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해.외.여.행.
배.낭.여.행.
이 단어들 참 거창합니다. 모두가 원하고 동경하지만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합니다.
명절이나 연휴 때마다 공항은 출국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하고, 누구나 가는 것 같은데 내 얘기는 아닙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기를 쓰는 여행가나 블로그가 소개된 신문기사에는 어김없이 댓글이 달립니다.
"배부른 소리한다" "저것도 여유가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다" "먹고사는 일에 바쁜 직장인한테는 불가능하다"...
심지어 "이런 비현실적인 기사로 위화감을 조성하지 말라"라는 분노에 찬 댓글도 있습니다.
물론 기사에는 대단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어떻게 저런 결심을 했을까 싶기도 하고, 저러고도 비용감당이 되나... 돈이 좀 있는 분이긴 하구나...하고 은근 부럽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평범한 직장인에게는 '불가능'한 일인가요? 남들한테는 흔해 보이는 일이 나에게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돈과 시간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과 '시간'입니다. 어지간해서는 한꺼번에 오지 않는 이 두 가지가 항상 나의 발목을 잡습니다.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둘 다 없는 경우는 대부분이어도 둘 다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둘 다 가지신 분들도 저 멀리 어딘가에 계시겠지요. 내 주변에 없을 뿐이지요...)
그런데, 돈을 얼만큼 모으면 드디어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해서 기꺼이 떠날까요?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시간은 또 어떤가요? 직장인들이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요?
보통 주말(토, 일) 이틀에 어쩌다 공휴일이 붙거나 금요일 하루 휴가내면 길어야 2박3일입니다. 여름휴가나 명절 연휴에나 조금 더 긴 휴가를 만들 수 있지만, 내가 쉴 수 있을 때에는 남들도 모두 쉴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비싸고 항공권이나 숙소를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나만 이런 것 아닙니다. 다들 그렇습니다. 돈 많고 시간도 많은 사람은 평범한 우리 중에는 매우 드물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쯤되면 남들은 어떻게 가는지 궁금해집니다. 다들 나랑 같은 처지라면서 남들은 어떻게 가는 걸까요?
"그냥" 갑니다.
돈 모아서 여유 있을 때 떠나자고 미루면 평생 못 떠납니다.
여행은 당연히 경제사정에 적지않은, 정확히는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즐겁게 놀고 새로운 경험을 쌓으려면 댓가가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동안 덜 먹고 덜 쓰고 인내의 시간을 거치면서 자금을 모아야 합니다. 문득 훌쩍 떠났다면 놀 때에는 좋으나, 돌아오자마자부터 다음 달, 그 다음 달, 몇 달 동안 긴축재정에 돌입해서 그 댓가를 치뤄야 합니다. 잠깐의 즐거움이 나의 일상생활과 경제사정에 미치는 후폭풍을 온 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아주 당연합니다.
시간은 없으면 없는 대로, 가까운 곳부터 잠깐잠깐 다녀오면 됩니다. 일본, 중국 등 가까운 나라에 많이들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만들 수 있는 시간에 맞추어 장소를 정하고,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정하면 됩니다.
다들 그렇게 여행을 떠납니다.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아닙니다.
오늘도 앉아서 떠나는 사람들을 부러워만 하지 말고, 나만 떠날 수 없는 백만가지 이유를 찾으려 노력하지 말고, 당장 결심만 하면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여건'이라는 것은 절대 주어지지 않습니다. 있는 여건에서 쥐어 짜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값싸고 실속있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불행히도 그 방법들은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일단 시작부터 하고 한 번 두 번 계속 다니다 보면 분명히 눈에 보입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언제, 어디로 갈까 결심부터 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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