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30. 01:34

연말 연휴로 1주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12월의 반을 출장으로 보낸 터라 여행을 계획할 시간이 없었기에 아무런 준비없이 연휴가 다가와 버렸다. 1주일이나 시간이 주어졌는데 집에 들어앉아 있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폭.풍.검.색. 어디로 갈까...


연말이라서 모든 것이 비싸다. 

12월 한 달 동안 두바이 출장 두 번에 생활리듬이 깨져서 피곤한 상태라서 장거리, 시차가 있는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하루이틀 내에 출발해야 최소한의 여행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전제조건으로 찾으니 주변국가 우선이다. 중국, 일본, 동남아...


중국은 비자가 필요해서 즉흥적으로 떠날 수 없는 곳이므로 OUT.

라오스가 가보고 싶은데 아직 꽃청춘의 여파가 완전히 사그러들지 않았다고 해서 OUT.

연말이라 동남아 국가들의 항공이 상당히 비싸서 매력이 떨어짐. OUT.

...


이렇게 하나 둘 제거하다보니 아주 편하게 갈 수 있는 나라, 일본이 남는다.

OK. 일본이다. 가봤던 대도시 말고, 이번 기회에 아름다운 겨울왕국으로 가자. 그러면 홋카이도.


추운 계절에 추운 나라 여행은 처음이다.

짐을 간편하게 다니는 배낭여행자인데, 추운 나라로 가려면 기본적으로 옷의 부피가 커져서 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게 싫어서 한 번도 계획해 본 적이 없는 겨울나라 여행. 드디어 첫 발을 내딛는다. 왠지 설렘.


목적지를 정했으니 다음은 항공권.

급하게 즉흥적으로 계획해서 항공권을 거의 제값 주고 사야한다. 그나마 저렴한 티웨이 항공의 이틀 후 출발하는 항공권 get.

배낭여행에서 항공권을 제값 주고 산다는 것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으니 게으름에 대한 댓가로 생각하기로.


다음은 숙박. 

최소한 첫 날 숙소는 예약하고 가야 하기에 대략의 목적지를 생각해야 한다. 

5일 간의 일정이니 1-2개의 도시가 적당한 듯 하다. 도착 공항은 삿포로, 제일 가고 싶은 곳은 남쪽의 하코다테.

여행 후반에는 공항과 가까운 곳이 편리하기 때문에 일단 하코다테를 먼저 가고 점점 삿포로로 올라오는 방향으로 큰 줄기로 잡았다. Booking.com을 통해서 하코다테 역 근처의 프로모트 호텔 1박 예약. 게스트하우스를 선호하는데 하코다테의 게스트하우스는 역에서 트램이나 버스를 타고 좀 더 들어가야 했어서 편의상 역 근처 호텔로 예약했다.


준비 끝. 세부 동선은 가면서 짜는 걸로.



간만에 진정한 배낭여행



  • 여행기간: 2015.12.28.MON - 2016.1.1.FRI (4박5일)
  • 여행코스: 삿포로 - 하코다테 - 노보리베쓰 - 오타루 - 삿포로
  • 비행기: 티웨이 항공 (인천-삿포로)
  • 숙박
    • 하코다테: 호텔 프로모트 하코다테 (2박)
    • 오타루: 타비노 산포야도 오타루 에키마에 게스트하우스 이토 (1박)
    • 삿포로: 홋카이도 선 게스트하우스 (1박)


Posted by TravelGirl
2016. 1. 17. 20:40

명절이나 여름휴가 같은 긴 연휴는 물론, 금요일이나 월요일이 공휴일이라 주말을 포함한 짧은 연휴가 지나면 으레 사람들이 묻는다.


"이번에는 어디에 갔다왔어요?"

"며칠동안 ***에 다녀왔어요." 또는 "연휴가 짧아서 가까운 **에 갔었어요."

"역시..부럽네요. 항상 그렇게 놀러다니고..."

"부럽긴요. 가시면 되죠."

"에이... 난 못 가요. 그렇게 다니는게 쉬운 줄 아나..."

(그게 그리 어려운 일이면 저도 못 가겠죠...)


언제부터인가 나는 휴일이면 당연히(!) 놀러다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마치 사람들에게는 내가 남들이 못 하는 것을 하는 능력자로 보이는 듯했다.


남들보다 늦은 시기에 워킹홀리데이 메이커(Working Holiday Maker)로서 호주를 1년 동안 배낭여행을 한 것으로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고 나서는 점점 여행에 중독되기 시작했다. 오히려 좀더 일찍 이런 세상이 있음을 알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이제... 나에게 여행은 생활이다.


여행. 아주 평범한 나에게도 이리 쉬운 여행이 사람들에게는 왜 그리 어려운 것일까. 


돈이 없다

여행이 어려운 이유 중 항상 1,2위를 다투는 이유 중 하나가 '돈이 없어서'이다. 여행이라고 하면 으레 멋진 풍경을 보고, 좋은 음식을 먹고, 저녁에는 근사한 호텔에서 묵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상상을 한다. 더구나 해외에 가려면 기본적으로 비행기 값을 들이고 시작하기 때문에 여행 = 비싼 것이다.


여행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비싼 곳에서 비싼 음식을 먹고 편안한게 지내는 여행이 있는가 하면, 늘 하던 것과 비슷한 생활을 하면서, 어쩌면 조금 더 불편하게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여행도 있다. 추구하는 바에 맞게 상황에 맞게 여행을 만들어 떠나면 된다. 그리고 해보지 않아서 잘 몰라서 그렇지 세상에 비싸지 않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다. 물론 돈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모든 취미활동이 그렇듯 기본적인 투자는 필요하다. 하지만 여행을 위한 기본적인 투자는 그렇게 어마어마한 돈은 아니다. 직장인들 술자리 몇 번 줄이고, 매일 한 잔 씩 마시는 비싼 커피 체인점의 커피 몇 잔 아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여행을 아예 나와는 다른 딴 세상 이야기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해 놓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니 불가능해 보일 뿐이다.


재별2세가 아닌 이상,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이상 여윳돈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우리네 일반인들이 떠나기 위해서는 여행경비를 모으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다. 확실한 것은 그 작은 노력과 투자가 가져다 주는 선물은 상상을 초월한다.


시간이 없다

돈이 없는 것과 1,2위를 놓고 쟁쟁하게 경쟁하는 이유의 또 하나는 '시간이 없어서'이다. 보통 학생 때에는 돈이 없어서 못 가는 경우가 많고, 직장인들은 그래도 고정 수입은 있는데 이제는 시간이 없다. 주중에는 회사에 묶여 있느라 시간이 없고, 주말과 휴일에는 한 주 내내 일과 스트레스에 시달린 지친 몸을 쉬어 주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여행은 저 먼 나라의 이야기이다.


직장인은 누구나 피곤하다. 서 있을 때에는 앉고 싶고, 앉고 나면 눕고 싶고, 눕고 나면 자고 싶다는 말처럼 한 번 늘어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특히 직장인이 조심해야 할 것은 휴식을 핑계로 주말에 잠자고 누워만 있다 보면 일주일에 이틀은 나도 모르게 사라져 버린다. 여행을 꿈꾼다면 주말이나 휴일에 일단 무조건 일어나야 한다. 컨디션이 좋고 체력이 좋은 상태라면 보다 멀리, 보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여행을 만들면 되고, 피곤하고 지쳤다면 바닷가로 가서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쉬고만 와도 좋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서 다른 여행을 만들면 된다. 주중에는 모두가 비슷한 일상을 살지만 주말과 휴일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철저하게 자신의 선택이다.


여행을 위한 시간이 별도로 주어지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에게 주어진 똑같은 시간을 쪼개어 꾸역꾸역 시간을 만들어 떠나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피곤한 몸을 눕히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낯선 곳이 주는 새로움과 설렘, 휴식은 그 피로를 충분히 보상하고, 그 이상의 에너지를 채워준다.   


여유가 없다

돈도 시간도 만들려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단다. 이것 역시 흔한 핑계(!) 중 하나이다. 돈도 돈이고, 시간도 시간이지만 너무나 바빠서, 상황이 좋지 않아서 떠날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여행에 필요한 마음의 여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으나,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여행은 여유있을 때에만 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유를 만들러, 여유를 찾으러 가는 것이다. 매일 느긋한 가운데 떠나는 것보다 빡빡하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머릿 속에 복잡한 일만 한 가득일 때, 전생에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온갖 일이 나에게만 발생한다고 느낄 때 훌쩍 떠나는 여행이 오히려 더 짜릿하다. 잠깐의 일탈 후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에너지가 가득하고, 능률이 한층 상승해 있음을 깨닫는다.


외국어를 못한다

해외여행에 대해서는 얘기한다. '나는 말이 안 통해서...'

사실 경헙해 보면 외국어는 딱히 필수요건이 아니다. 물론 말이 통하면 크게 도움이 되고, 여행이 완전 편해진다.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행이 불가능한 것은 절대 아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한국어와 딱 학교다닐 때 공부했던 만큼 만의 영어를 조금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면 여행에 충분하다. 외국어는 그 자체가 필요충분조건도 아니고, 필수 조건도 아니고, 그저 의사소통을 위한 무수한 수단 중의 하나일 뿐이다. 언어로 통하지 않으면 보디 랭귀지라고 하는 손짓발짓으로 하면 된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을 생각해 보면, 그들이 우리에게 무언가 물어볼 때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지 않아도 우리는 다 알아듣는다. 성인이 되어 배우는 외국어는 절대 원어민 수준이 될 수는 없다고 한다. 외국어를 준비해서 해외여행을 가려 한다면 절대 못 간다. 아무리 공부해도 준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 하나 필요한 것은,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것은 당연 그 이상이다.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미안해 할 이유도 없다. (영어를 못 알아들으면 sorry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 


직접 도전하기 전까지는 여행이란 나와 다른 세상의 배부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돈 없이, 시간 없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기본은 되는 사람들이니까 저런 얘기라도 하는 거다. 먹고사는 것에 바쁜 팍팍한 내 인생에는 사치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정말 하면 된다. 스스로의 상황에 맞춘 나만의 여행을 만들면 된다. 여행은 표준이 없다. 


정말 여행을 하고 싶다면 떠나는 사람을 보고 '부럽다'만 연발하지 말고, 떠나지 않을 온갖 핑계를 찾아서 스스로를 묶어 두지 말고, 과감하게 한 발 내딛어 보자. 분명히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고, 내 세상이 조금씩 넓어질 것이다.


Posted by TravelGirl
2015. 9. 26. 00:26

2015년 10월. 태국 북부를 여행하는 중.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동남아시아는 오토바이라는 교통수단이 아주 대중적이다.

오토바이를 타 본 적 없는 나에게는 어디를 가든지 도시를 벗어나면 약간의 아쉬움이 따라다녔다. 주변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싶은데 차를 렌트 하자니 비싸기도 하고, 길도 잘 모르는 시골에서의 운전이 썩 내키지 않고, 택시를 계속 타고 다니자니 배낭여행의 예산으로는 만만치 않았다.


치앙마이를 거쳐서 북쪽으로 올라가서 만난 작은 마을 빠이(Pai).

예전에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다고 하나 영화에 등장하고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곳으로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이 몰려들어 더 이상 조용하지만은 않다.


마을은 아주 작아서 슬슬 걸어다니거나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로 충분하다. 하지만 마을 외곽 주변에 퍼져 있는 곳들을 돌아보려면 교통이 필요하다. 택시는 하루종일 대절하지 않으면 마을에서 나가기는 쉬우나 되돌아오기가 쉽지 않고, 언덕지고 굴곡이 심한 길은 자전거로는 무리다. 당연히 오토바이로 눈이 간다.


버스 터미널 옆에는 오토바이 대여점이 크게 성업 중이고, 많은 관광객들이 대여를 한다.


빠이 도착 첫 날. 

마을을 모두 둘러보았다. 마을은 하루면 충분히 돌아본다. 주변을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을 시작한다. 오토바이를 도전하고 싶으나 아무래도 겁이 난다. 여기저기 깁스하고 긁히고 까진 상처에 붕대감고 밴드 붙이고 다니는 여행자들이 꽤 많이 보이는데 99% 오토바이 사고이다.


두번째 날.

다행히도(?) 비가 온다. 오토바이를 빌릴지 말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서 비가 오히려 반갑다. 어쨌든 비오면 못 타니까.

점심을 먹은 현지 식당 바로 옆에 여행사가 있어서 여행사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인다. 밥 먹으면서 옆에 서 있는 유럽 아이와 대화가 시작되었다.


나: 너 오토바이 탈 줄 알아?

그: 응. 어제 빌려서 근처 돌아보고 오늘 치앙마이로 넘어가려고 버스 기다리는 거야. 왜?

나: 오토바이 타고 싶은데... 타 본 적이 없어서 고민중이야

그: 타 봐. 아주 쉬워. 그걸 왜 고민을 해?

나: 위험하잖아

그: 자전거 탈 줄 알아?

나: 응

그: 자동차 운전할 줄 알아?

나: 응

그: 그럼 뭘 고민해? 자전거보다 훨씬 쉬어. 자동차 오락하는 것과 비슷해

나: 처음 타보는데 쉽게 배울 수 있을까?

그: 너 기계같은 거 다루는 거 익숙해? 여자들이 조작에 익숙하지 않긴 한데...

나: 응. 기계는 잘 다뤄. 내 직업은 엔지니어야

그: 그럼 뭘 고민해? 그냥 가서 빌려. 넌 바로 탈 수 있을거야. 난 확신해. 단, 너희 나라 도로의 반대 방향으로 달려야 하는 것을 더 많이 신경써야 할거야 (태국은 차가 좌측통행이다)

나: 그래 한 번 해 보자.


하룻동안의 고민과 그 아이의 확신과 응원에 힘입어 내일 오토바이를 빌리기로 한다. 비오는 오늘은 어차피 못 빌리니까. 

숙소로 돌아와서 인터넷을 찾는다. 오토바이 운전법을 열심히 글로 배운다. 불안한 마음에 낮에 보고 찍어놓고 온 오토바이 모델명을 찾아 조작법을 숙지한다.


다음 날. (세번째 날)

긴장된 마음으로 오토바이 대여점으로 간다. 대여점 직원 언니는 참 딱딱하고 기계적으로 일한다.


나: 오토바이 작은 것 하나 빌리께. 오토로.

그: 탈 줄 알아? 타 본 적은 있어?

나: 응. (처음이라고 하면 안전상의 이유로 빌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그러면 조작법은 안 알려줘도 되겠네.

나: 아... 나 타 본지가 너무 오래 되어 그런데 조작법 한 번 쭉 설명해 줄래? 혹시나 해서...얘기한 번 들으면 기억이 다 날꺼야

그: 오케이. (조작법을 쭉 설명한다. 어제 글로 배운 것이 다시 한 번 기억난다)

나: (올라앉으며) 고마워. 나 간다...


긴장 잔뜩에 글로만 배운 것을 처음 실습하려니 부릉부릉, 덜컹덜컹.... 감이 잡힐 듯 하는데 대여점 언니가 달려서 쫓아온다.


그: 잠깐만. 너 진짜 탈 줄 알아? 확실해?

나: 그럼~ 너무 오래되었다고 했잖아. 이제 다 기억났어. 괜찮을 거야.


실제로 오토바이는 생각보다 쉬웠다. 운동신경이 남들보다 월등히 둔하고, 균형감각도 둔해서 자전거도 썩 잘 타는 편이 아닌데 오토바이는 훨씬 쉽다. 타는 것은 금방 익숙해졌는데, 어제 만난 유럽 아이의 말처럼 도로의 반대 쪽을 달려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 습관이 무서운 것이 신경쓰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오른쪽으로 달리고 있다. 


그렇게 내 생애 첫 오토바이를 타고 빠이 캐년(Pai Canyon), 커피 인 러브(Coffee in Love), 타빠이 철교(Memorial Bridge) 등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 후 밤이 되어 마을로 돌아왔다. 


언제 또 탈 기회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할 줄 아는 것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에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후... 

빠이에서 매홍쏜(Mae Hong Son)으로 올라가는 버스에서 만난 스페인 여자아이. 이마는 찢어져서 꿰맸고, 무릎은 다 까져서 붕대를 붙였고 왼쪽 다리는 구부리지도 못한다. 


나: 오토바이 사고야?

그: 응. 처음 타는 거였거든.

나: 나도 어제 처음 타봤는데 생각보다 쉬웠어. 다행히 사고도 없었고.

그: 나도 잘 타고 마을로 돌아오다가 갈림길에서 어느 길로 가야할 지를 보느라 바닥이 패인 것을 몰랐어. 오토바이 때문이 아니라 길을 몰라서 넘어진 거야.

나: 처음 타면서 이래서 넌 이제 다시 타기 겁나겠다.

그: 아니. 다음에는 더 잘 탈 수 있을 것 같아. 넘어져 봤으니까 온전히 길에 집중하면서.  

나: 아...



+ 안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뒤늦게나마 배운 오토바이로 내가 할 줄 아는 것이 한 가지 늘었다. 이것만으로도 나의 빠이 여행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새로운 일, 특히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고 망설이고, 더 많이 몸을 사리게 된다. (물론 오토바이 사고는 그 결과가 과하게 처참하니 조심, 또 조심은 당연하다) 한 번 넘어졌다고 멈추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는 겁없는 젊음이 참 예쁘다.

Posted by TravelGirl
2014. 10. 11. 03:08

2000년 호주를 여행하는 중, 에얼리 비치(Airlie Beach)에서 생긴 일.

 

늦은 오후에 에얼리 비치에 도착해서 이전 마을을 떠날 때 미리 예약해 둔 호스텔에 짐을 풀었다.

호스텔 리셉션을 통해 다음날 이른 새벽에 출발하는 에얼리 비치 투어를 예약했는데, 때마침 가지고 있던 현금이 거의 바닥난 상태였다. 호스텔 주인은 예약을 해 주면서 투어 비용을 다음날 투어 가이드에게 직접 지불하면 된다고 했다.

 

(배낭여행객들은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나 역시 현지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의 계좌에 돈을 넣어 놓고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현금을 인출해서 썼다.)

 

다음날 투어는 새벽 일찍 시작하는 거라 돈을 찾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날이 이미 어두워졌지만 마을 구경도 할 겸, 호스텔 주인에게 ATM의 위치를 물어서 슬슬 걸어 나왔다.

 

저 멀리 커먼웰스 은행 지점과 ATM이 보여서 저기구나...하고 가는데, 가까이 갈수록 한 사람의 움직임이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호주 원주민인 애보리진(Aborigine)의 1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마트의 카트를 가지고 은행의 유리벽을 힘껏 내려쳐서 부수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은행은 경보도 울리지 않고 조용했다. 강화 유리라서 제법 튼튼해서 한번에 깨지지 않으니 계속 카트를 들어 내리치고 있었다.

 

모든 가이드북에서, 여행자와 호주 사람들의 얘기에서, 심지어 호주 방송에서도 애보리진은 사회에 문제만 일으키는 위험한 부족이었다. 어지간하면 피해가라고 권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분명히 이것은 위험한 상황이다. 심지어 은행 앞이고 저쪽은 폭력과 더불어 범법행위를 하는 중이다. 머리 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쩌지? 저 아이가 나를 봤을까? 지금 확 뒤돌아 가면 저 아이가 어떻게 나오려나?'

 

'그냥 길을 가는 중이었던 양 자연스레 지나가까? 내가 은행 가는 길이었다는 것이 티나려나?'

(은행은 길 끝에 있어서 은행을 지나가면 반대편엔 아무 것도 없었다. 너무나 티나는 설정이 될 것 같았다)

 

'그냥 못 본 척 무시하고 조용히 돈 찾아서 가까? 근데 여기서 돈을 찾는다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겠지?'

 

고민하면서도 내가 겁내고 있다는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조용히 한 걸음씩 가까이 가고 있었다. 머리 속은 복잡한 채로.

 

그 때.

그 아이가 나를 부른다. 헉. 나를 본게 분명하다.

 

그: 헤이~

나: 왜?

그: 넌 어디에서 왔니?

나: 한국

그: 오~ 한국! 반가워!! 우리 악수하자.

(손내밀어 악수했다)

그: 난 아시아 사람들이 너무 좋고, 특히 한국인들이 정말 좋아.

나: 왜?

그: 똑똑하잖아. 백인들은 유색인종을 너무나 무시해. 그런데 아시아인들, 특히 너희 한국인들은 유색인종인데도 똑똑하잖아. 그래서 백인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잖아. 난 그게 너무 좋아. 그런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있어. 그래서 내가 스스로 백인들을 혼내주는 방법을 찾았어. 그게 이거야. 잘 봐.

(다시 카트를 들어서 은행 유리를 친다)

나: (너무 놀라서 거의 비명) 그만! 하지마!!

그: 왜? 난 백인을 혼내주고 있는거야.

나: 그만해. 이건 아닌거 같아.

그: 괜찮아

 

그 때 경찰이 왔다. 은행 자체에서 경보는 울리지 않았지만, 경찰서로는 경보 상황이 전달된 것 같았다.

그는 순순히 경찰차에 올라탔다.

 

그: (경찰차에 올라타며) 잊지마. 너희는 최고야!

나: (뭐라 할지 몰라) ... 고마워

경찰: 너 다치지 않았니?

나: 아니

경찰: 저 아이가 너를 위협하거나 폭력을 쓰지 않았니?

나: 아니.

경찰: 확실하니? 이제 괜찮으니 겁먹지 말고 솔직히 얘기해.

나: 전혀. 저 아이는 나에게 아주 친절했어. 정말 괜찮아.

 

경찰이 아이를 태우고 사라졌다.

멍하니 있다가 이제야 한숨 돌리고 정신 차리고 무사히 ATM에서 돈을 찾아 숙소로 돌아왔다.

 

그 아이는... 그저 자신들을 무시하는 백인의 시선이 싫어서 나름대로 소심한 1인 시위를 했다. 그리고는 곱게(?) 잡혀갔다.

심지어 백인들을 상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리들을 칭찬하고 부러워했다. 백인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태생으로 인한 한계에 대한 한(恨)의 표출이 아니었을까.

 

그 아이는 범죄자였을까? 물론 은행을 부수는 행위 만으로는 충분히 범죄자였다. 하지만, 어린 그 아이가 왜 그런 행동까지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경찰도, 백인들도 한 번 쯤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하다면 정상참작까지도.

 

나에게서 애보리진에 대한 편협한 시선을 날려보내 준 특별한 경험이었다.

 

 

+ 세상에 처음부터 위험한 사람은 없다. 편견을 버리고 사람과 사람으로 대하면 모두가 '사람' 그 자체일 뿐이다. 낯선 사람을 만났는데 나를 경계하고 있다는 티가 난다면 나도 절대 기분 좋을 리 없다. 반대로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그냥 사람은 사람이다.

물론... 뒤돌아 생각하면 참으로 위험한 상황일 수도 있었는데 나의 타고난 인복이 제대로 한 몫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Posted by TravelGirl
2014. 8. 13. 14:38

배낭여행을 즐기는 저는 혼자 여행을 떠나는 편입니다. 버스 여행이든, 기차 여행이든, 차를 몰고 떠나든, 국내이든, 해외이든 가리지 않습니다다.

 

어느날 문득 언제부터 왜 혼자 다니기 시작했을까를 생각해 보았더니...(사실 언제부터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만...)

그 곳에 가고 싶은데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그 곳에 가는 것을 포기하기는 싫고 해서 혼자라도 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니다 보니 이후로는 굳이 동행을 찾고 친구들과 시간을 맞추는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나쁜(!) 버릇이 생겼습니다. 물론 함께 하는 여행도 즐겁고 혼자 하는 여행도 즐겁습니다. 굳이 어느 한 쪽을 선호하거나 가리지 않는다는 것 뿐입니다.

 

여행을 떠나고는 싶은데 함께 할 사람이 없어서 못 떠난다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이 어려울 뿐이지 한 번 해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집니다. 여행은 같이 가도 즐겁고 혼자 가도 즐겁습니다. 가끔은 아주 오롯이 혼자 되는 나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을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항상 얘기하지만 더 멋있고, 덜 멋있는 것은 없습니다. 혼자 하는 여행이 하고 싶으면, 할 만 하면 하는 것이고, 혼자가 영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으면 됩니다. 전적으로 취향의 문제이지 사람에 대한 문제는 아닙니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한 셀프 인터뷰.

 

Q. 혼자 가면 안 무서워요?

A. 무섭긴요~ 어디를 가도 사람 사는 동네인걸요. 사람 사이의 관계는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일상 생활에서도 그렇잖아요. 누굴 만나서 경계하고 거리감 두고 하면 그 사람들도 저 불편해 하잖아요. 낯선 사람들은 더하죠. 제가 경계하고 무서워하고 들어가면 이방인인 저를 당연히 경계해요. 하지만 제가 친구처럼 다가가면 그들도 친구가 되어줘요. 특히 시골은 어느 나라 어느 곳이나 인심이 좋아요.

 

Q. 외롭지 않아요? 심심하지 않아요?

A. 개인차가 크긴 한데... 최소한 저는 심심하지도 외롭지도 않아요. 워낙에 혼자서도 잘 노는 성격이라... 여행을 혼자 떠나면 떠나있는 동안 계속 혼자라고들 생각하시는데요, 늘 그렇진 않아요. 물론 혼자 가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기는 하지요. 혼자 가면 숙소를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 도미토리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룸메이트들과 함께 놀아요. 그 날 가려는 곳이 같으면 같이 움직이고 같이 밥먹고 하거든요. 방안에서 수다도 떨고요. 일상에서 못 보는 풍경 보고, 일상에서 못 하는 체험하고,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하고, 가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오롯이 저만의 시간을 가지면 심심할 틈이 없어요. 특히나 상세 계획을 짜고 떠나는 편이 아닌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룸메이트나 숙소에서 만난 친구들은 중요한 정보원이 되어 주지요. 제 여행 일정을 짜는데 큰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에요. 

아주 가끔 느껴지는 외로움은... 즐기는 거죠^^

다만 평소에도 혼자하는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분은 크게 외로울 수 있어요. 그런 분들은 함께 떠나는 여행이 더 편할 거예요. 혼자 여행을 권하지 않아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여행은 즐기는 거예요. 불편한 경험을 일부러 할 필요는 없어요.

 

Q. 혼자 여행에 어떤 준비물이 필요할까요?

A. 기본적인 여행 준비물은 당연히 필요하고요, 혼자임을 더욱 즐기려면 음악, 사진, 노트는 필수예요.

- 음악: 핸드폰이나 MP3에 노래 꽉꽉 채워 가세요. 요즘 유행하는 노래와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로 가득 채워서 이동하거나 혼자있을 때, 경치가 너무 좋을 때 들어 보세요. 저는 보통 떠나는 전 날의 멜론차트 1-100위와 제가 좋아하는 김동률 전집, 브로콜리 너마저 전집, 싸이 5집 등을 핸드폰에 담아서 가요.

- 사진: 여행에서 돌아오면 사진을 보면서 몇 일 더 설레일 수 있어요. 눈과 마음에 가득 담고 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기억에 남을 곳에서는 흔적을 담아 오세요. 가볍게 떠나면 핸드폰 카메라나 똑딱이를 추천해요. 물론 카메라가 좋을 수록 사진은 좋지요. DSLR은 결과물을 보면 아주 만족스러운데 들고 다니기가 너무 무거워요. 짐이 되면 여행을 즐기기 어려워요. 작가라면 카메라, 렌즈, 필터 등등 모든 것을 챙기셔야죠. 하지만 사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핸드폰으로 충분해요.

- 노트: 요즈음에는 디지털 기기와 타이핑에 익숙해서 펜을 들고 글씨를 잘 안 쓰잖아요. 여행의 기억은 꾹꾹 눌러서 손글씨로 쓰는 것이 매력이에요. 작은 노트나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공원에서 잠깐 쉴 때, 기차타고 이동할 때, 커피한 잔 마시면서, 저녁에 자기 전에 그때 그때 느낌을 적어 보세요. 일기도 좋고요, 순간 순간의 느낌 한 줄씩만 적어도 좋아요. 여행하다 좋은 친구를 만나면 노트 내밀고 연락처 적어달라 하고요. 일상에서 힘들 때 여행노트 펼쳐보면 그 기억만으로 힘이 나요.

 

Q. 혼자 여행에서 주의사항은?

A.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가든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지 마세요. 일상 생활에서 위험한 일은 밖에서도 위험해요. 아니 더 위험할 수 있어요. 낯선 곳이니까. 한국에서도 술집많은 골목을 밤 늦게 혼자 배회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요? 외국에서도 똑같아요. 한국에서도 모르는 사람을 외진 곳에서 밤 중에 혼자 만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요? 외국에서도 똑같아요. 한국에서, 일상생활에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나가서 하지 않으면 돼요. 바에서 잠시 화장실에 가느라 자리를 비우시나요? 마시던 잔은 비우고 가세요. 돌아오면 새 잔을 주문하세요. 내가 자리를 비우는 그 동안에 내 잔에 무언가가 들어가 있을 수도 있어요.

가끔씩 뉴스에서 여행지에서 발생한 안좋은 소식을 들으면 정말 안타까워요. 그런 일들은 한국에서도 안전하지 않은 일이거든요. 여행지에서의 위험한 경험은 그 여행을 망칠 뿐 아니라, 그 장소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되고, 나아가 여행 자체에 대한 트라우마가 되어 앞으로의 여행에 방해가 돼요. 그러니까 여행의 기분에 들떠서 과한 위험을 감수하지 마세요. 혼자 하는 여행에서는 본인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켜야 해요.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아요.


특히 사람 만나는 것은 조심해야 해요. 모두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고 친구가 되는 것이 여행의 묘미이며 값진 재산이지만, 친구보다 더 가까이 다가오거나 다가가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한 번 더 생각하세요. 여행지에서는 지나치게 감성적이 되는 만큼 낯선 곳에서 혼자라서 보다 쉽게 끌리는 건지, 진심인지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여행지에서 사귀고 돌아와서 헤어지는 사람들 진짜 많습니다...) 그렇다고 철벽남/철벽녀가 되어 무조건 경계만 할 필요는 없어요. 인연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너무 쉽게 끌리지만 말라는 것이에요.


그렇다고 혼자라고 이것저것 안먹고 안하고 아무도 안 만나고 그러지는 마세요. 여행이잖아요. 혼자이든 여럿이든 그 순간을 충분히 즐겨야 해요. 

혼자 여행은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본인 스스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아요. 모두가 무리하지 말고 항상 안전한 여행을 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TravelGirl
2014. 6. 23. 13:21
Posted by TravelGirl
2014. 3. 3. 22:26

람블라 거리(La Rambla)는 카탈루냐 광장(Plaça de Catalunya)의 남쪽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다. 거리를 따라 내려가면서 왼쪽 오른쪽 주변에 들를 곳도 많고 볼 것도 많아 이 길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반나절은 훌쩍 간다. 거리의 끝에서면 콜럼버스의 탑(Mirador de Colom)을 만나고 바다가 펼쳐진다.

 

람블라 거리는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좋은 거리, 커피 한 잔 마시기 좋은 거리이다. 차가 다니지 않는 거리라서 더욱 좋다.

 

 

거리 곳곳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 음악을 듣는 사람, 그냥 앉아 있는 사람,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까지 여유가 물씬 풍기는 모습이 좋다. 스페인 여행에서 이 사람들에게 가장 부러운 모습 중 하나였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느 곳에서 누군가는 치열하게 일하고,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겠지만 최소한 거리에서 보는 사람들은 모두 여유롭고 즐거워 보였다.

커피 한 잔... 참 별 것 아니지만 별거인 것.

 

 

람블라 거리에는 기념품을 파는 곳이 많다. 엽서나 냉장고 마그네틱, 조그만 가짜 명화들, 티셔츠, FC바르셀로나 소품 등을 살 수 있다. 길을 따라 기념품 가게가 꽤 많이 있었는데 판매하는 아이템들은 거의 비슷. 일부 기념품 샵은 관광안내소도 겸하고 있어서 관광버스 티켓이나 축구 입장권을 팔기도 한다. 머물던 중 하루는 첼시와 에스파뇰 경기 패키지(축구 경기장까지 왕복 교통 + 관람권)를 30유로에 팔고 있었다. 가려고 했으나 그 날 비가 좌락좌락 내리고 바람이 불고 추웠던 이유로 패쓰~. (FC바르셀로나 경기였다면 어떻게든 갔겠지만...)

 

 

람블라 거리의 랜드마크인 미로의 모자이크 바닥이다. 예쁜 타일, 모자이크 등이 하도 여기저기 많이 있다보니 가이드북에서 먼저 읽지 않았다면 그냥 모르고 지나갔을 바닥. 역시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듯 하다.

 

 

다른 나라 여행의 큰 재미 중 하나는 전통시장이다. 전통시장에는 그 나라의 사람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여행할 때 꼭 한 번 들러보는 곳이 그 동네의 전통시장이다. 흥정의 모습은 어딜가나 정겹고, 덤을 주는 손길은 넉넉해 보인다. .

내려가는 길 중간 쯤 오른쪽을 보면 전통시장인 보케리아 시장(Mercat Boqueria)이 있다. 여러가지 식재료와 음식들을 파는 곳이다. 꽤 큰 시장으로, 이제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관광객과 현지인이 한데 어우러져 바글바글... 사람이 무지하게 많다.

 

 

 

 

 

 

 

스페인 여행의 볼거리 중의 하나는 식재료나 음식을 파는 가게이다. 가게마다 물건들을 예쁘게 잘 쌓아서 진열해 놓는다. 장사를 준비하고 철수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궁금해지는 정도. 특히 야채와 과일을 파는 가게는 예술이다. 사과 하나, 피망 하나도 잘 닦아서 모두가 반들반들 윤이 나고, 차곡차곡 가지런히 줄지어 쌓아올려 놓은 것을 보면 진짜인지, 밀납 모형인지 헷갈린다. 이렇게 정성스레 장사를 준비하면서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왜 쌓아놓았는지 모르겠는 엄청 큰 가리비 껍질들과 거품 생성중인 싱싱한 게. 레알(!) 게.거.품.

 

  

 

하몽(Jamón)이 주렁주렁~. 차곡차곡 잘 쌓고, 고이고이 엮어서 매달아 놓은 과일과 야채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 온갖 모양의 젤리와 초콜릿 가게. 예술이야~ I love chocolate!! 이 곳의 젤리는 다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하는 다채롭고 재미있는 모양이다.

 

   

 

길가에는 양쪽으로 노천 카페와 레스토랑이 계속 된다. 건물 안에 위치한 레스토랑들도 거의 모두 그 앞에 노천 테이블이 놓여있다.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노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굳이 식사를 하지 않아도 커피 한 잔, 맥주나 와인 한 잔만 마시고 나와도 전혀 뭐라 하지 않는다. 맥주 한 잔과 타파 한 두 가지 가볍게 먹으면 딱~!!

 

 

관광객이 모이는 거리에는 꼭 등장하는 거리의 화가. 그리고 꼭 한 명씩은 있는 손님. 나는 한 번도 그려 본적 없는데, 언젠가 몽마르뜨 가면 그리려고 아끼는 중이다. (몽마르뜨 가면 초상화나 캐리커쳐 그리고, 색색가지 실로 머리 한 가닥 꼭 땋아야지..)

 

 

람블라 거리 끝, 바닷가에 다다를 무렵이면 지중해 바다를 가리키고 있는 늠름한 콜럼버스 선장님이 우뚝 서 계시다. 여전히 바다를 보며 방향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저 분이 알려주는 대로 가면 무엇이 있을까?

 

 

 

바닷가에는 배?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상업용일까, 레져용일까? 아무래도 상관없다. 저 배들이 돛대를 세우고 서 있는 푸른 바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인심좋은 저 아저씨는 쌀쌀한 바닷가 야경에 따뜻함을 더한다.

 

 

 

 

내가 가지고 갔던 가이드북, 프렌즈 스페인의 앞장에 저자의 말과 함께 '현지인이 말해 주는 살아있는 스페인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세션이 있다. 거기에 한 명의 말이 "제발 지도를 던져 버리세요! 마음 가는 대로 여행해야 진짜 스페인을 만날 수 있어요!"

 

어두워진 바닷가에서 잠시 쉴 겸, 다음은 어디로 가야할 지 생각할 겸, 마침 똑딱이 카메라가 말썽을 부려서 카메라를 손볼 겸 바닷가 벤치에 앉았다. 지도를 들여다 보고 있는데 옆자리 스페인 남자가 묻는다.

 

"어디에서 왔니?"

"한국"

"어디에 가려고 지도를 보고 있니?"

"글쎄... 어디로 갈 지 정하려고 보고 있어"

"지도 보지마. 지도 넣고 그냥 둘러 보면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 바르셀로나잖아"

 

문득 가이드북에서 읽은 내용이 생각나며 연결이 되었다.

이 곳이 스페인이구나... 이 곳 사람들은 정말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지도를 버리고 마음가는 대로 가면 되는 곳에 내가 있었다.

 

 

그렇게 그냥 터덜터덜 걷다가 몬주익(Montjuic)으로 올라갈 수 있는 푸니쿨라(Funicular, 등산열차)를 탈 수 있는 메트로 Paral-lel 역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고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텔레페릭(Teleféric, 케이블카)을 타고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면서 몬주익 성(Castell de Mntjuic)까지 올라갈 생각을 하면서...

 

  

올라가서 텔레페릭 탑승장으로 갔는데 썰렁... 약 5분간의 차이로 이미 운행이 끝난 상태였다. 허탈....

 

 

텔레페릭이 아니면 못 올라가는 줄 알고 포기하려 했는데 같이 허탈해 하던 다른 한국인 두 명의 대화를 들으니 버스가 있단다. 빙고! 버스인들 어떻고 텔레페릭이면 어떨까.

 

꼭대기에 올라가서 보는 바르셀로나 시내의 야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카메라에 그 느낌을 정확히 담을 수 없었다.

 

 

밤에 본 몬주익 성(Castell de Mntjuic)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조명을 받은 모습이 더욱 웅장하고 근엄하게 보였다. 더 많이, 더 오래 둘러보고 싶었으나 밤 시간의 언덕은 날씨가 너무 추웠고, 사람도 없어서 다시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  

 

 

 

 

 

시내를 하루종일 걸어도 전혀 힘들지 않고 볼거리,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한 매력적인 도시가 바르셀로나이다.

Posted by TravelGirl
2014. 2. 21. 03:38

바르셀로나는 시내 전체가 미술관이고 박물관이다. 거리에 나오는 순간부터 내가 외국에 있음이 실감난다.

 

호스텔에서 진행하는 Free walking tour에 참가하여 고딕지구(Barri Gothic)를 중심으로 주변부터 둘러 보았다.

고딕지구는 작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고 여러 유적지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바르셀로나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이다.

 

레이알 광장(Plaça Reial)은 중앙의 큰 분수와 주변 야자수들이 인상적인 곳이다. 여기에는 학교를 갓 졸업한 가우디(Gaudi)가 설계했다는 가우디 가로등이 있다. 이 가로등은 당시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고 한다. 광장주변의 바에 타파가 맛있다고 하는데 가보지는 못했다.

 

 

 

골목골목 다른 느낌이라 걷는 것만으로도 새롭다. 집집마다 있는 테라스와 건물마다 다른 가로등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오래된 돌길 바닥도 정겨운 느낌.

 

 

 

이곳은 1835년부터 이어져 오는 굉장히 오래된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아저씨가 문열고 있는 곳은 통닭 그릴이다. 우리나라 트럭에서 턱걸이 하는 통닭과 아주 똑같다.

 

 

이 곳은 예술학교라고 했었던 것 같다. 피카소가 다녔었다고 했었나...? 유명한 사람이 다녔었다고 하는데 정확히 기억이...ㅡ.ㅡa

 

 

예술학교의 맞은편 건물에는 이렇게 깜찍한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있다. 프랑스의 거리예술가가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푹 빠져서 여기 뿐 아니라 뉴욕, 런던, 파리 등 도시마다 하나씩 박아놓았다고 한다. 이것만 찾아다니며 인증샷 찍는 여행자도 있다던데...

 

 

이 도시에서 재미있는 것은 거리의 벽화이다. 낙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예술적으로 보인다. 거리 뿐만 아니라 집집마다, 상점마다 주차장이나 셔터의 철문에 그림을 그려 놓았다. 거리를 걸으면서 보는 쏠쏠한 재미이다.

 

 

 

산타 마리아 델 마르 성당(Iglesia de Santa María del Mar)은 14세기에 뱃사람들이 모금해서 지은 곳이란다. 바다로 떠나는 선원들이 안전한 항해와 무사 귀환을 빌었던 곳이다. 성당은 들어가서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열려 있다.

 

 

 

정부청사(Palau de la Generalitat)와 시청사(Ajuntament)가 마주보고 있는 산 하우메 광장(Plaça de Sant Jaume)에서는 소방관들의 시위가 있었다. 대규모로 시위가 진행 중이었고 중앙부에서는 무언가를 태우는 화형식 비슷한 것을 하더니 이후 아주 평화롭게 자진 해산했다. 골목골목 배치된 경찰들도 여유로워 보이는 것을 보니 심각한 시위는 아니었나 보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이유로 무엇을 위한 시위인지는 여전히 모른다. 어쨌든 보기드문 광경.

 

  

 

 

대성당 앞 광장 도착. 대성당 맞은 편 카페 위에는 낙서같은 그림이 있는데 피카소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가이드 말로는 피카소가 이 곳에 들러서 냅킨 위에 끄적끄적 낙서처럼 그리고 간 것을 후에 간판처럼 만든 것이라는 일화가 전해지는데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드디어 대성당(Catedral). 사진 한 장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커다란 규모이다. 저녁 무렵이면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더욱 예쁘고 웅장한 모습니다.

 

 

 

첫날 워킹투어 중에는 문이 닫혀 있었는데 일요일에 다시 들렀을 때는 문이 열려 있어서 내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 보니 관광객들을 위해 열어놓은 것이 아니라 실제 미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유럽의 성당들은 대부분 유적지 혹은 관광지라고 생각했고, 실제 미사가 행해진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경건하게 미사 준비하시는 수녀님과 사제님을 보면서 구경차 들어온 내가 괜히 죄송한 기분이었다. 내부는 어마어마했다. 건축을 잘 모르지만 그 화려함과 장엄함이 내 마음을 경건하게 했다.

 

  

 

 

 

 

 

어느 거리에선가 본 수도꼭지(?). 식수였던 것 같지는 않고... 독특하다. 저 분이 침뱉는 듯한....ㅡㅡ;;

 

 

왕의 광장(Plaça del Rei)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많이 좁았다. 카메라로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각이 나와주지 않을 정도로... 이 주변 건물이 옛날에 바르셀로나를 지배했던 아라곤 왕의 왕궁이라는데...정말 오래된 건물처럼 보인다.

 

 

고딕지구를 떠나서 숙소 방향으로 그라시아 거리(Passeig de Gràcia)를 걸었다. 카탈루냐 광장 북쪽의 이 거리에는 가우디의 작품이 있는 곳이다. 거리를 따라 유명 브랜드 샵과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다.

가우디 건축물인 까사 밀라(Casa Milà)는 보수 공사중이어서 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 가우디의 건축은 건물에 곡선을 적용한 것이 특색이다. 곡선의 지붕 밖에 안 보인다.

 

 

가우디의 또 다른 건축물인 까사 바트요(Casa Batlló)와 가우디와 같은 시대에 활동한 호세프 푸이크 이 카다팔츠가 건축한 까사 아마트예르(Casa Amatller)는 나란히 서 있는데,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곡선에 화려한 장식이 가득한 가우디의 건축물과 달리 타일로 깔끔하고 귀엽게 만든 건물이다. 까사 바트요(Casa Batlló)의 장식은 얼핏 보면 화려하나 자세히 보면 해골 모양에 다소 괴기스럽기도 하다. 밤에 보면 조명에 비춰져 좀 더 화려하다. 동화 속에 나오는 집 같은 느낌이랄까..

 

 

 

 

가우디의 건축물은 내부관람을 하려면 각 건물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데, 다소 비싼 편이다. 건축에 문외한 인고로 겉모습에 감탄하는 것으로 만족!

 

여지껏 본 것 중에 가장 고급스러워 보이는 맥도날드. 바르셀로나 시내는 이런 노천 카페와 노천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그냥 앉아서 거리를 보며 커피 한 잔, 맥주 한 잔 마시고 또 움직이면 된다.

 

 

카탈루냐 광장(Plaça de Catalunya)은 바르셀로나 시내 관광의 중심이며 출발지이다. 공항버스는 물론 온갖 교통이 모이는 곳이고, 시내를 둘러보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게 된다. 길을 잃었을 때도 방향을 잡는 기준점이 된다. 위쪽에서 내려오다가 광장을 만나면 좌 삼성, 우 애플 로고를 보게 된다. 현 세대 첨단 기술 최고 경쟁자들의 은근한 경쟁이 보인다.

 

 

 

이 도시는 곳곳에 멋진 동상이 있다. 각 동상의 인물과 형상에도 의미가 있는데, 처음에는 하나하나 신경 써서 찾아보고 감탄하고 했는데 너무 많다 보니 다 찾아보기 어려워서 그 다음엔 겉모습만...

 

 

중앙 분수대 부근은 물론 주변 곳곳이 공사중이라서 사진 속에서 보던 멋진 광경이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광장의 풍경은 볼 수 없었다. 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여러 방향으로 있는데 기둥마다 조각상이 있었다.

 

 

바르셀로나 시티투어 버스는 빨간색 2층 버스로 아기자기하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는데도 오픈된 2층에 타고 다니는 관광객들이 참 많았다. 주변 관광지와 건물들과 정말 잘 어울리는 버스.

 

 

  

카탈루냐 광장(Plaça de Catalunya) 남쪽은 람블라스 거리(Las Ramblas)와 바로 연결된다. 거리를 따라 걸으면서 발길닿는 대로 둘러보면 된다. 시내 자체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여유있게 걸어서 둘러보다가 힘들면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 된다. 메트로도 구석구석 연결되어 있어 이용이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Posted by TravelGirl
2014. 2. 10. 01:10

배낭여행에서 숙소는 중요한 선택이다. 여행기간 중 나의 휴식처이고, 나의 집이니까.

여행에서든 일상에서든 집에 오면 안락하고 편해야 한다.

 

반면 개인적으로는 배낭여행에서 숙소에 돈을 별로 들이지 않는다.

그저 잠만 잘 뿐인데 안전하고 깨끗하면 된다.  

 

그래서 주요 사용하는 방법이,

1) 호스텔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서 지역을 선택한 후,

2) 검색 결과를 이용후기 점수 순으로 정렬하고,

3) 1위부터 따라 내려가며 적당한 가격의 호스텔을 선택한다.

 

요즘 사이트에서는 각 부문별로 고객의 평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성향에 따라 고르기도 편하다.

내가 가장 많이 신경쓰는 부분은 청결도, 위치와 보안이다.

 

Booking.com의 이용후기

 

 

이렇게 해서 선택한 이번 여행의 숙소에 대한 리뷰를 시작한다.

겨울이라 여행 비수기라서인지 여행 내내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었다.

 

Barcelona 바르셀로나

 

Casa Gracia Barcelona Hostel

Passeig de Gracia 116

08008 Barcelona, Spain

www.casagraciabcn.com

P: +34 931 874 497

 

꽤 큰 호스텔로, 여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어린 여행자부터 어르신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가족 여행자들도 머무른다. Free walking tour와 다양한 저녁 이벤트가 있어서 사람들과 친해지기 쉽다.

 

별점: ★★★★★

 

장점

1) 풍성한 Breakfast : 시리얼, 요거트, 쥬스, 우유, 다양한 종류의 빵과 잼, 버터, 과일 등등. Breakfast는 최고였다.

2) 24시간 제공되는 coffee machine

3) 친절한 스탭 & 유용한 정보 : 친절한 직원이 유용하고 현실적인 여행/생활정보를 준다. 모든 질문은 리셉션에 물어보라. 

4) 다양한 저녁 이벤트 : 저렴한 가격에 매일 저녁 다른 메뉴를 제공하고, 클럽 데이, 플라멩코 쇼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한다. 혼자 온 여행자도 심심하지 않을 수 있다.

5) 메트로 역과 가깝고 주요 관광지들까지의 접근성도 좋다.

 

단점

도미토리 3인실이었는데 방 안 욕실(화장실)의 문이 간유리로 된 문이라 실루엣이 보이고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리는 난감함이...

 

 

Granada 그라나다

 

Sweet Albayzin

Calle Horno del Oro, 21

lacasagranada@gmail.com

P: +34 958 073 376 / +34 610271272

 

알바이신 지구 안에 알함브라 궁전이 보이는 곳에 있는 주택 타입의 숙박이다. 전문 숙박업소가 아니라 가정집의 방을 쉐어하는 느낌. 친절한 주인 언니 덕에 그라나다에 사는 언니집(동생집?)에서 하루 머물고 온 것 같다.

 

별점: ★★★★

 

장점

1) 여행을 위해서는 최적의 위치이다. 알함브라 궁전까지 10-15분 도보 거리, 산 니콜라스 전망대까지 10분 이내, 다른 관광지도 가깝다. 테라스에서 알함브라 궁전이 건너다 보인다.

2) 그라나다 주택 체험 : 물론 여행자를 위해 약간의 개조는 했겠지만 인테리어나 내부 구조가 집에 있는 것 같다.

3) Breakfast : 시리얼, 쥬스, 우유, 머핀, 빵, 커피 등... 조촐하지만 따뜻한 아침식사

 

단점

여행하기에는 좋은 위치이지만 알바이신 지구 자체가 골목이 좁고 미로같다 보니 골목 안에 있는 숙소는 다소 외진 느낌이다. 늦게 다니기에는 맘이 편하지 않은 위치이다. 주변 골목길이 모두 자갈밭이라서 트렁크(수트 케이스)를 갖고 다니는 여행자는 어려움이 있다.

 

 

Sevilla 세비야

 

Sevilla Hostel One Centro

Angostillo, 6, Casco Antiguo

Sevilla, 41003

hostelonesevillacentro@onehostel.com

P: +34 954 221 615

 

중심부에서 약간 떨어져 있고 찾기가 다소 까탈스럽다. 꽤 큰 호스텔이고 시설도 좋은 편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One Hostel은 체인으로 여기저기 도시마다 있다고 하며, 한 곳에서 묵은 후 다른 곳의 체인으로 가면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한다.

 

별점: ★★★☆

 

장점

1)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2) 직원이 엄청나게(!) 친절하고, 유용한 정보가 많다.

 

단점

1) 위치가 다소 애매하다.

2) 방 안에서는 WiFi가 안 된다. 1층 공용 로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3) 히터를 돌려도 방이 춥다.

4) 아침식사가 없다.

 

 

Madrid 마드리드

 

U Hostels Madrid

Calle de Sagasta, 22

Madrid, 28004

info@uhostels.com

P: +34 91 445 03 00

 

오픈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욕실과 화장실도 넉넉하고, 방안에 개인 로커가 있고(자물쇠는 챙겨가야 함. 필요시 유료 대여), 침대마다 취침등과 전원 플러그, 소품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편리하다.

 

별점: ★★★☆

 

장점

1)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소소한 편의 시설이 잘 되어 있다.

2) 메트로와 가깝고,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

 

단점 - 일반적으로 단점이 아닐 수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높았던 호스텔 가격에 비해 단점으로 비춰진 부분들이다.

1) Breakfast가 다소 어이 없었다. 무료는 토스트 2장 + 딸기잼과 버터 + 우유 또는 오렌지 쥬스를 배급받는다. 3유로를 내면 토스트 2장 더, 햄, 치즈 등을 추가 지급(?) 받을 수 있다. 커피는 유/무료에 상관없이 1유로 내야 한다.

2) 셀프 베드 메이킹. 체크인 시 침대, 이불, 베개용 린넨을 지급받고(여기까진 흔한 일), 체크아웃 시에 모두 벗겨서 리셉션에 들고 내려가야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Lisbon 리스본

 

Lisbon Destination Hostel

Largo Duque do Cadaval, 17

Estação do Rossio 2F

1200-160 Lisboa

lisbon@destinationhostels.com

P: +351 213 466 457

 

기차역(Rossio) 내부에 위치한 호스텔. 이런 위치에 호스텔이 있다는 것이 가능한가, 국영인가 싶을 정도로 어이없이 진짜 기차역 안에 있다. 위치좋고 깨끗하고 시설좋고 무엇보다 너무나 친절하고 정이 넘치는 스탭들이 정말 좋았다. 별 다섯개 이상 주고 싶은 곳.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호스텔!

 

별점: ★★★★★

 

장점

1) 최적의 위치: 메트로 역에서도 가깝고, 트램 정류장이나 주변 관광지와의 접근성도 좋다. Rossio 기차역 내에 위치하여 특히 신트라(Sintra) 등 주변 도시를 여행할 계획인 사람에게는 최고의 위치. 공항에서도 메트로로 30분 이내 거리.

2) 친절한 스탭: 직원들 모두 친절을 넘어 친구같고 형제자매같다. 외국에서 '정'을 느낀 독특한 경험.

3) 넓고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체스판, 포켓볼, 기타, 피아노 등 재미있는 놀거리도 풍부하다.

4) 방마다 개인로커가 있고 수건과 자물쇠 등도 모두 무료 대여한다.

5) 풍성한 breakfast: 여러 종류의 빵과 쨈들, 갓구워낸 팬케잌, 쥬스, 우유, 커피, 시리얼 등 다양한 메뉴 

 

단점 - 샤워기가 푸시 버튼 식이라서 10여초 간격으로 계속 눌러주어야 한다는 마이너한 귀찮음이...

 

 

이번 여행의 숙소는 대체적으로 모두 만족!

Posted by TravelGirl
2014. 2. 6. 02:08

다같은 배낭여행인데 유럽여행은 유독 짐 꾸리기에 대한 문의와 조언이 많다.

장기 여행자가 많기도 하고,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게 되는 독특한 여행 특성 때문일까.

나의 경험과 여러 유럽여행 경험자들의 의견을 더하여 최종적으로 17일간의 이번 여행을 함께 한 물건들이다. 

 

배낭: The North Face QUASAR (28L)

- 많이 작았으나, 내가 가진 배낭 중 가장 큰 것이라는 것을 하루 전에 짐 챙기며 알게 되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 유럽은 돌길, 자갈길이 많아 수트 케이스보다 배낭이 이동에 편하다. 실제로 수트 케이스 뒤집어지는 것 여러 번 봤다. 

 

보조가방: 크로스백

- 소매치기가 많아 백팩은 위험하다고 하여 크로스백으로 결정 

 

결국 나의 짐은 이렇게 꾸려졌다. 배낭 위에 침낭을 올리고 레인커버를 덮은 후

밴드로 묶어 버렸다.

 

신발: 컨버스 타입의 Polo 스니커즈

- 개인적으로 컨버스가 제일 편한 컨버스 매니아

* 낡은 컨버스를 신고 갔는데 여행 중 바닥이 갈라져서 비오는 날 물이 철철 넘쳤기에 버리고 새 신을 신고 돌아왔다.

유럽은 돌길이 많아서 신발이 빨리 닳는다고 하더니 다소 낡긴 했지만 바닥이 그리 쭉 째질 줄은 몰랐다. 여행 뒤로 갈수록 날씨가 점점 안 좋아져서 비온 날이 많았는데 물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포기. 마침 스페인/포르투갈이 연초 대바겐세일 기간이라 득템했다.

 

    

갈 때 이랬던 신발이        ----------->               올 땐 이렇게~

 

1. 여권 / 여권사본, 여권용 사진 2장 

- 소매치기로 유명한 나라이기에 사본을 여러 장 준비하여 가방 여기저기에 분산 배치

* 여권은 숙소에 보관하고 사본을 들고 다녔다.

 

2. 항공권(e-ticket)

 

3. 세면도구: 샴푸, 린스, 샤워젤, 치약, 칫솔, 샤워스펀지, 이태리타올

- 여행용 세트의 작은 병(50ml, 5회 가정)과 1회용 팩 제품을 날짜만큼 준비

* 여러 경험자들의 추천으로 챙겨 간 이태리타올은 한 번도 안 썼다.

 

4. 수건 1장

* 숙소에서 무료 제공하면 숙소의 것을 썼다. 안 주는 숙소에서만 꺼내썼다.

 

5. 화장품: 스킨, 로션, 에센스, 썬크림, 기초 색조화장품

- 몽땅 샘플로 준비. 미샤/스킨푸드 등에서 주는 1회용을 날짜만큼 준비

 

6. 양말, 속옷 3개씩

* 매일 샤워할 때 간단히 손빨래해서 널어놓으면 금방 마른다.

 

7. 티셔츠 4벌, 바지 1벌, 레깅스 4개(기모 2, 일반 2), 스커트 2벌, 롱스커트 1벌

- 빨아도 잘 마를 수 있는 얇은 면티 위주로 준비

- 레깅스에 겹쳐입는 스커트를 우선 챙겼으나, 혹시 짧다는 이유로 성당이나 수도원 등에 못 들어갈까 하여 긴 것도 추가

- 상의와 하의로 구분하여 의류 압축팩으로 압축

* 두께와 무게를 감안하여 가장 부피가 적은 유니클로 울트라 스트레치 진을 가져 갔는데...색깔에 실패했다.

   핫핑크여서 무채색으로 일관된 겨울옷 사이에서 너무 튀었다. 한 도시에서 하루 밖에 못 입음..또 입으면 어제 그 애..

 

8. 카디건 1벌: 유니클로 히트텍

- 추우면 겹쳐 입을 용도. 히트텍이 두께에 비해 보온성이 뛰어나다.

 

9. 잠옷: 면티 1벌, 쫄바지 1벌

 

10. 충전기: 핸드폰, 카메라 충전용

 

11. 쪼리

* 숙소 내에서 아주 유용. 슬리퍼는 어딜 가나 꼭 챙겨야 하는 아이템.

 

12. 우산, 우비

 

13. 멀티탭

- 3구 멀티탭. 전선 달린 것 말고 3방향으로 3구 확장

* 강력 추천 아이템! 숙소 침대 옆에 보통 콘센트 1개 있는데 확장하여 사용. 카메라, 핸드폰 등의 동시 충전 시 매우 유용.

  특히 밤기차의 침대칸에 하나 밖에 없는 콘센트를 3개로 만들어 주어 핸드폰 충전에 눈치보지 않았음.

 

14. 카메라: DSLR과 똑딱이 

 

15. 비상약: 후시딘, 밴드, 소화제, 감기약, 진통제

 

16. 렌즈관리용품(보존액)

 

17. 맥가이버 칼

- 꼭 필요하진 않지만 가끔 한 번씩 엄청나게 유용함

 

18. 랜턴

- 숙소에서 밤늦게 움직일 때 사용

- 핸드폰으로 대체 가능하나 핸드폰 배터리가 말썽인 이유로 캠핑용 목걸이 랜턴 챙김

 

19. 침낭

* 밤기차나 숙소의 청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여 챙겨갔으나... 숙소는 엄청 깨끗하고 밤기차도 편안했다.

   Sevilla에서 숙소가 추워서 단 1번 사용함. 그래도 한번은 펼쳤다...

 

20. 여성용품

 

21. 세제

- 드럼용 액체세제 퍼실을 약국에서 아기 물약 담아주는 용기에 담아감

* 속옷, 양말 손빨래에 조금씩 사용하니 좋다. 액체세제 추천.

 

22. 여행용품: 목쿠션, 수면안대, 배낭레인커버, 티슈, 물티슈, 자물쇠

* 숙소에서 라커는 제공하면서 자물쇠는 없고, 돈받고 빌려주기도 한다. 여분 자물쇠를 챙기는 것이 좋겠다.

 

23. 노트북: SONY VAIO 8" 포켓 PC

- 여행사진 backup과 블로깅, 숙소나 교통 예약을 위함

* 숙소마다 PC가 있어서 많이 쓰지는 않았다. 카메라 메모리가 꽉 찼을 때 사진 backup으로 사용

 

24. 망또

- 담요 겸 겉옷 겸

* 나의 여행준비물에 항상 있는 것이다. 추울 때는 담요로 덮고, 쌀쌀한 날씨엔 덮어쓰고 나갈 수 있어 유용하다.

 

25. 모자

- 야간 이동으로 씻지 못한 날, 머리에 신경쓰지 못한 날을 위한 필수 아이템

 

26. 가이드북

- 프렌즈 시리즈로 공항에서 구입

 

이 모든 것을 28리터 가방에 넣으니 이동할 때마다 항상 차곡차곡 다시 짐을 꾸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했다.

어쨌든 그렇게 떠났다... 

Posted by TravelGi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