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들어있는 꿈.
신의 영혼이라는 오.로.라.
오로라를 보고 싶었다.
사진으로 보는 환상적인 풍경과 TV에서 본 하늘을 일렁이는 커튼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언젠가부터 나의 꿈이 되었다.
꼭 보러가야지 하면서도 한겨울에 북쪽으로 올라가서 그 매서운 추위를 견뎌 내야 한다는 생각에 선뜻 결심이 서지 않았다. 오로라를 만나면 왠지 무서울 것 같았다. 누군가 오로라에서 노랫소리 같은 바람소리가 난다고도 했다. 보고싶다는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생겼다. 이런저런 이유로 오랜 시간의 망설임 끝에 드디어 오로라를 찾아가기로 했다.
오로라 하면 떠오르는 곳은 아이슬란드와 캐나다 옐로나이프(Yellowknife).
옐로나이프는 오로라 관광이 대중적인 도시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곳으로 찾아간다.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도 높아서 길어도 3일 머물면 최소 한 번은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로라 빌리지에 가면 티피 텐트에서 추위를 피하면서 하늘을 보며 오로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그것이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하늘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굳이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서 단체로 일부러 기다린다는 컨셉이 왠지 모르게 안 내켰다.
그래서 아이슬란드에 가고 싶었다. 그냥 숙소에서, 일상에서, 문득 하늘을 보았을 때 선물처럼 나타나는 오로라를 기대했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이 만들어 준 이미지가 한 몫 한 것 같다.) 아이슬란드에 가자.
항공권을 검색했다. 연말 초성수기에 임박해서 알아보는 항공권은 예상대로(!) 엄청나게 비쌌다. (2주 자리를 비울 수 있을까, 직장인이 2주간의 휴가를 과연 승인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함에 미리 끊어놓을 수도 없었다) 섬나라인 아이슬란드는 유럽 어느 곳에서 어쨌든 한 번은 환승을 해야 해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비싸다. 이것저것 매일매일 들여다보고 조회하는데 헬싱키에서 환승하는 핀에어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며칠 동안 핀에어의 가격 추이를 살펴보던 중 문득...
"나의 목적은 오로라인데 꼭 환승해서 아이슬란드에 가야만 할까? 핀란드에서는 안 보일까?"
핀란드를 폭풍검색. 핀란드에서도 보인단다. YES!!! 헬싱키 도착으로 비행기를 알아보니 훨씬 저렴하다.
그런데, 헬싱키나 남부 핀란드에서는 볼 수 없단다. 북쪽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기차, 버스 등의 교통편이 있단다. 다시 폭풍 검색. 사리셀카에서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단다. 사리셀카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이발로(Ivalo)라는 곳이란다.
결정! 이발로 IN, 헬싱키 OUT.
목적지를 정했으니 매일매일 변하는 비행기표 가격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해 지기를 기다린다. 들여다 본 지 4-5일 쯤 되었을 때 갑자기 가격이 뚝 떨어지더니 헬싱키 IN/OUT과 유사한 가격이 되었다! 이보다 더 낮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오늘 꼭 예약을 해야한다. 갑자기 없던 용기가 생긴다. 살짝 눈치를 보면서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던 휴가를 과감하게 신청한다. 팀장님이 결제시한 내에 승인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다행히 쏘쿨한 팀장님은 바로 승인해 주셨다. 결제. 비행기표는 역시 손가락 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다음은 숙박. 여기에서 막혔다.
기본적으로 핀란드는 물가가 비싸다. 내가 가려는 북부는 더더욱 비싸고, 호스텔도 몇 개 없다. 오로라를 볼 때까지 북쪽에서 내려오지 않고 머무를 계획이었는데 배낭여행객이 그런 숙박비를 감당하려니 엄청나게 버겁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고자 온갖 호텔, 호스텔 예약 사이트는 물론, 구글에서 이름만 언급되고 예약 사이트에 올라오지 않는 곳까지 모두 뒤적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된 라플란드(Lapland) 7일 투어. 숙박과 교통을 포함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비록 옵션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긴 하나 온갖 체험과 활동도 포함되어 있다. 이거다!!! 숙박이 저렴하게 해결되고, 모든 체험들을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찾아보며 예약하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5일 동안을 따로 계획을 짜지 않고 온전히 맡길 수 있다. (늘 계획없이 다니긴 하지만... :D)
이렇게 본의 아닌 득템으로 첫 주의 숙박과 일정 해결.
나머지는 첫 주 상황에 따라 가서 정하자. 투어 일주일 동안 오로라를 만나지 못하면 계속 북쪽에 머물며 기다리고,
오로라를 만나면 남부 여행하는 걸로. 그러니 나머지는 가서 해결하자.
준비 끝. 이번엔 겨울왕국+신의 영혼 = 기대 잔뜩~!!
겨울여행이라 배낭 하나에 밀어넣기 실패...가방 하나 더
- 여행기간: 2016.12.18.SUN - 2017.1.1.SUN (14박15일)
- 여행코스: 이발로 - 바사토카 - 사리셀카 - 로바니에미 - 헬싱키 - (탈린) - (포르보) - 헬싱키
- 비행기: 핀에어 (인천-이발로, 헬싱키-인천)
- 숙박
- 이발로: 호텔 쿨라타히푸 (1박)
- 바사토카: 바사토카 유스센터 (4박) - Lapland tour
- 로바니에미: 산타스포츠 리조트 (2박)
- 로바니에미 - 헬싱키 야간열차 (1박)
- 헬싱키: Aisha's home by Airbnb (4박)
- 헬싱키: 호텔 큐물러스 카이사니에미 (1박)
- 헬싱키 - 인천 기내 (1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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