온 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아주 당연합니다. 

 

시간은 없으면 없는 대로, 가까운 곳부터 잠깐잠깐 다녀오면 됩니다. 일본, 중국 등 가까운 나라에 많이들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만들 수 있는 시간에 맞추어 장소를 정하고,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정하면 됩니다. 


다들 그렇게 여행을 떠납니다.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아닙니다.



오늘도 앉아서 떠나는 사람들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나만 떠날 수 없는 백만가지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지 말고, 당장 결심만 하면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여건'이라는 것은 절대 주어지지 않습니다. 있는 여건에서 쥐어 짜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값싸고 실속있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불행히도 그 방법들은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일단 시작부터 하고 한 번 두 번 계속 다니다 보면 분명히 눈에 보입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언제, 어디로 갈까 결심부터 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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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avelGirl
2016. 5. 1. 01:59

2016년 4월 중국 우전 여행.


동호회에서 함께 우전 수향마을 여행을 떠났다. 

우전은 아주 작은 시골 마을로, 중국어 이외의 다른 언어는 거의 통용이 되지 않는다. 


우전 서책 안에 숙소를 잡고 산책을 시작하다가 저녁 시간이 되었다. 식사 시간에 딱 걸린 우리는 강가 식당에 자리를 잡으려 했으나 이미 만원이었다. 강가 식당은 물론 강이 보이지 않는 곳의 식당까지 모두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밥먹을 곳을 찾아 헤매다 거의 끝 쪽에 있는 아주 전통적인 중국 식당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안 그래도 언어가 통하지 않는 마을 안에서 이렇게 작은 식당에 말이 통할 리 만무하다. 게다가 이 식당은 단품 메뉴가 아닌, 기본 메뉴에 토핑 재료를 고르면 고른 대로 끓여서 만들어 주는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어떻게 주문해야 하는지, 무엇을 주문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어떻게 주문하는지 보려고 주문하는 현지인들을 뒤에서 관찰하고 있었다.

어느 젊은 여자 분이 주문을 하는데, 그 과정을 보니 어떻게 주문하는지 대략 알 것 같았다. 그 여자 분은 다른 여자 분과 어린 아이 두 명의 일행이 있었다. 그 분께 주문 방법 확인차 말을 걸었다.


나: (영어로) 영어할 줄 아세요?

그: 네... 조금

나: 어떻게 주문하는 건지 알려주실래요?

그: 아... 그러니까... (다른 일행에게 중국어로) 한국인인데 네가 좀 영어로 도와줘. (나에게 영어로) 쟤가 영어 더 잘해요.


그러자 다른 일행이 오고 이 분은 미안하다며 자리로 간다. 이제부터 '그'는 그 일행이다.


그: 무엇을 도와 드리까요?

나: 메뉴 주문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기본을 고르고 무엇을 얹을지 고르면 돼요.

성질급한 내 일행: 그냥 저기 사진에 있는 것과 같은 거 시켜주세요.


(메뉴판 위에 사진이 있었는데 그 사진은 토핑을 거의 다 넣어서 화려하게 찍어놓은 하나의 예였다. 라면 봉지에 있는 '조리예'처럼. 그래서 처음에 사진을 가리키면서 저걸 달라했을 때 없다고 했던 것 같다.) 


그: 아... 저거를...


종업원에게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한다. 종업원이 사진과 같은 건 없다하니 센스있는 이 분이 사진에 보이는 것들을 토핑으로 골라서 주문을 넣어 주신다. (알아들을 수 있는 약간의 중국어로 미루어 이런 대화를 한 듯...)


그 분의 도움으로 간신히 주문을 했고, 그 분은 자리로 돌아가서 식사를 시작했다.


여기는 선불이었나보다. 종업원이 계산서를 가지고 나와서 보여준다. 잠깐 계산서를 보여주더니 갑자기 무엇이 생각난 듯 뭐라뭐라 하면서 금액을 올린다. 우리가 뭐지? 하고 들여다 보고 있으니 식사를 하시던 그 분이 다시 벌떡 일어나 우리 쪽으로 오셔서 종업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종업원이 계산서를 보여주니까 뭔가 이상한지 계산을 다시 한 번 하면서 검증까지 해 주신다. 우리 쪽 음식값이 과하게 나온 것 같다. 한참 종업원과 대화를 하더니 우리에게 설명을 해 준다.


그: 432원 나왔어요. (인당 40-50원 정도이다)

나: 네. 감사합니다. (돈을 내고 나서 그에게)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식사를 방해해서 미안합니다.

그: 괜찮아요. (머뭇머뭇...) 그런데 음식값이 조금 많이 나왔어요. 여기가 비싼 집이 아닌데 토핑을 너무 많이 고르셨어요. 우리 가족 먹는 것 보이죠? 우리는 기본에 토핑 2-3개 넣어서 20원 전후예요. 그런데 당신들 음식에는 저 사진에 있는 것이 다 들어갔고 더 고르신 것도 있다고 하네요. (이 분께 도움을 받기 전에 불 위에 끓고 있는 음식을 가리키며 저거랑 같은 것 달라했었는데, 알고 보니 거기에 들어있던 토핑도 모두 주문이 되었단다) 의사소통이 잘 안 되어서 그런 거예요. 당신들을 속이려 한 것이 아니에요.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정말 고맙고 또 고마웠다. 그 분도 영어가 유창하지 않았다. 힘들어 하면서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도와주셨다. 식사하다 말고 다시 와서 도와주신 것도 고맙고,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바가지 쓰지 않을까 나서서 금액 확인까지 해주신 것도 고마웠다. 의사소통 문제로 발생한 해프닝에 설령 오해하지 않을까 굳이 설명을 덧붙여주신 것에 정말 고마웠다. 따뜻함이 흐르고 기분이 아주 좋아졌고, 중국의 이미지가 한결 좋아졌다. 이런 분들이 진정한 민간 외교관이 아닌가 싶다. 


무언가 드리고 싶었는데 가진 것이 없어서 가방 속의 말랑카우를 톨톨 털어서 그 집 아이들에게 주고 왔다.


정말 고맙습니다. 당신 덕분에 좋은 추억 하나 더합니다...



Posted by TravelGirl
2016. 3. 20. 01:30

※ 2015년 12월 28일 - 2016년 1월 1일


겨울, 특히 신정을 쇠는 일본의 연휴인 연말연시는 비수기라서인지 숙소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고, 게스트하우스는 훌륭했다.

이번 여행에도 Booking.com과 Agoda.com 사이트를 주로 이용했다.


같은 숙소라도 각 예약사이트 별로 가격이나 조건이 다른 경우가 많으니 마음에 드는 숙소가 있으면 각 사이트를 둘러보며 비교하면 보다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다. 통합비교 사이트에서 먼저 보는 것도 방법. 각 사이트의 이용률에 따라 생기는 등급 레벨에 따르는 혜택이 있으므로 각 사이트를 방문해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직접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예약을 받는 숙소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면 예약사이트에 내는 수수료만큼 할인을 더 해주기도 한다.


홋카이도 겨울여행의 숙소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


函館 하코다테


호텔 프로코트 하코다테

Hotel Promote Hakodate

16-18 Matsukaze-cho


2012년에 개조해서 신축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느낌의 깨끗하고 아담한 비즈니스 호텔. 하코다테 역에서 트램 한 정거장 거리에 있고, 걸어가기도 그다지 멀지 않다. 호텔 바로 앞에 트램 정거장이 있고, 바로 옆에 맥도날드, 맞은편에는 24시간 편의점이 있어서 편리하다. 객실은 딱 일본 비즈니스 호텔 크기로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편의 시설이 모두 갖추어 있어서 불편함이 없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프런트 앞에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용품들이 있어서 마음껏 가져다 쓸 수 있는데, 그 항목이 아주 다양하다. 커피, 여러가지 종류의 티백은 물론, 치약/칫솔, 비누 등 세면도구와 머리 묶는 고무줄, 집게핀, 심지어 눈에 젖은 신발을 고려하여 방습소취제까지 마련되어 있다.



 


별점: ★★★★


장점

1) 좋은 위치. 하코다테 역, 트램 정류장과 아주 가까움.

2) 바로 앞 24시간 편의점

3) 친절한 직원분들

4) 깨끗한 시설과 고객감동 수준의 편의용품들


단점

1) 난방기기의 소리가 무지하게 커서 잠잘 때 신경쓰인다.

2) 지배인님(?)과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설명해 주시고 한없이 친절하셔서 이해하고 싶어진다)



小樽 오타루


타비노 산포야도 오타루 에키마에 게스트하우스 이토

Tabino Sanpoyado Otaru Ekimae Guest House Ito

小樽駅前ゲストハウス-糸

Inaho 2-3-13, Otaru


아주 소박하고 따뜻하고 아늑한 이상적인 게스트하우스. JR 오타루 역에서도 가깝고, 오타루 운하나 사카이마치도리 등 오타루의 관광지와 도보로 5-10분 거리에 있어서 이동과 여행에 모두 편리하다. 무엇보다 친절하고 가족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는 주인 언니 덕분에 공용 공간 응접실에서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수 있다.


 



별점: ★★★★


장점

1) 좋은 위치. JR 오타루 역과 관광지 모두 도보 가능한 거리

2) 친절한 주인과 스탭분들

3) 언제라도, 누구와 함께라도 가족같은 분위기의 공용 공간


단점

1) 골목 안에 뚜렷한 간판도 없는 작은 곳이라 처음 찾기가 다소 까다롭다.



札幌 삿포로

홋카이도 썬 게스트하우스
Hokkaido Sun Guest House
2-21 West 7 North 23 Kita-ku 
Sapporo, Hokkaido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현대적인 다세대주택 스타일의 큰 집이다. 1층은 바 분위기의 큰 주방과 공용공간이 있고, 2층에 객실이 있다. 도미토리 객실 내 각 침대는 모두 나무벽으로 막혀있고 입구도 암막커튼이 쳐 있어서 다인실이지만 개인공간이 보장되는 특색이 있다. 다운타운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JR역에 가까워서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중년의 일본인 주인 아주머니는 영어가 통하지 않지만 아주 친절하시다. 외국인 매니저가 일주일에 하루이틀 도와준다고 하고,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파티 이벤트가 종종 열린다. 





별점: ★★★☆


장점

1)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 깨끗하고 좋은 시설

2) JR역과 가까운 거리

3) 다인실에도 개인 침대별 독립 보장

4) 즐거운 파티 이벤트 (매일은 아님)


단점

1) 골목 안 주택가에 위치하여 찾기가 다소 까다롭다.

2) 주인 분이 영어가 되지 않아 외국인은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Posted by TravelGi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