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12. 22:44

※ 2015년 12월 29일. 여행 둘째날


트램을 타고 유노카와 온천(湯の川溫泉)에 내리면 가장 먼저 노천 족욕탕이 보인다. 여기는 공용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당연히 무료.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다. 낮에 도착해서 봤을 때는 관광객 두 명이 발 담그려 준비하고 있었다. 



관광안내센터에서 받은 온천 목록에서 ① 트램 정류장에서 멀지 않고, ② 금액이 합리적이고, ③ 노천탕이 있고, ④ 숙박 안 하고 당일 온천만 할 수 있는 곳을 기준으로 해서 타쿠보쿠테이(湯元 啄木亭)내정해 놓았다.


온천 목록. 1-7까지만 숙박없이 당일 온천 가능하단다.


족욕탕은 그냥 지나치고, 타쿠보쿠테이를 찾아간다. 받은 온천 목록 아래 각 온천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가 있는데 뭔가 실제 지형하고 살짝 다른 느낌이다. 어리버리의 시작. 대략 지도에 표시된 방향대로 내려가는데... 온천이 있을 만한 곳이 아닌데? 찾는 곳은 안 보이고 우체국이 보인다. 아! 나 국제우편 엽서용 우표 사야한다. 우체국에 먼저 들어가서 우표를 사려는데 당연히(!) 말이 안 통한다. 하긴 시골 우체국에 외쿡인이 무슨 우표를 사러 오겠냐마는... 어쨌든 이래저래 해서 우표 두 장을 사서 나왔다. 성공!


 

해외여행 중 가족이나 친구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엽서를 한 장 써서 보내면 기록도 되고, 기념도 되고, 좋은 선물이 된다. 관광지에서 엽서를 사고, 우표를 사서 우체국에서 발송하거나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표준 크기 엽서의 국제 발송 요금은 수신 국가에 상관없이 같은 금액이다.


우표를 사서 뿌듯한 마음으로 나오긴 했는데... 타쿠보쿠테이를 어떻게 찾아가지? 우체국 앞을 지나가는 어르신께 길을 물으니 열심히 설명해 주시는데 모르겠다. 한 건물을 가리키시며, 뭐라뭐라 하시는데 '저 건물까지...' 밖에 못 알아듣겠다. (결론적으로는 저 건물 뒤 or 저 건물인데 입구가 반대쪽에 있다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아주 해맑은 표정으로 못 알아 들었더니 같이 가자 하신다. 반가운 마음에 그 쪽 가시는 길이냐고 여쭤보고 싶으나... 내가 아는 단어 범위에서 그 문장 조합이 안 된다. 게다가 Yes/No 이외의 대답을 하시면 못 알아들을 것이 뻔해서 말을 못 건다. 센스있는(?) 이 어르신이 말 한 마디 안하고 묵묵히 직진하셔서 나도 묵묵히 따라갔다. 타쿠보쿠테이 호텔 입구에 이르러서야 여기라고 하시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신다!!! 이런... 감사해라... 그 분도 이쪽 방향으로 오시는 길인줄 알았는데 일부러 오신 거였구나. 90도로 허리숙여 '아리가또 고자이마쓰~'를 외쳤더니 손짓 한 번 하시고 휙 가신다. 정말 고마운 분이다. 정말 고맙습니다.


시골여행의 묘미 중 하나. 순박하고 좋은 분들의 뜻밖의 도움. 큰 도시가 아니고, 특히 시골로 갈 수록 어딜가나 인정이 넘치고 사람들이 참 좋다.


 

   

타쿠보쿠테이 호텔의 온천은 11층에 있다. 프런트에서 온천하러 왔다고 하면 결제해 준다. 수건 대여료는 별도이다. 아침에 수건 하나 챙겨 나왔다. 옆에 있는 슬리퍼로 갈아신고 엘레베이터 타고 올라가라 한다. 올라가면 그 다음은 알아서... 안내고 뭐고 없다. 눈치껏 하면 된다.


온천은 꽤나 좋다. 사람도 별로 없고, 실내 온천도 한 쪽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특히 바깥에 있는 조그만 노천탕은 완전 좋다. 영하의 날씨에서 호텔 옥상에서 시내 야경을 내려다 보면서 노천 온천이라... 시내가 보이는 건물 옥상에 옷을 안 입고 서 있다는 것이 어색하면서도 묘했으나, 그것도 잠시. 너무 추워서 온천에 퐁당. 실내와 노천을 왔다갔다 하고, 따뜻한 물 속에 앉아 해지는 것도 보고, 한참을 실내/노천을, 물 밖/물 속을 들락날락 하면서 제대로 쉬고 때깔좋게 해서 나왔다. 대만족!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11층 온천입구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야경을 하나 남겼다. 이런 풍경이 온천 안에서도 보인다.



드.디.어. 야경보러 간다~!!! 

타쿠보쿠테이를 나와서 다시 트램을 타고 전날 갔던대로 주지가이(十字街)로 가서 또 같은 길을 꾸역꾸역 올라간다. 오늘 아침 트램 1일권을 끊어서 로프웨이를 10% 할인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어제보다 나아진 점이다. 드디어 티켓을 손에 들고 로프웨이를 타러 올라가려는데... 중국 단체 관광객 3~4팀 사이에 끼었다ㅠㅠ. 사람이 너무 많다. 지금 올라가기 싫다. 화장실 앞에 음료 자판기와 테이블이 있는 휴게실이 있길래 한참을 앉아 놀며 관광객들 다 올라갈 때까지 기다렸다. 다행히 WiFi 지역이라 심심치 않을 수 있었다. 어느 나라 관광객이든 그들 단체의 중간에 끼는 것은 정말 싫다. 사람많고 시끄럽고...


관광객들을 모두 다 보내고 뒤늦게 로프웨이를 타고 산꼭대기로 올라간다. 산 위에 올라가면 세계 3대 야경이라는 하코다테 항구의 야경이 보인다. 멋지다. 특히 이 전망대가 정말 마음에 드는 건, 거의 모든 전망대는 유리창 밖으로 봐야 해서 늘 아쉬운데, 여긴 야외에서 완전 탁트인 야경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이 야경에 자부심이 있는 것이겠지. (누가 정한 건지 모르겠지만) 하코다테 야경은 홍콩, 나폴리와 함께 세계 3대 야경이란다. 야외이니 만큼 춥긴 하다. 


 로프웨이를 탈 때 뒷쪽(산 아래쪽)으로 자리를 잡으면 올라가면서 점점 야경이 눈앞에 열리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야경의 난간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분주해서 사람없는 야경을 감상하거나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단체들 사이에서 꿋꿋하게 감상하고, 사진도 찍고 내려오면 기념품 샾이 있다. 관광지 기념품 샾 치고는 상당히 큰 규모이다. 잠깐 들렀는데... 아까 먼저 올라간 단체 관광객들이 어마어마한 양의 기념품을 바구니에 담고 있다. 저걸 어떻게 다 들고 돌아가시려고... (별 걱정...)


야경은 충분히 봤고, 기념품 샾은 대충 구경만 하고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온다. 내려와 보니 호텔로 돌아가긴 살짝 아까운 시간이고, 그렇다고 어딜 또 들르기는 조금 늦은 시간이다. 공화당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야경도 멋있다 하여 딱 거기까지만 보고 돌아가자..하고 걸어가는데 생각보다 멀다. 야경은 같겠지 라고 급 합리화 하고 붉은 벽돌 창고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조금 가다보니 Bay 주변 바다가 나온다. 여기도 정말 예쁘다.






걷다보니 예쁜 풍경이 계속 나오는데 겨울 밤바다라서 그런지 너~~~~~무 춥다. 어디까지 가보까 하고 있는데 폰이 추위에 기절하신다. 많이 걸었고, 다리도 아프고, 춥고, 배고프고 한데 마침(!) 폰도 기절해서 어딘가 들어가서 뭔가 먹으면서 쉬어야겠다 하는데 앞에 보이는 건 스타벅스 등등 카페들. 밥 먹어야는데... 그 와중에 럭키삐에로가 정면에 짜잔~!!! 이게 왜 이리 반갑지?ㅋ


하코다테에서의 마지막 날이어서 다이몬요코쵸나 선술집에 가서 조촐히 나마비루 한 잔에 간단한 안주로 저녁 먹으려 했는데 춥고 배고파서 앉은 김에...게다가 어제 아주 맛나게 먹어서 커리도 먹어보고파서 1번 커리를 시켰다. 이것도 꽤 괜찮다. 패스트푸드 같은 느낌이 아니네.


      

몸도 녹이고, 폰도 살아났고, 맛있게 먹어 배도 부르고, 이젠 슬슬 호텔로 돌아가야겠다. 트램 끊기기 전에. 

가는 길 골목골목도 예쁘다. 여기는 언덕 길이 참 많다. 눈이 많은 동네인데 이런 언덕에서 어떻게 매년 겨울을 날까...



밥먹으면서 지도에서 찾은 일본 최고 높이의 콘크리트 전봇대가 가는 길에 있길래 슬쩍 한 번 봐 주고... 전봇대 치고는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데, 전봇대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이유로 뭔가 특이한 가보다 하고 촬영만. 투박하다.



트램 정류장으로 올라가는 언덕길도 모두 조명 장식을 해 놓아서 예쁘다.



거리의 눈을 한쪽으로 치워놓으면서 길가의 바닥 가로등이 눈 속에 완전히 파 묻혔다. 왠지 따뜻해 보여...




트램을 타고 호텔로 돌아와서 하코다테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마지막 밤을 함께 할 오늘의 맥주. 개인적 취향으로 왼쪽 음료는 별로...


 


하코다테에서 이틀을 알차게 잘 놀았다. 소박하고 따뜻한 동네. 떠나려니 왠지 아쉽기도 하다.

내일은 다른 도시로 이동. 또 무슨 일이 펼쳐질까?




 

Posted by TravelGirl
2016. 2. 9. 19:19

※ 2015년 12월 29일. 여행 둘째날


하코다테 아침시장을 가기 위해 일찌감치 움직인다. 하루 더 머물 것이지만 방을 옮겨야 하는 이유로 짐을 다 챙겨들고 나왔다. 프론트에 짐을 맡기면서 하루 숙박비를 더 지불하려는데 어제보다 500엔이 내려갔다. 아싸~ 아리가또~!! 매일 달라지는 일본의 숙박비에 대해 잠시 잊었었나보다. 비싸지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하코다테 아침시장은 하코다테 역 바로 옆에 있다. 역을 정면으로 봤을 때 왼쪽 주차장 너머로 있다. 어차피 하코다테 역을 지나가기에 하코다테 역 내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먼저 들러서 지도부터 구하기로 한다. 오늘의 하루종일 이동을 위해 트램 1일권도 사야하고, 나머지 여정의 이동을 위한 지정석도 지정해야 한다.


하코다테 역 앞의 조각상


먼저 트램 1일권 구입. 트램 1일권을 사면 유명 관광지나 쇼핑센터의 쿠폰을 준다해서 쿠폰북을 예상했는데 갱지에 인쇄된 종이 한 장을 준다. 정녕 이것이 쿠폰이라는 거임? 알고보니 이것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소와 내역의 목록이고 그 곳에 가게 되면 1일권을 보여주면 된다. 어느 곳에서는 기념품 엽서를 주기도 하고, 입장료를 5~10% 할인을 받을 수도 있으니 챙기면 도움이 된다.


 

트램 1일권을 샀다면 꼭 할인혜택을 챙기자. 기념품은 별 것 없지만 입장료 10%는 꽤 크다.


 

                 트램 1일 티켓                                     트램 1일권 소지자에게 주는 혜택 목록


트램 1일권은 조그맣고 빳빳한 종이티켓이다. 안쪽에는 스크래치 경품 행운권처럼 숫자들이 들어있다. 사용할 날짜의 년/월/일을 긁으면 그 날짜에만 쓸 수 있다. 트램에서 내릴 때 기사에게 보여주면 된다. 어차피 1일용/1회용인데 돈 많이 안 들이고 패스를 만든 인본 사람들이 참 실용적이라는 생각이다.


 

2015년 12월 29일에 사용. 이런 것은 10원짜리로 긁어줘야 제 맛이기에 굳이 1엔 동전으로 긁었다


온천 정보도 수집. 둘째날에 노보리베츠에서 온천하고 숙박하려 했었는데, 하코다테에 하루 더 있게 되는 바람에 계획했던 노보리베츠 온천을 즐길 시간이 애매하다. 온천이 노보리베츠에만 있나? 하코다테에도 있다! 그래서 여기에서 유노카와 온천(湯の川溫泉)을 가기로 했다. 노보리베츠에 가서 시간되면 또 하면 되지, 뭐. Information에 문의해서 숙박을 하지 않고도 온천만 즐길 수 있는 온천욕장의 목록과 지도를 받았다. 선택 기준은 노천탕이 있으면서 트램 정류장에서 가까운 곳. 저녁에는 꼭 야경을 보러가야 하니까 너무 깊이 가면 안된다. 입구에 있는 타쿠보쿠테이로 잠정 확정.


다음 여정을 위한 교통패스 좌석도 지정. 어젯밤에 대략 짜놓은 일정대로 일단 좌석을 지정한다. 내일 오전 10시쯤으로 여유있게 가고 싶었는데 이미 만석이라 지정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일찍 움직이기로 한다. 이로써 이동 경로 확정. 좌석 지정한 편을 못 타더라도 다른 열차를 자유석으로 탈 수 있으니 여정은 얼마든지 변경 가능하다. 그다지 빡빡하게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지정석 티켓. 나머지 여정의 이동 일정 확정


준비 할 것 다 했으니 관광객 모드 시작. 우선 가까운 아침시장부터 시작한다.

아침시장은 수산시장이다. 아침식사를 하는 관광객들도 많이 보이는데, 저런 밤에 술안주로나 먹을 해산물로 아침을 시작하다니.. 





하코다테와 홋카이도의 명물 게. 털게는 물론 온갖 종류의 게들이 다 있는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 하다.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1층 상점에서 고르고 회, 구이 등 요리를 주문하면 건물 2층에 있는 식당 자리로 배달해 줘서 앉아서 먹을 수 있다. 해산물은 어디 가나 비싸긴 한데 여기는 상대적으로 살짝 저렴하다. 저 크기에 저 무게에 저 가격이면 훌륭하지.

저거 한 마리 맛보고 싶긴 한데 아침부터 관광객들 사이에 혼자 앉아서 저만한 게 뜯기가 참... 나홀로 여행의 단점이다 ㅡㅡ;; 내 언젠가 단체로 다시 가서 꼭 먹어볼테닷!




 


이미 팔린 놈인지 큼지막한 게를 들고가던 아저씨가 사진 찍으라고 포즈를 취해 주신다. 크긴 어마어마하게 크다.



아예 저울 위에 올라앉혀 놓은 모델(?) 게도 있다. 한 마리에 2.56 Kg. 저 위에서 꿈틀대는 몸부림이... 쩝...짭짭...쩝...냠냠...



블로거님들 사이에서 유명한 키쿠요 식당. 이 곳의 삼색덮밥이 아주 유명하단다. 연어알(이쿠라)과 성게내장(우니)와 게살/새우/가리비 등을 덮은 덮밥인데 연어알, 성게내장이 나에게는 둘 다 내키지 않는 음식이라 먹어볼까말까를 한참 고민하다가 접었다. 아무리 여기에서 특별하다 해도 도저히 먹을 자신이 없다. 나에게 해산물은 참 적응이 안되고 도전하기 힘든 존재 ㅡㅡ;;.  

 

 


시장 내부에서는 건어물이나 절임생선, 젓갈류를 팔고 있다. 맛보고 사라고 불러 주시는데 저걸 여행 내내 들고 다니다가 들고 들어올 수 없으니 패쓰. 




여행을 하면서 물건을 잘 사지 않는 편이고, 또 배낭을 메고 다니다 보니 짐 늘어나는 것이 싫어서 특히 여행 초반에는 기념품도 잘 안 사는데 이 미니어쳐 마그네틱 덮밥들은 너무 귀여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새우가 올려진 삼색덮밥으로 하나를 집어 들었다. 너무 귀엽고 완전 맘에 들어~!



아침시장을 빙빙 돌았는데 여기서 유명하다는 해산물로 만든 음식들이 아침식사로는 다소 부담스런 느낌이기도 하고, 내가 먹지 못하는(or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해물 재료로 된 음식이 너무 많다. 딱히 먹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또 다른 하코다테의 맛집 아지사이(あじさい) 라멘을 찾아가기로 한다. 아지사이 라멘은 교로카쿠공원(五稜郭公園) 근처에 있다. 


교로카쿠 공원으로 가려고 하코다테 에키마에(函館驛前) 트램 정류장에서 트램을 타려는데 헉! 트램이 운행을 안 한단다. 트램 1일권도 샀는데!!! 트램 직원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열심히 설명을 해 주시며 승객들을 한쪽으로 안내하신다. 눈만 멀뚱멀뚱 어째야 하나 하고 서 있었더니 아저씨가 설명해 주시려다가 내가 일본어를 모르니 당황하신다. 아저씨가 몇 단어 섞어 주시는 영단어와 내가 몇 개 알아듣는 일본어와 정황 근거를 바탕으로 트램 탈선사고가 나서 구간 폐쇄되었다는 것까지는 파악했다. 그 다음은? 아저씨가 한쪽을 가리키며 버스를 타라는데 버스 정류장이 어디인지, 몇 번 버스를 타야하는 건지, 야심차게 산 트램 1일권이 이러한 상황에서는 버스에서도 통용되는지 전혀 감이 안 온다. 답답해 하던, 그러나 끝까지 친절했던 아저씨가 내 옆에 서 있다가 안내받고 저쪽으로 가고 계시는 어르신을 가리키며 저 분 따라가란다. (이런 건 잘 알아듣네... 기특하게도...) 어르신을 따라 건너편에서 조금 내려가니 버스가 한 대 서 있다. 알고보니 폐쇄된 트램 구간을 대체하는 버스였다. 굉장히 빠른 대응에 은근히 놀랐다. 하긴... 눈이 이렇게 많이 오는데 이런 일이 흔하게 생기겠지... 타기 전에는 시내버스인가 싶어서 요금을 내야하는지 고민하다가 앞사람을 그대로 따라하기로 했다. 대체 버스는 공짜. 가다보니 트램이 눈에 미끄러져 탈선해 있고 복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와중에 폰 꺼내서 사고 사진찍는 관광객들... 제발 이러지 좀 말자고요!!!!!!! 버스는 교로카쿠코엔마에(五稜郭公園前)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었다. 이후 구간은 트램이 정상 운행하고 있었다. 


건너편 백화점에 들어가서 WiFi를 잠깐 붙여서 아지사이 라멘 위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고고.


교로카쿠 타워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아지사이 본점은 이미 줄이 쭉 서있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났다고 생각했는데도 여전히 많다. 매장이 2층인데 1층부터 줄 서있다. 어지간해서는 줄서서 먹지 않는 나이지만 이렇게까지 노력해서 먹으려는 사람들을 보니 궁금해서 나도 줄을 서 보았다. 다행히 생각보다 줄은 빨리 빠져서 약 15분 대기 후 먹을 수 있었다.





하코다테에서 시작한 아지사이 라멘은 이제 홋카이도 전역으로 몇 개의 매장을 확장했다고 한다. 그래도 많지는 않다. 치토세 공항에도 있으니 하코다테까지 가지 못한 관광객은 공항에서 맛 볼 수 있겠다.


아지사이 라멘 홋카이도 내 매장 위치


혼자 온 손님들은 주로 창가나 바 스타일의 좌석으로 안내를 받는다. 교로카쿠 타워와 바깥 풍경이 보이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았다. 건너편에 럭키삐에로가 보인다. 



여기는 시오라멘(しおラ-メン, 소금라면)이 유명하다. 맑은 국물의 라면인데 약간 짭짤하긴 하지만 시원하고 깔끔하다. 일본라멘을 무지하게 좋아하는데 그 목록에 시오라멘 하나 추가.



라멘을 먹고 있는데 또 눈이 펑펑 내리고 바람이 쌩쌩 분다. 밖에는 눈이 많이 오고 창밖을 보면서 따뜻한 국물을 먹어서 훈훈하고 뿌듯하여 조금 더 앉아서 바깥구경 하고싶었으나, 대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다 먹고도 앉아 있기가 괜히 미안해서 서둘러 나왔다.


건너편은 바로 교로카쿠공원(五稜郭公園)과 타워(교로카쿠공원(五稜郭タワ―). 교로카쿠는 에도시대 말기에 일본 최초로 유럽식으로 축조한 별모양의 성곽이다.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나 의미를 두고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시 시대적 배경에 따라 만들어진 성곽도시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인지 교로카쿠 축조 배경이나 의미를 찾아보면 교로카쿠 자체에 대한 의미보다 하코다테 개항 역사부터 하코다테와 교로카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역사흐름과 이 곳에서 발생했던 사건에 관한 내용이 더 많다. 


원래 공원을 산책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펑펑 내리는 눈보라에 눈을 뜨기조차 힘들다. 공원은 별모양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별은 커녕 눈앞도 보이지 않는다.




공원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 들어갔다. 물이 다 얼어있다. 이 수로가 위에서 보면 별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데 도저히 전체 모양을 가늠할 수가 없다. 





눈이 이만큼 내렸다. 쌓인 눈이 발목 위로 우습게 올라온다.



갑자기 더욱 거세게 몰아치는 눈보라에 공원의 더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여 타워로 돌아온다. 실내에서,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 훨씬 낫겠다. 거금(?)을 들여 타워 입장권을 끊었다. 트램 1일권을 보여줬더니 기념품 엽서 1장 준다.


교로카쿠 타워 입장권


타워 위에 올라가면 공원의 전체 전경이 보여야 하는데... 눈이 어찌나 내리는지 전경도 뿌연 눈보라 속에 덮여있다. 그래도 별 모양이라는 것은 확실히 보인다. 흐린 날의 뿌연 별 ㅡㅡ;;


 



타워 전망대는 두 개의 층으로 되어 있다. 올라갈 때 엘레베이터를 타면 윗층으로 데려다 주고, 내려오려면 한 층 내려와서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전망대에는 교로카쿠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을 모형으로 만들어서 소개하고 전시하고 있다. 한참을 둘러보아도 전망은 눈보라에 막힌 시야에 깨끗하지 않아서 이제 내려가야지 하고 한 층 내려오는 동안 눈이 멈추었다. 이제서야 바깥이 깨끗하게 보인다. 아... 진짜 정확히 별이구나...



아래 층 전망대에는 투명한 유리 바닥으로 타워 아래쪽이 보이는 곳이 있다. 저~~~~ 밑에 차들이 장난감처럼 보인다. 옆에 중국인 관광객 두 명이 여기에 올라서지 못해서 서로 놀리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고 하고 있다. 고소공포증을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나에게 공포증이 없음에 감사. 여기에서 발올리고 사진찍고 돌아서는데 이 분들이 내가 부러웠다보다. 바들바들 떨면서 올라가서 서로 인증샷 찍어주신다. 처음이 어렵지 별 것 아니랍니다~ 충분히 안전해요ㅎㅎ.



이제 타워에서 내려와서 입구에 서 있는 귀여운 이 아이들에게 인사하고...바이바이~... 타워를 벗어난다.



나중에 알았는데 겨울에는 야간개장해서 밤이면 저 별 모양에 조명이 들어온단다. 눈 속에 파묻힌 모습도 나름 괜찮지만, 눈에 조명을 더한 야경이 훨씬 예쁠 것 같다. 사진이나 엽서에서 보는 4계절 중에는 벚꽃이 예쁘다. 벚꽃 활짝 핀 날에 오면 진짜 감동할 것 같다. 언젠가 벚꽃피는 날 한 번 더 오기를 희망한다. (언제 또 올 수 있으려나...)


다음 일정은 온천. 야경을 맞이하기 위한 목욕재계라고나 할까. 일단 유노카와 온천(湯の川溫泉)으로 가야 한다. 아까 트램 내렸던 곳으로 돌아와서 다시 가던 방향으로의 트램을 탄다. 하코다테 역에서 오는 트램은 교로카쿠를 거쳐 유노카와까지 간다. 

온천 간다~!!! 

Posted by TravelGirl
2016. 2. 2. 02:08

2015년 12월 28일. 여행 첫째날.


11:10am TW251편. 설레는 마음으로 드디어 출발.

인천공항은 한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따뜻하고 화창하다. 살짝 올라간 티웨이 항공의 날개 끝이 귀엽다.

보글보글한 구름 위로 맑은 하늘을 날아간다. 비행기 위에서 내려다 보는 구름은 항상 옳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  


 

인천공항. 여행의 시작                                          상공. 구름 위 세상


저가항공인 티웨이는 식사를 주지 않는 대신, 간단한 간식 도시락으로 승객에 대한 정성(!)을 표시한다. 삼각김밥과 요거트, 바나나 하나. 나름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까지 골고루 갖추어 들어있다. 이 외의 메뉴나 음료는 모두 사 먹어야 한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도 재미로라도 먹고 싶은 깜찍한 도시락이기에 clear. 


 

티웨이 기내서비스 도시락


친절한 기장님은 관광버스 가이드처럼 어느 상공을 지나가는지 설명을 해 주신다. 기분좋은 독특한 서비스이다.

"왼쪽 아래 가운데로 보이는 길이 영동고속도로고...., 오른쪽 1시 방향에 보이는 섬이 울릉도이고..." 

울릉도와 독도 뿐 아니라 기장님의 설명에 등장하는 많은 부분이 비행기 오른쪽에 있어서 왼쪽 자리에 앉은 나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많이 아쉽다. 다음에는 꼭 오른쪽으로 앉아야지!


약 2시간 남짓의 비행 끝에 눈이 듬성듬성 쌓인 겨울 왕국이 보인다. 화창했던 인천공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삿포로다!!!

 

 

삿포로 공항. 겨울왕국 입국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은 예상보다 휑~하다. 오잉? 그 유명한 겨울왕국에 관광객이 너무 없는데...?? 한가하면 좋지, 뭐...


첫 번째 할 일은 레일패스(Rail Pass) 구입. 이번 여행기간 동안 장거리 노선 교통편의 확보가 우선이다. 

비행기 안에서 가면서 대략 잡은 동선대로 교통편을 구상해 본다. (조금 바빠 보여서 여전히 고민중...)


삿포로 → 하코다테 - (1박) - 하코다테 → (도야. 들를까말까) → 노보리베쓰 - (1박) - 노보리베츠 → 오타루 - (1박) - 오타루 → 삿포로 (1박)  


이렇게 가려면 레일패스를 3일권으로 사야 할까, 4일권으로 사야 할까. 3일권 안에 삿포로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데 4일권은  

하루 차이에 가격 차이가 꽤 커서 망설여진다. 안내데스크에 대략의 계획 얘기를 했더니 이리저리 계산하고 나서 3일권 + 오타루에서 삿포로 One-way ticket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처방전을 준다. OK! 3일짜리 패스 구매 완료. 


교통비가 비싼 일본에서는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교통패스를 판매한다. 패스를 잘 활용하면 교통비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다.

국내 여행사에서 미리 예약하고 갈 수도 있고, 현지에서 구매도 할 수 있는데, 여행 시기의 환율을 계산해서 어느 쪽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면 된다. 현지 JR 외국어 안내데스크에서는 한국어/영어/중국어로 상담할 수 있어서 언어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홋카이도 레일패스 한국어 안내 사이트: http://www2.jrhokkaido.co.jp/global/korean/index.html)


신치토세 공항에서는 International 터미널 입국장에서 나오면 앞쪽으로 Domestic 터미널로 향하는 긴 통로가 있다. 그 통로를 따라 약 100m 정도 따라가서 Domestic 터미널로 넘어간 후, 통로 끝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B1F로 내려오면 왼쪽에 JR 외국어 안내데스크가 있다.


우선 하코다테로 이동해야 한다. JR 일본어 못하는 어리버리한 관광객을 위해 친절하게도 몇 시에 어떤 열차를 타고 어떻게 가라고 안내 티켓까지 써 준다.


14:48 신치토세 공항역 출발 - 14:52 미나미 치토세역 도착 - (환승) - 15:03 미나미 치토세역 출발 - 18:18 하코다테역 도착 예정.


 

홋카이도 레일패스 3일권                                 오늘 하코다테까지 가는 안내용 티켓


신치토세 공항역을 출발하면서부터 3일권 패스가 개시된다. 28/29/30일, 이렇게 3일간 쓸 수 있다.


다음 역이 바로 미나미 치토세(南千歲). 이 역에서 하코다테 행 열차로 환승해야 한다. 지정석이 이미 만석이라 예약이 되지 않아 자유석에 자리가 있기를 바라야 한다. 사람들이 줄 하나는 끝내주게 잘 선다. 플랫폼이 실외라서 무지하게 춥지만 3시간 넘게 가야하고, 자유석은 일찍 타는 것이 좌석 확보에 유리하니 오들오들 떨면서 자유석 칸 앞에 줄서서 기다린다.


열차는 지정석 칸과 자유석 칸이 구분되어 있다. 교통패스를 사면 모든 JR 안내소에서 미리 좌석을 지정할 수 있다. 좌석을 지정하지 못하면 자유석에 탈 수 있는데 이 때 좌석은 선착순이다. 여행 일정이 확정되자마자 미리 좌석을 지정해 놓으면 보다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 


영화에서나 봤던 제복을 입은 역무원 아저씨가 여전히 확성기를 쓰면서 안내해 주신다. 역무원도, 확성기도 오랜만... 왠지 정겹다.  



이런! 기차가 20분 지연이란다... 추운데...

(자유석이 몇 호차인지, 기차가 몇 분 지연인지 간신히 숫자만 알아듣는 일본어로 이 모든 것을 이해했음에 스스로 기특하고 뿌듯하다^^)


드디어 기차가 오고, 자유석에 올라갔더니 거의 꽉찼다. 이래서 미리 예약하는구나... 운좋게 자리 GET! 90% 이상 자리가 가득 찼는데 몇 개 남은 자리 중 하나에 앉았다. 


Hokuto 특급(特急北斗) 열차의 자유석 내부


눈이 소복이 쌓인 옛 시골 같은 바깥 풍경을 구경하면서 가는데, 오후 4시 반이 넘으니 슬슬 어둑해지고, 5시가 넘으니 완전히 깜깜하다. 5시부터 완전히 밤이다. 불빛없는 시골이라 야경이고 뭐고 없다. 그냥 깜깜...

그렇게 3시간 넘게 달려서 6:40 쯤 하코다테 역에 도착. 우와~~~ 눈 엄청나게 왔다!!! (나 러시아에 온거니...??) 


하코다테 역 레일과 역 앞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있다. 차가운 느낌이 아니라 폭신폭신 오히려 푸근한 느낌이 나는 건 왜일까. 


내가 타고 온 Hokuto 특급(特急北斗) 열차


일단 숙소찾기. Booking.com을 통해 미리 예약해 놓은 프로모트 하코다테(Promote Hakodate Hotel)을 찾아가야 한다. 어디더라...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해야하는 일이 인포메이션에 들러 시내 지도를 얻는 것인데, 하코다테 역의 인포메이션은 동계에는 5시까지만 한다고 이미 닫혔다. 관광객들에게 지도는 주셔야지요 ㅡㅡ;;


지도도 없고... 그렇다면 어딘가를 찾아가는 데에는 구글맵이 최고!....이나 일단 데이터 네트워크에 연결되어야 맵을 다운받을 수 있다는 함정. 일본은 관광객을 위한 무료 Wi-Fi가 곳곳에 있어서 참 편리하다. 느려터지긴 하지만 뭐... 공짜이니 만족하는 걸로. 하코다테 역사 내에 잠시 머물면서 Wi-Fi를 연결하여 맵을 다운받아 찾아간다.




숙소를 찾아 가는 길에도 눈이 가득 하다. 인도, 차도 할 것 없이 눈이 쌓여있는데 제설을 안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계속 내리는 함박눈에 제설이 소용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인도에는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만들어진 길이 나 있다.


홋카이도의 겨울여행 짐은 가능하다면 배낭이 좋겠다. 무릎까지 눈쌓인 길을 캐리어를 끌고 가는 것도 쉽지 않고, 녹은 눈에 캐리어가 엉망이 된다.



눈길 헤치고 직진 후 한 번 좌회전 하니 호텔. 바로 앞에는 24시간 슈퍼마켓(편의점), 바로 옆에는 맥도날드. 아싸! 굶지는 않겠다!!

위치나 시설이나 이 호텔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가성비 엄청 좋다. 난방소리가 다소 큰 것이 아쉽지만 나머지는 모두 만족. 기대한 것보다 괜찮음 그 이상.



프로모트 하코다테 호텔 (이때부터 똑딱이 카메라의 오토포커스가 동작하지 않아서 ㅡㅡ;;)


사실 하코다테는 막연히 야경을 봐야지...라는 생각만 가지고 왔고, 추운 날씨에 배터리가 빨리 닳아서 폰이 죽어가고 있는지라 잠시 호텔에 머물며 핸드폰 충전하고, 인터넷 검색도 좀 하고, 내일의 숙소를 예약하려 인터넷의 바다를 헤엄치다가... 이런! 겨울에는 야경이 생각보다 일찍 끊김을 발견했다. 큰일이다!! 


체크인 하면서 프런트에 물으니 호텔 앞에서 트램을 타고 주지가이(十字街, じゅうじがぃ)에 내려서 로프웨이(케이블카)까지 걸어 올라가라는데... 아직 트램 타는 법 모르는데... 그리고 이 추위에 이 눈에 걸어 '올라'가라고? 게다가 로프웨이가 비싸다.

잠시 검색한 인터넷에서 보니 하코다테 역에서 출발해서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등산버스가 있단다. 오케이. 이거다. 후다닥 하코다테 역 앞 버스터미널로 갔다. 8:20pm에 도착했는데 8:15pm가 막차라고 한다. 아까비... 더구나 이 등산버스도 겨울철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산꼭대기까지 운행하지 않고 로프웨이 입구까지만 간다고 한다. 이거나 그거나 똑같네. 그나마 덜 아쉽다.


여기에 온 가장 큰 목적이 하코다테 야경인데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지. 다시 트램을 타고 호텔에서 알려준 대로 후다닥.

주지가이 트램정류장에서 로프웨이 입구까지는 약 20분 정도의 언덕길이다. 야경의 일념으로 눈쌓인 언덕길을 꾸역꾸역 올라갔더니 8:51pm. 그런데 이마저도 8:50pm이 막차란다. 분명히 9:00pm 막차라 해서 열심히 올라온 건데?? 알고보니 상행은 8:50pm, 하행은 9:00pm이 막차란다. 8:50pm을 탔어도 10분만에 내려왔어야 한다. 1분 늦게 도착해서 막차를 놓친게 오히려 다행이다. 



땅 위에서 보는 로프웨이 막차


어쨌든 간에 오늘의 야경은 끝. 되돌아 올 수 밖에 없다. 야경보러 여기 온 건데... 계획의 변화가 생기겠군... (늘 그렇듯이...)

아까 급하게 올라가느라 보이지 않던 주변이 되돌아 오는 길에 보인다. 돌담에 소복이 쌓인 눈이 귀엽고 예쁘다.



눈길을 달리는 트램. 트램은 하코다테 여행의 주요 교통수단으로, 잘 이용하면 매우 편리하다.  



첫 날의 원대한 계획을 실패하고 나니 배고파... 돌아오는 길에 뭔가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식당을 찾아 하코다테 역 뒷쪽 골목길로 들어갔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식당이며 상점들이 거의 문을 닫았다. 한 식당 앞에 길냥이가 불쌍하게 한 입만...의 표정으로 식당 안을 들여다 보면서 앉아있다. 가여워라...



호텔 근처에 차이니스 레스토랑이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차이니스라... No No! 그 근처에 오징어회가 맛있다는 해산물 전문 선술집도 있는데 날 해산물을 즐기지 않아서 별로. 해산물 회를 즐기는 사람들은 좋아하는 집이란다.

식당을 찾아 걷다가 하코다테에만 있다고 어디에서 읽은 럭키삐에로 발견! 오예~!! 버거 하나 포장해 가야겠다. 럭키삐에로는 하코다테 내에만 있는 꽤 유명한 패스트푸드점이다. 가장 인기가 좋다는 1번 메뉴, 차이니스 치킨 버거 먹자. 늦은 밤인데도 매장 안에서 돈까쓰나 커리를 먹는 손님들이 꽤 많다. 먹고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포장하기로.




매장 내에서는 럭키삐에로 기념품도 팔고 있다. 유명하긴 유명한가보네. 햄버거 가게 기념품이라니. 스타벅스 급인가보다. 이런 기념품을 사는 사람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주 오랜만에 보는 공중전화도 있다. 삐삐 시절 가장 호황을 누렸으나, 모두가 핸드폰을 들고 다니는 요즘 세상의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물건이다.


 


버거 하나 포장하고 나와 호텔까지 걸어가는 길. 이런 풍경이 있었네. 유명한 포장마차 골목인 다이몬요코쵸 근처인데 시계탑과 트리 장식이 있다. 쌓인 눈과 잘 어울리는 예쁜 풍경이라 기분 좋다. 시계탑은 어디에 갖다 놓아도 그림이 된다.



정통 일본 선술집/포장마차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이몬요코쵸에 잠시 들러볼까, 생맥주 한 잔이나 따뜻한 사케 한 잔 마시고 들어갈까 잠깐 생각했는데... 길에서 술에 잔뜩 취한 일본 아저씨가 말을 건다. 아니, 정확히는 수작(?!)을 건다. 여행 왔냐... 혼자 왔냐... 밥은 먹었냐... 술 한잔 하러가자, 돈 없어도 돼. 내가 내께... (일본어 몇 마디 모르는데 이건 다 알아들었다...) 그러더니 어깨동무를 척! 나를 언제 봤다고!! 낯선 곳에서 현지인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만 이 아저씨는 술 냄새가 과하게 풀풀난다. 엮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외쿡인 놀이! 괜히 몇 마디라도 알아들으면 말이 길어지고 실랑이가 길어진다. 니홍고 와카리마셍~ 무조건 모르는 걸로. 여행 왔냐? (일본어 몰라) 혼자 왔냐? (일본어 몰라) 밥은 먹었냐? (일본어 몰라) 술 한잔 하러가자, 내가 내께 (일본어 몰라)... 무엇을 얘기해도 계속 일본어 몰라만 반복했더니 답답해 하다가 그냥 간다. 


이런 해프닝이 있고 나니 갑자기 다이몬요코쵸가 내키지 않아졌다. 늦기도 했고 그냥 호텔로 돌아가야겠다. 슈퍼에서 홋카이도에만 있다는 삿포로 CLASSIC 한 캔 사서 바로 호텔로 귀환. 어쩌다 보니 오늘의 조촐한 저녁은 하코다테 스페셜이 되었다. 여기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건 여기에서 다 먹어 주어야지. 올~ 럭키삐에로 버거 맛있는데?! 삿포로 클래식은 맛은 괜찮은데 그렇게 까지 특별한 것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여기 있는 동안은 많이많이 마셔야지. 돌아가면 없으니까.



마지막 할 일은 숙박 연장. 야경을 내일 다시 도전해야 하니까 하루 더 있어야 한다.

첫날부터 계획이 바뀌기 시작했다. 역시... 여행의 묘미는 변수야...


프런트에서 하루 더 묵겠다고 하니 지금 내 방은 내일 예약이 되어 있어서 방을 바꾸어야 한다고 한다. 같은 종류 같은 등급의 방으로 다른 방으로 옮겨 줄 수는 있는데 오늘 내 방은 이미 예약되었단다. 엥? 이 호텔은 방 호수를 지정해서 예약을 받나? 아니면 누군가 이 방에 사연이 있어서 기념일이라 굳이 이 방을 지정한 것인가? 온갖 궁금증이 밀려오나 프런트 아저씨와 의사소통이 잘 안되는 이유로 모든 것을 추측으로 남긴 채 하루 연장 결정. 같은 호텔에서 이틀 연박을 하면서도 짐을 확 못 푸는 불편은 감수하는 걸로.


짧고도 길었던 첫날의 여정 끝~!!



Posted by TravelGirl
2016. 1. 30. 01:34

연말 연휴로 1주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12월의 반을 출장으로 보낸 터라 여행을 계획할 시간이 없었기에 아무런 준비없이 연휴가 다가와 버렸다. 1주일이나 시간이 주어졌는데 집에 들어앉아 있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폭.풍.검.색. 어디로 갈까...


연말이라서 모든 것이 비싸다. 

12월 한 달 동안 두바이 출장 두 번에 생활리듬이 깨져서 피곤한 상태라서 장거리, 시차가 있는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하루이틀 내에 출발해야 최소한의 여행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전제조건으로 찾으니 주변국가 우선이다. 중국, 일본, 동남아...


중국은 비자가 필요해서 즉흥적으로 떠날 수 없는 곳이므로 OUT.

라오스가 가보고 싶은데 아직 꽃청춘의 여파가 완전히 사그러들지 않았다고 해서 OUT.

연말이라 동남아 국가들의 항공이 상당히 비싸서 매력이 떨어짐. OUT.

...


이렇게 하나 둘 제거하다보니 아주 편하게 갈 수 있는 나라, 일본이 남는다.

OK. 일본이다. 가봤던 대도시 말고, 이번 기회에 아름다운 겨울왕국으로 가자. 그러면 홋카이도.


추운 계절에 추운 나라 여행은 처음이다.

짐을 간편하게 다니는 배낭여행자인데, 추운 나라로 가려면 기본적으로 옷의 부피가 커져서 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게 싫어서 한 번도 계획해 본 적이 없는 겨울나라 여행. 드디어 첫 발을 내딛는다. 왠지 설렘.


목적지를 정했으니 다음은 항공권.

급하게 즉흥적으로 계획해서 항공권을 거의 제값 주고 사야한다. 그나마 저렴한 티웨이 항공의 이틀 후 출발하는 항공권 get.

배낭여행에서 항공권을 제값 주고 산다는 것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으니 게으름에 대한 댓가로 생각하기로.


다음은 숙박. 

최소한 첫 날 숙소는 예약하고 가야 하기에 대략의 목적지를 생각해야 한다. 

5일 간의 일정이니 1-2개의 도시가 적당한 듯 하다. 도착 공항은 삿포로, 제일 가고 싶은 곳은 남쪽의 하코다테.

여행 후반에는 공항과 가까운 곳이 편리하기 때문에 일단 하코다테를 먼저 가고 점점 삿포로로 올라오는 방향으로 큰 줄기로 잡았다. Booking.com을 통해서 하코다테 역 근처의 프로모트 호텔 1박 예약. 게스트하우스를 선호하는데 하코다테의 게스트하우스는 역에서 트램이나 버스를 타고 좀 더 들어가야 했어서 편의상 역 근처 호텔로 예약했다.


준비 끝. 세부 동선은 가면서 짜는 걸로.



간만에 진정한 배낭여행



  • 여행기간: 2015.12.28.MON - 2016.1.1.FRI (4박5일)
  • 여행코스: 삿포로 - 하코다테 - 노보리베쓰 - 오타루 - 삿포로
  • 비행기: 티웨이 항공 (인천-삿포로)
  • 숙박
    • 하코다테: 호텔 프로모트 하코다테 (2박)
    • 오타루: 타비노 산포야도 오타루 에키마에 게스트하우스 이토 (1박)
    • 삿포로: 홋카이도 선 게스트하우스 (1박)


Posted by TravelGirl
2014. 3. 3. 22:26

람블라 거리(La Rambla)는 카탈루냐 광장(Plaça de Catalunya)의 남쪽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다. 거리를 따라 내려가면서 왼쪽 오른쪽 주변에 들를 곳도 많고 볼 것도 많아 이 길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반나절은 훌쩍 간다. 거리의 끝에서면 콜럼버스의 탑(Mirador de Colom)을 만나고 바다가 펼쳐진다.

 

람블라 거리는 걷고 싶은 거리, 걷기 좋은 거리, 커피 한 잔 마시기 좋은 거리이다. 차가 다니지 않는 거리라서 더욱 좋다.

 

 

거리 곳곳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 음악을 듣는 사람, 그냥 앉아 있는 사람,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까지 여유가 물씬 풍기는 모습이 좋다. 스페인 여행에서 이 사람들에게 가장 부러운 모습 중 하나였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느 곳에서 누군가는 치열하게 일하고,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겠지만 최소한 거리에서 보는 사람들은 모두 여유롭고 즐거워 보였다.

커피 한 잔... 참 별 것 아니지만 별거인 것.

 

 

람블라 거리에는 기념품을 파는 곳이 많다. 엽서나 냉장고 마그네틱, 조그만 가짜 명화들, 티셔츠, FC바르셀로나 소품 등을 살 수 있다. 길을 따라 기념품 가게가 꽤 많이 있었는데 판매하는 아이템들은 거의 비슷. 일부 기념품 샵은 관광안내소도 겸하고 있어서 관광버스 티켓이나 축구 입장권을 팔기도 한다. 머물던 중 하루는 첼시와 에스파뇰 경기 패키지(축구 경기장까지 왕복 교통 + 관람권)를 30유로에 팔고 있었다. 가려고 했으나 그 날 비가 좌락좌락 내리고 바람이 불고 추웠던 이유로 패쓰~. (FC바르셀로나 경기였다면 어떻게든 갔겠지만...)

 

 

람블라 거리의 랜드마크인 미로의 모자이크 바닥이다. 예쁜 타일, 모자이크 등이 하도 여기저기 많이 있다보니 가이드북에서 먼저 읽지 않았다면 그냥 모르고 지나갔을 바닥. 역시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듯 하다.

 

 

다른 나라 여행의 큰 재미 중 하나는 전통시장이다. 전통시장에는 그 나라의 사람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여행할 때 꼭 한 번 들러보는 곳이 그 동네의 전통시장이다. 흥정의 모습은 어딜가나 정겹고, 덤을 주는 손길은 넉넉해 보인다. .

내려가는 길 중간 쯤 오른쪽을 보면 전통시장인 보케리아 시장(Mercat Boqueria)이 있다. 여러가지 식재료와 음식들을 파는 곳이다. 꽤 큰 시장으로, 이제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관광객과 현지인이 한데 어우러져 바글바글... 사람이 무지하게 많다.

 

 

 

 

 

 

 

스페인 여행의 볼거리 중의 하나는 식재료나 음식을 파는 가게이다. 가게마다 물건들을 예쁘게 잘 쌓아서 진열해 놓는다. 장사를 준비하고 철수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궁금해지는 정도. 특히 야채와 과일을 파는 가게는 예술이다. 사과 하나, 피망 하나도 잘 닦아서 모두가 반들반들 윤이 나고, 차곡차곡 가지런히 줄지어 쌓아올려 놓은 것을 보면 진짜인지, 밀납 모형인지 헷갈린다. 이렇게 정성스레 장사를 준비하면서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왜 쌓아놓았는지 모르겠는 엄청 큰 가리비 껍질들과 거품 생성중인 싱싱한 게. 레알(!) 게.거.품.

 

  

 

하몽(Jamón)이 주렁주렁~. 차곡차곡 잘 쌓고, 고이고이 엮어서 매달아 놓은 과일과 야채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 온갖 모양의 젤리와 초콜릿 가게. 예술이야~ I love chocolate!! 이 곳의 젤리는 다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하는 다채롭고 재미있는 모양이다.

 

   

 

길가에는 양쪽으로 노천 카페와 레스토랑이 계속 된다. 건물 안에 위치한 레스토랑들도 거의 모두 그 앞에 노천 테이블이 놓여있다. 다소 쌀쌀한 날씨임에도 노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굳이 식사를 하지 않아도 커피 한 잔, 맥주나 와인 한 잔만 마시고 나와도 전혀 뭐라 하지 않는다. 맥주 한 잔과 타파 한 두 가지 가볍게 먹으면 딱~!!

 

 

관광객이 모이는 거리에는 꼭 등장하는 거리의 화가. 그리고 꼭 한 명씩은 있는 손님. 나는 한 번도 그려 본적 없는데, 언젠가 몽마르뜨 가면 그리려고 아끼는 중이다. (몽마르뜨 가면 초상화나 캐리커쳐 그리고, 색색가지 실로 머리 한 가닥 꼭 땋아야지..)

 

 

람블라 거리 끝, 바닷가에 다다를 무렵이면 지중해 바다를 가리키고 있는 늠름한 콜럼버스 선장님이 우뚝 서 계시다. 여전히 바다를 보며 방향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저 분이 알려주는 대로 가면 무엇이 있을까?

 

 

 

바닷가에는 배?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상업용일까, 레져용일까? 아무래도 상관없다. 저 배들이 돛대를 세우고 서 있는 푸른 바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인심좋은 저 아저씨는 쌀쌀한 바닷가 야경에 따뜻함을 더한다.

 

 

 

 

내가 가지고 갔던 가이드북, 프렌즈 스페인의 앞장에 저자의 말과 함께 '현지인이 말해 주는 살아있는 스페인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세션이 있다. 거기에 한 명의 말이 "제발 지도를 던져 버리세요! 마음 가는 대로 여행해야 진짜 스페인을 만날 수 있어요!"

 

어두워진 바닷가에서 잠시 쉴 겸, 다음은 어디로 가야할 지 생각할 겸, 마침 똑딱이 카메라가 말썽을 부려서 카메라를 손볼 겸 바닷가 벤치에 앉았다. 지도를 들여다 보고 있는데 옆자리 스페인 남자가 묻는다.

 

"어디에서 왔니?"

"한국"

"어디에 가려고 지도를 보고 있니?"

"글쎄... 어디로 갈 지 정하려고 보고 있어"

"지도 보지마. 지도 넣고 그냥 둘러 보면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 바르셀로나잖아"

 

문득 가이드북에서 읽은 내용이 생각나며 연결이 되었다.

이 곳이 스페인이구나... 이 곳 사람들은 정말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지도를 버리고 마음가는 대로 가면 되는 곳에 내가 있었다.

 

 

그렇게 그냥 터덜터덜 걷다가 몬주익(Montjuic)으로 올라갈 수 있는 푸니쿨라(Funicular, 등산열차)를 탈 수 있는 메트로 Paral-lel 역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고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텔레페릭(Teleféric, 케이블카)을 타고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면서 몬주익 성(Castell de Mntjuic)까지 올라갈 생각을 하면서...

 

  

올라가서 텔레페릭 탑승장으로 갔는데 썰렁... 약 5분간의 차이로 이미 운행이 끝난 상태였다. 허탈....

 

 

텔레페릭이 아니면 못 올라가는 줄 알고 포기하려 했는데 같이 허탈해 하던 다른 한국인 두 명의 대화를 들으니 버스가 있단다. 빙고! 버스인들 어떻고 텔레페릭이면 어떨까.

 

꼭대기에 올라가서 보는 바르셀로나 시내의 야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카메라에 그 느낌을 정확히 담을 수 없었다.

 

 

밤에 본 몬주익 성(Castell de Mntjuic)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조명을 받은 모습이 더욱 웅장하고 근엄하게 보였다. 더 많이, 더 오래 둘러보고 싶었으나 밤 시간의 언덕은 날씨가 너무 추웠고, 사람도 없어서 다시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  

 

 

 

 

 

시내를 하루종일 걸어도 전혀 힘들지 않고 볼거리,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한 매력적인 도시가 바르셀로나이다.

Posted by TravelGirl
2014. 2. 21. 03:38

바르셀로나는 시내 전체가 미술관이고 박물관이다. 거리에 나오는 순간부터 내가 외국에 있음이 실감난다.

 

호스텔에서 진행하는 Free walking tour에 참가하여 고딕지구(Barri Gothic)를 중심으로 주변부터 둘러 보았다.

고딕지구는 작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고 여러 유적지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바르셀로나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이다.

 

레이알 광장(Plaça Reial)은 중앙의 큰 분수와 주변 야자수들이 인상적인 곳이다. 여기에는 학교를 갓 졸업한 가우디(Gaudi)가 설계했다는 가우디 가로등이 있다. 이 가로등은 당시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고 한다. 광장주변의 바에 타파가 맛있다고 하는데 가보지는 못했다.

 

 

 

골목골목 다른 느낌이라 걷는 것만으로도 새롭다. 집집마다 있는 테라스와 건물마다 다른 가로등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오래된 돌길 바닥도 정겨운 느낌.

 

 

 

이곳은 1835년부터 이어져 오는 굉장히 오래된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아저씨가 문열고 있는 곳은 통닭 그릴이다. 우리나라 트럭에서 턱걸이 하는 통닭과 아주 똑같다.

 

 

이 곳은 예술학교라고 했었던 것 같다. 피카소가 다녔었다고 했었나...? 유명한 사람이 다녔었다고 하는데 정확히 기억이...ㅡ.ㅡa

 

 

예술학교의 맞은편 건물에는 이렇게 깜찍한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있다. 프랑스의 거리예술가가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푹 빠져서 여기 뿐 아니라 뉴욕, 런던, 파리 등 도시마다 하나씩 박아놓았다고 한다. 이것만 찾아다니며 인증샷 찍는 여행자도 있다던데...

 

 

이 도시에서 재미있는 것은 거리의 벽화이다. 낙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예술적으로 보인다. 거리 뿐만 아니라 집집마다, 상점마다 주차장이나 셔터의 철문에 그림을 그려 놓았다. 거리를 걸으면서 보는 쏠쏠한 재미이다.

 

 

 

산타 마리아 델 마르 성당(Iglesia de Santa María del Mar)은 14세기에 뱃사람들이 모금해서 지은 곳이란다. 바다로 떠나는 선원들이 안전한 항해와 무사 귀환을 빌었던 곳이다. 성당은 들어가서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열려 있다.

 

 

 

정부청사(Palau de la Generalitat)와 시청사(Ajuntament)가 마주보고 있는 산 하우메 광장(Plaça de Sant Jaume)에서는 소방관들의 시위가 있었다. 대규모로 시위가 진행 중이었고 중앙부에서는 무언가를 태우는 화형식 비슷한 것을 하더니 이후 아주 평화롭게 자진 해산했다. 골목골목 배치된 경찰들도 여유로워 보이는 것을 보니 심각한 시위는 아니었나 보다. 스페인어를 모르는 이유로 무엇을 위한 시위인지는 여전히 모른다. 어쨌든 보기드문 광경.

 

  

 

 

대성당 앞 광장 도착. 대성당 맞은 편 카페 위에는 낙서같은 그림이 있는데 피카소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가이드 말로는 피카소가 이 곳에 들러서 냅킨 위에 끄적끄적 낙서처럼 그리고 간 것을 후에 간판처럼 만든 것이라는 일화가 전해지는데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드디어 대성당(Catedral). 사진 한 장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커다란 규모이다. 저녁 무렵이면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더욱 예쁘고 웅장한 모습니다.

 

 

 

첫날 워킹투어 중에는 문이 닫혀 있었는데 일요일에 다시 들렀을 때는 문이 열려 있어서 내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 보니 관광객들을 위해 열어놓은 것이 아니라 실제 미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유럽의 성당들은 대부분 유적지 혹은 관광지라고 생각했고, 실제 미사가 행해진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경건하게 미사 준비하시는 수녀님과 사제님을 보면서 구경차 들어온 내가 괜히 죄송한 기분이었다. 내부는 어마어마했다. 건축을 잘 모르지만 그 화려함과 장엄함이 내 마음을 경건하게 했다.

 

  

 

 

 

 

 

어느 거리에선가 본 수도꼭지(?). 식수였던 것 같지는 않고... 독특하다. 저 분이 침뱉는 듯한....ㅡㅡ;;

 

 

왕의 광장(Plaça del Rei)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많이 좁았다. 카메라로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각이 나와주지 않을 정도로... 이 주변 건물이 옛날에 바르셀로나를 지배했던 아라곤 왕의 왕궁이라는데...정말 오래된 건물처럼 보인다.

 

 

고딕지구를 떠나서 숙소 방향으로 그라시아 거리(Passeig de Gràcia)를 걸었다. 카탈루냐 광장 북쪽의 이 거리에는 가우디의 작품이 있는 곳이다. 거리를 따라 유명 브랜드 샵과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다.

가우디 건축물인 까사 밀라(Casa Milà)는 보수 공사중이어서 그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 가우디의 건축은 건물에 곡선을 적용한 것이 특색이다. 곡선의 지붕 밖에 안 보인다.

 

 

가우디의 또 다른 건축물인 까사 바트요(Casa Batlló)와 가우디와 같은 시대에 활동한 호세프 푸이크 이 카다팔츠가 건축한 까사 아마트예르(Casa Amatller)는 나란히 서 있는데,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곡선에 화려한 장식이 가득한 가우디의 건축물과 달리 타일로 깔끔하고 귀엽게 만든 건물이다. 까사 바트요(Casa Batlló)의 장식은 얼핏 보면 화려하나 자세히 보면 해골 모양에 다소 괴기스럽기도 하다. 밤에 보면 조명에 비춰져 좀 더 화려하다. 동화 속에 나오는 집 같은 느낌이랄까..

 

 

 

 

가우디의 건축물은 내부관람을 하려면 각 건물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데, 다소 비싼 편이다. 건축에 문외한 인고로 겉모습에 감탄하는 것으로 만족!

 

여지껏 본 것 중에 가장 고급스러워 보이는 맥도날드. 바르셀로나 시내는 이런 노천 카페와 노천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그냥 앉아서 거리를 보며 커피 한 잔, 맥주 한 잔 마시고 또 움직이면 된다.

 

 

카탈루냐 광장(Plaça de Catalunya)은 바르셀로나 시내 관광의 중심이며 출발지이다. 공항버스는 물론 온갖 교통이 모이는 곳이고, 시내를 둘러보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게 된다. 길을 잃었을 때도 방향을 잡는 기준점이 된다. 위쪽에서 내려오다가 광장을 만나면 좌 삼성, 우 애플 로고를 보게 된다. 현 세대 첨단 기술 최고 경쟁자들의 은근한 경쟁이 보인다.

 

 

 

이 도시는 곳곳에 멋진 동상이 있다. 각 동상의 인물과 형상에도 의미가 있는데, 처음에는 하나하나 신경 써서 찾아보고 감탄하고 했는데 너무 많다 보니 다 찾아보기 어려워서 그 다음엔 겉모습만...

 

 

중앙 분수대 부근은 물론 주변 곳곳이 공사중이라서 사진 속에서 보던 멋진 광경이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광장의 풍경은 볼 수 없었다. 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여러 방향으로 있는데 기둥마다 조각상이 있었다.

 

 

바르셀로나 시티투어 버스는 빨간색 2층 버스로 아기자기하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는데도 오픈된 2층에 타고 다니는 관광객들이 참 많았다. 주변 관광지와 건물들과 정말 잘 어울리는 버스.

 

 

  

카탈루냐 광장(Plaça de Catalunya) 남쪽은 람블라스 거리(Las Ramblas)와 바로 연결된다. 거리를 따라 걸으면서 발길닿는 대로 둘러보면 된다. 시내 자체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여유있게 걸어서 둘러보다가 힘들면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 된다. 메트로도 구석구석 연결되어 있어 이용이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Posted by TravelGirl
2014. 2. 10. 01:10

배낭여행에서 숙소는 중요한 선택이다. 여행기간 중 나의 휴식처이고, 나의 집이니까.

여행에서든 일상에서든 집에 오면 안락하고 편해야 한다.

 

반면 개인적으로는 배낭여행에서 숙소에 돈을 별로 들이지 않는다.

그저 잠만 잘 뿐인데 안전하고 깨끗하면 된다.  

 

그래서 주요 사용하는 방법이,

1) 호스텔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서 지역을 선택한 후,

2) 검색 결과를 이용후기 점수 순으로 정렬하고,

3) 1위부터 따라 내려가며 적당한 가격의 호스텔을 선택한다.

 

요즘 사이트에서는 각 부문별로 고객의 평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성향에 따라 고르기도 편하다.

내가 가장 많이 신경쓰는 부분은 청결도, 위치와 보안이다.

 

Booking.com의 이용후기

 

 

이렇게 해서 선택한 이번 여행의 숙소에 대한 리뷰를 시작한다.

겨울이라 여행 비수기라서인지 여행 내내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었다.

 

Barcelona 바르셀로나

 

Casa Gracia Barcelona Hostel

Passeig de Gracia 116

08008 Barcelona, Spain

www.casagraciabcn.com

P: +34 931 874 497

 

꽤 큰 호스텔로, 여러나라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어린 여행자부터 어르신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가족 여행자들도 머무른다. Free walking tour와 다양한 저녁 이벤트가 있어서 사람들과 친해지기 쉽다.

 

별점: ★★★★★

 

장점

1) 풍성한 Breakfast : 시리얼, 요거트, 쥬스, 우유, 다양한 종류의 빵과 잼, 버터, 과일 등등. Breakfast는 최고였다.

2) 24시간 제공되는 coffee machine

3) 친절한 스탭 & 유용한 정보 : 친절한 직원이 유용하고 현실적인 여행/생활정보를 준다. 모든 질문은 리셉션에 물어보라. 

4) 다양한 저녁 이벤트 : 저렴한 가격에 매일 저녁 다른 메뉴를 제공하고, 클럽 데이, 플라멩코 쇼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한다. 혼자 온 여행자도 심심하지 않을 수 있다.

5) 메트로 역과 가깝고 주요 관광지들까지의 접근성도 좋다.

 

단점

도미토리 3인실이었는데 방 안 욕실(화장실)의 문이 간유리로 된 문이라 실루엣이 보이고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리는 난감함이...

 

 

Granada 그라나다

 

Sweet Albayzin

Calle Horno del Oro, 21

lacasagranada@gmail.com

P: +34 958 073 376 / +34 610271272

 

알바이신 지구 안에 알함브라 궁전이 보이는 곳에 있는 주택 타입의 숙박이다. 전문 숙박업소가 아니라 가정집의 방을 쉐어하는 느낌. 친절한 주인 언니 덕에 그라나다에 사는 언니집(동생집?)에서 하루 머물고 온 것 같다.

 

별점: ★★★★

 

장점

1) 여행을 위해서는 최적의 위치이다. 알함브라 궁전까지 10-15분 도보 거리, 산 니콜라스 전망대까지 10분 이내, 다른 관광지도 가깝다. 테라스에서 알함브라 궁전이 건너다 보인다.

2) 그라나다 주택 체험 : 물론 여행자를 위해 약간의 개조는 했겠지만 인테리어나 내부 구조가 집에 있는 것 같다.

3) Breakfast : 시리얼, 쥬스, 우유, 머핀, 빵, 커피 등... 조촐하지만 따뜻한 아침식사

 

단점

여행하기에는 좋은 위치이지만 알바이신 지구 자체가 골목이 좁고 미로같다 보니 골목 안에 있는 숙소는 다소 외진 느낌이다. 늦게 다니기에는 맘이 편하지 않은 위치이다. 주변 골목길이 모두 자갈밭이라서 트렁크(수트 케이스)를 갖고 다니는 여행자는 어려움이 있다.

 

 

Sevilla 세비야

 

Sevilla Hostel One Centro

Angostillo, 6, Casco Antiguo

Sevilla, 41003

hostelonesevillacentro@onehostel.com

P: +34 954 221 615

 

중심부에서 약간 떨어져 있고 찾기가 다소 까탈스럽다. 꽤 큰 호스텔이고 시설도 좋은 편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One Hostel은 체인으로 여기저기 도시마다 있다고 하며, 한 곳에서 묵은 후 다른 곳의 체인으로 가면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한다.

 

별점: ★★★☆

 

장점

1)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2) 직원이 엄청나게(!) 친절하고, 유용한 정보가 많다.

 

단점

1) 위치가 다소 애매하다.

2) 방 안에서는 WiFi가 안 된다. 1층 공용 로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3) 히터를 돌려도 방이 춥다.

4) 아침식사가 없다.

 

 

Madrid 마드리드

 

U Hostels Madrid

Calle de Sagasta, 22

Madrid, 28004

info@uhostels.com

P: +34 91 445 03 00

 

오픈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욕실과 화장실도 넉넉하고, 방안에 개인 로커가 있고(자물쇠는 챙겨가야 함. 필요시 유료 대여), 침대마다 취침등과 전원 플러그, 소품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편리하다.

 

별점: ★★★☆

 

장점

1)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소소한 편의 시설이 잘 되어 있다.

2) 메트로와 가깝고, 관광지 접근성이 좋다.

 

단점 - 일반적으로 단점이 아닐 수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높았던 호스텔 가격에 비해 단점으로 비춰진 부분들이다.

1) Breakfast가 다소 어이 없었다. 무료는 토스트 2장 + 딸기잼과 버터 + 우유 또는 오렌지 쥬스를 배급받는다. 3유로를 내면 토스트 2장 더, 햄, 치즈 등을 추가 지급(?) 받을 수 있다. 커피는 유/무료에 상관없이 1유로 내야 한다.

2) 셀프 베드 메이킹. 체크인 시 침대, 이불, 베개용 린넨을 지급받고(여기까진 흔한 일), 체크아웃 시에 모두 벗겨서 리셉션에 들고 내려가야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Lisbon 리스본

 

Lisbon Destination Hostel

Largo Duque do Cadaval, 17

Estação do Rossio 2F

1200-160 Lisboa

lisbon@destinationhostels.com

P: +351 213 466 457

 

기차역(Rossio) 내부에 위치한 호스텔. 이런 위치에 호스텔이 있다는 것이 가능한가, 국영인가 싶을 정도로 어이없이 진짜 기차역 안에 있다. 위치좋고 깨끗하고 시설좋고 무엇보다 너무나 친절하고 정이 넘치는 스탭들이 정말 좋았다. 별 다섯개 이상 주고 싶은 곳.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호스텔!

 

별점: ★★★★★

 

장점

1) 최적의 위치: 메트로 역에서도 가깝고, 트램 정류장이나 주변 관광지와의 접근성도 좋다. Rossio 기차역 내에 위치하여 특히 신트라(Sintra) 등 주변 도시를 여행할 계획인 사람에게는 최고의 위치. 공항에서도 메트로로 30분 이내 거리.

2) 친절한 스탭: 직원들 모두 친절을 넘어 친구같고 형제자매같다. 외국에서 '정'을 느낀 독특한 경험.

3) 넓고 깨끗하고 시설이 좋다. 체스판, 포켓볼, 기타, 피아노 등 재미있는 놀거리도 풍부하다.

4) 방마다 개인로커가 있고 수건과 자물쇠 등도 모두 무료 대여한다.

5) 풍성한 breakfast: 여러 종류의 빵과 쨈들, 갓구워낸 팬케잌, 쥬스, 우유, 커피, 시리얼 등 다양한 메뉴 

 

단점 - 샤워기가 푸시 버튼 식이라서 10여초 간격으로 계속 눌러주어야 한다는 마이너한 귀찮음이...

 

 

이번 여행의 숙소는 대체적으로 모두 만족!

Posted by TravelGirl
2014. 2. 6. 02:08

다같은 배낭여행인데 유럽여행은 유독 짐 꾸리기에 대한 문의와 조언이 많다.

장기 여행자가 많기도 하고,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게 되는 독특한 여행 특성 때문일까.

나의 경험과 여러 유럽여행 경험자들의 의견을 더하여 최종적으로 17일간의 이번 여행을 함께 한 물건들이다. 

 

배낭: The North Face QUASAR (28L)

- 많이 작았으나, 내가 가진 배낭 중 가장 큰 것이라는 것을 하루 전에 짐 챙기며 알게 되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 유럽은 돌길, 자갈길이 많아 수트 케이스보다 배낭이 이동에 편하다. 실제로 수트 케이스 뒤집어지는 것 여러 번 봤다. 

 

보조가방: 크로스백

- 소매치기가 많아 백팩은 위험하다고 하여 크로스백으로 결정 

 

결국 나의 짐은 이렇게 꾸려졌다. 배낭 위에 침낭을 올리고 레인커버를 덮은 후

밴드로 묶어 버렸다.

 

신발: 컨버스 타입의 Polo 스니커즈

- 개인적으로 컨버스가 제일 편한 컨버스 매니아

* 낡은 컨버스를 신고 갔는데 여행 중 바닥이 갈라져서 비오는 날 물이 철철 넘쳤기에 버리고 새 신을 신고 돌아왔다.

유럽은 돌길이 많아서 신발이 빨리 닳는다고 하더니 다소 낡긴 했지만 바닥이 그리 쭉 째질 줄은 몰랐다. 여행 뒤로 갈수록 날씨가 점점 안 좋아져서 비온 날이 많았는데 물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포기. 마침 스페인/포르투갈이 연초 대바겐세일 기간이라 득템했다.

 

    

갈 때 이랬던 신발이        ----------->               올 땐 이렇게~

 

1. 여권 / 여권사본, 여권용 사진 2장 

- 소매치기로 유명한 나라이기에 사본을 여러 장 준비하여 가방 여기저기에 분산 배치

* 여권은 숙소에 보관하고 사본을 들고 다녔다.

 

2. 항공권(e-ticket)

 

3. 세면도구: 샴푸, 린스, 샤워젤, 치약, 칫솔, 샤워스펀지, 이태리타올

- 여행용 세트의 작은 병(50ml, 5회 가정)과 1회용 팩 제품을 날짜만큼 준비

* 여러 경험자들의 추천으로 챙겨 간 이태리타올은 한 번도 안 썼다.

 

4. 수건 1장

* 숙소에서 무료 제공하면 숙소의 것을 썼다. 안 주는 숙소에서만 꺼내썼다.

 

5. 화장품: 스킨, 로션, 에센스, 썬크림, 기초 색조화장품

- 몽땅 샘플로 준비. 미샤/스킨푸드 등에서 주는 1회용을 날짜만큼 준비

 

6. 양말, 속옷 3개씩

* 매일 샤워할 때 간단히 손빨래해서 널어놓으면 금방 마른다.

 

7. 티셔츠 4벌, 바지 1벌, 레깅스 4개(기모 2, 일반 2), 스커트 2벌, 롱스커트 1벌

- 빨아도 잘 마를 수 있는 얇은 면티 위주로 준비

- 레깅스에 겹쳐입는 스커트를 우선 챙겼으나, 혹시 짧다는 이유로 성당이나 수도원 등에 못 들어갈까 하여 긴 것도 추가

- 상의와 하의로 구분하여 의류 압축팩으로 압축

* 두께와 무게를 감안하여 가장 부피가 적은 유니클로 울트라 스트레치 진을 가져 갔는데...색깔에 실패했다.

   핫핑크여서 무채색으로 일관된 겨울옷 사이에서 너무 튀었다. 한 도시에서 하루 밖에 못 입음..또 입으면 어제 그 애..

 

8. 카디건 1벌: 유니클로 히트텍

- 추우면 겹쳐 입을 용도. 히트텍이 두께에 비해 보온성이 뛰어나다.

 

9. 잠옷: 면티 1벌, 쫄바지 1벌

 

10. 충전기: 핸드폰, 카메라 충전용

 

11. 쪼리

* 숙소 내에서 아주 유용. 슬리퍼는 어딜 가나 꼭 챙겨야 하는 아이템.

 

12. 우산, 우비

 

13. 멀티탭

- 3구 멀티탭. 전선 달린 것 말고 3방향으로 3구 확장

* 강력 추천 아이템! 숙소 침대 옆에 보통 콘센트 1개 있는데 확장하여 사용. 카메라, 핸드폰 등의 동시 충전 시 매우 유용.

  특히 밤기차의 침대칸에 하나 밖에 없는 콘센트를 3개로 만들어 주어 핸드폰 충전에 눈치보지 않았음.

 

14. 카메라: DSLR과 똑딱이 

 

15. 비상약: 후시딘, 밴드, 소화제, 감기약, 진통제

 

16. 렌즈관리용품(보존액)

 

17. 맥가이버 칼

- 꼭 필요하진 않지만 가끔 한 번씩 엄청나게 유용함

 

18. 랜턴

- 숙소에서 밤늦게 움직일 때 사용

- 핸드폰으로 대체 가능하나 핸드폰 배터리가 말썽인 이유로 캠핑용 목걸이 랜턴 챙김

 

19. 침낭

* 밤기차나 숙소의 청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하여 챙겨갔으나... 숙소는 엄청 깨끗하고 밤기차도 편안했다.

   Sevilla에서 숙소가 추워서 단 1번 사용함. 그래도 한번은 펼쳤다...

 

20. 여성용품

 

21. 세제

- 드럼용 액체세제 퍼실을 약국에서 아기 물약 담아주는 용기에 담아감

* 속옷, 양말 손빨래에 조금씩 사용하니 좋다. 액체세제 추천.

 

22. 여행용품: 목쿠션, 수면안대, 배낭레인커버, 티슈, 물티슈, 자물쇠

* 숙소에서 라커는 제공하면서 자물쇠는 없고, 돈받고 빌려주기도 한다. 여분 자물쇠를 챙기는 것이 좋겠다.

 

23. 노트북: SONY VAIO 8" 포켓 PC

- 여행사진 backup과 블로깅, 숙소나 교통 예약을 위함

* 숙소마다 PC가 있어서 많이 쓰지는 않았다. 카메라 메모리가 꽉 찼을 때 사진 backup으로 사용

 

24. 망또

- 담요 겸 겉옷 겸

* 나의 여행준비물에 항상 있는 것이다. 추울 때는 담요로 덮고, 쌀쌀한 날씨엔 덮어쓰고 나갈 수 있어 유용하다.

 

25. 모자

- 야간 이동으로 씻지 못한 날, 머리에 신경쓰지 못한 날을 위한 필수 아이템

 

26. 가이드북

- 프렌즈 시리즈로 공항에서 구입

 

이 모든 것을 28리터 가방에 넣으니 이동할 때마다 항상 차곡차곡 다시 짐을 꾸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했다.

어쨌든 그렇게 떠났다... 

Posted by TravelGirl
2012. 10. 8. 01:05

※이 글의 내용은 2012년 10월 기준입니다.

인천공항에서 마카오로는 에어마카오와 진에어가 직항편을 운행합니다.

추석연휴가 끼어서 원하는 날짜를 예약할 수 없었기에 홍콩을 통해 들어갔습니다.


홍콩 공항에 도착하면 홍콩에 입국하지 않고 바로 마카오로 갈 수 있도록 페리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카오 페리쪽 이정표를 따라가면 페리 티켓을 살 수 있는 곳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티켓을 사고 바로 마카오로 향합니다. (HK$ 233)

배는 보통 30분마다 운행하는데요, 배 시간은 자주 바뀌나 봅니다. 도착해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홍콩 공항에서 마카오까지는 약 45분 정도 걸립니다.

페리는 생각보다 꽤 넓고 안에 매점도 있어서 간단한 스낵을 살 수 있습니다.

 

* Tip: 비록 한시간 채 안되는 시간이지만 마카오까지의 배는 엄청나게 흔들립니다. 조금이라도 자신이 없는 분은 멀미약을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밤배는 더 흔들립니다. (옆자리의 홍콩분은 결국 봉투를 사용했답니다...)

 

 

마카오 페리 터미널에 도착하면 시내의 호텔과 카지노로로 가는 버스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두 무료입니다. 이곳에서 목적지 근처의 호텔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시면 됩니다. 호텔 guest가 아니라도 상관 없으니 당당하게(!) 타세요.

 

* Tip: 마카오는 참 좁은 동네입니다. 마카오 반도로 가려면 Grand Lisboa, MGM, Wynn, Sofitel Ponte16 버스를 타면 됩니다. Grand Lisboa, MGM, Wynn 등은 동쪽에 있고, Sofitel Ponte16는 서쪽 끝에 있긴 한데요,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랍니다. 세나도 광장은 거의 딱 중간에 자리잡고 있어요. 다음 버스 기다리느라 시간 허비하지 말고 아무거나 타세요.

타이파나 코타이로 가려면 베네치안이나 갤럭시, COD 버스를 타면 됩니다. 타이파 위쪽으로 가려면 리젠시나 신세기가 편리합니다. 일단 목적지를 확인하시고 근처 호텔 찾아보세요. 무료인데다가 중간 정류장 신경쓰지 않고 종점까지 가면 되니까 맘편히 이용할 수 있어요.


페리 터미널 밖으로 나와서 서브웨이(지하철이 아니고 지하도입니다. 홍콩/마카오에서는 지하도를 서브웨이라고 하더군요)를 건너서 나오면 버스 터미널처럼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호텔, 카지노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 Tip: 왼쪽은 카지노 버스, 오른쪽은 호텔 버스를 타는 곳입니다. 보통 카지노 버스 쪽에 손님이 많아요. 오른쪽 호텔 버스 쪽으로 가면 보다 빨리 탈 수 있답니다. 

 


목적지에 따라 버스를 타고 여행을 시작합니다~

(저는 Sofitel Ponte16 버스를 타고 마카오 반도로 갔답니다.)


* Tip: 여행 중에도 이동시 카지노 버스를 타면 편리하고 알뜰한 여행을 할 수 있어요. 거의 모든 호텔이 페리 터미널까지 약 10~15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가까운 호텔에서 셔틀을 타고 페리 터미널로 와서, 다른 호텔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면 좋아요. 무료라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버스 종착지가 확실하기 때문에 특별히 내릴 곳을 신경쓰면서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좋아요. 버스를 타면 내릴 정류장을 지나칠까봐 계속 신경쓰면서 가야 하거든요...



Posted by TravelGirl
2012. 10. 7. 22:51

2012년 10월, 추석연휴를 껴서 뒤늦은 여름 휴가를 떠났습니다.

원래 태국 치앙마이 트레킹을 가고 싶었습니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태국은 못 가게 되었네요.

이틀 전에 급 결정한 곳. 마.카.오.

늘 한번쯤은 가고 싶었는데 가까워서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생각과, '마카오? 하루면 다 보지 뭐...''거기만 가긴 아깝잖아? 홍콩갈 때 잠깐 들러'라는 남들의 얘기로 인해 이래저래 미뤄왔던 곳이랍니다. 


마카오는요...

카지노로 유명한 곳이지요. 거의 모든 관광산업이 카지노 손님들 기준으로 맞추어 있답니다. 

덕분에 숙박이 무지 비싼 나라이더군요 ㅡㅡ; 

하지만 그 작은 나라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도 30개나 있답니다. 

굳이 역사공부를 할 것이 아니더라도 한번 슬슬 둘러봐도 좋아요.


홍콩은요...

모두들 잘 알다시피 쇼핑의 천국이라고 하지요. 이번 여행에서는 쇼핑은 패쓰~

대신 외곽의 섬을 방문했었네요. 그냥 복잡한 도시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나봐요.

도시를 벗어나면 의외로 소박한 모습들이 그대로 남아 있네요.


이번 여행 기간은 중국과 홍콩, 마카오 모두 국경절을 포함한 연휴 주간이라서 중국계열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았답니다.

사실 마카오에서 여유있게 오래 머무르다 오려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숙박도 성수기 요금을 적용해서 계속 오르는 바람에 계획보다 일찍 홍콩으로 탈출(?)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여행시 휴일은 꼭 확인하고 가야겠다는 귀중한 교훈도 하나 얻게 되었네요.



여러번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저도 정말 좌.충.우.돌.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을 만큼 별일이 많았네요^^ 


10월1일에 떠나서 마카오-홍콩을 거쳐 10월6일에 돌아온 짧은 여행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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