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12월 30일. 여행 셋째날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는 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마을로 돌아온다. 차가 다니는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덮여서 오솔길을 걷는 것 같다.
누군가 앙증맞게 눈사람을 만들어 인적없는 이 겨울길을 포근하게 해놓았다.
무언가 의미가 있을 것 같은 이런 불상들도 산길에 놓여져 있다. 뭔지는 모르겠다. 산책로 폐쇄로 직접 보진 못했지만 윗쪽 어딘가에 있다는 관음상의 사진도 이렇게 빨간 머플러를 두른 모습인 것을 보면 이들도 관음상 아닐까 추측만...
눈때문인지 여기저기 막힌 곳이 많아서 지도를 보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먼 길을 돌아왔다. 아까까지는 아주 여유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촉박해서 마음이 급해진다. 제때 기차를 탈 수 있으려나...막힌 길을 피해서 어찌어찌 내려왔는데, 내가 내려온 길도 마을 쪽에서 올라가는 입구는 차단되어 있다. 입구 폐쇄로 쳐 놓은 쇠사슬을 넘어서 산을 탈출(?)하고 드디어 마을을 만났다.
겨울철 노보리베쓰 온센 산책은 눈 때문에 폐쇄된 산책로가 많다. 경로 선택과 시간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거닐 때에 안전에 신경써야 한다.
버스터미널로 돌아가는 길에 고쿠라쿠도리(極楽通り) 상점가를 지난다. 아주 약간 시간이 있어서 살짝 둘러본다. 중간에 곰목장으로 가는 로프웨이 승차장으로 가는 오르막 계단이 있다. 곰 사파리도 아니고 사육하는 목장이라고 하길래 가볍게 패쓰. 나는 야생 취향이니까.
길가에 염라당(閻魔堂)도 있다. 무슨 공연도 시간별로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볼 수는 없었다.
(춥기도 하고 너무 많이 걸어서 대략 찍었더니 사진도 기울고, 안쪽은 어둡고...사진 참 성의없네... ㅡㅡ;;)
곳곳에 있는 노보리베쓰 심벌 도깨비상. 그냥 지나쳤던 다른 두 마리 도깨비와 시리즈란다. 이건 연애도깨비라네. 누가 누구랑 연애한다는 건지... 남매같구만...
기념품 상점 앞에 있는 이 도깨비가 제일 맘에 든다. 귀여우면서도 뭔가 시크하니까.
이제 되돌아 갈 시간.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본의 아니게(!) 크게 한 바퀴 돌아왔다. 초록색으로 표시한 길이 지난 4시간 여 동안 내가 지나간 길. 중간 후나미야마 산책로에도 볼 것이 꽤나 많은 것 같은데 그 길 자체가 폐쇄되어 지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나중에 또 오면 되니까 많이 아쉽지는 않은 걸로~
14:10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돌아왔더니 이미 버스가 기다리고 있고 사람들로 꽉 차 있다. 올라탔더니 맨 뒷자리에 한 자리 남아있다. 앉을까 말까 조금 고민하다가 허리아프고 다리 아파서 앉았더니... 옆 아주머니가 버스 뒷자리에 앉아서 가츠동을 드신다! 광장시장에서나 볼 듯 한 스티로폼 대접에 담긴 음식을 버스 뒷자리에서 이리도 자연스럽게 드시다니... 늘 타인의 신경을 쓰고 공공장소에서 조심스러운 일본인도 이럴 수 있구나... 왠지 새로운 느낌이다. 어딜가나 시골 인심, 시골 분위기는 비슷한 것 같다. 기차에서의 에키벤도 그렇고, 일본은 교통수단 안에서 무언가를 먹는 것에 아주 관대한 것 같다.
14:10 버스는 출발. 올 때와 마찬가지로 15분쯤 후 기차역에 도착한다. 아까처럼 코인로커 대란이면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넘겨주려고 마음먹고 갔더니 오후라 그런가 관광객도 별로 없고 로커가 널널하다. 내가 짐을 뺀다고 누군가에게 기쁨이 될 상황이 아니다. 오전만 그렇구나... 당일치기로 들르는 사람이 꽤 많은 듯 하다. 그냥 짐을 뺀다.
그.런.데. 기차가 지연이다!!! 오늘 오타루까지 가려 하는데 삿포로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삿포로 역에서 오타루 행 열차를 갈아타는 간격이 15분인데 이 열차가 10분 지연이다. 5분 안에 갈아탈 수 있으려나.. ㅡㅡ;; 일단 뭐... 타야지 어째...
드디어 오타루로 고고!
1시간 여를 달려서 삿포로에 도착했는데 열차 출발 지연 때문에 시간이 없다. 말도 통하지 않는 동네에서 두리번 거릴 여유도 없어 내리자마자 역무원께 표를 들이밀고 여기 간다 했더니 건너편 플랫폼을 가리키신다. 밑으로 내려가서 다시 올라가야 하기에 무조건 달림. 건너편 플랫폼에 도착하자마자 오타루행 열차가 도착한다. 이것도 1분 지연된 듯. 휴... Perfect timing!!
지정석 자리를 지정한 것이 어찌나 다행인지... 이렇게 뛰어왔는데 서서 가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지정석 좌석은 훨씬 넓고 편안하다. 안심하며 푹 쉬면서 간다. 여전히 시트 앞쪽에 있는 티켓꽂이가 참 마음에 든다.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자는 사람 안 깨워도 되고, 말 안 통하는데 주섬주섬 챙기지 않아도 되고 완전 좋다. 사소한데 혼자만 감탄하면서 40여 분 후 오타루에 도착! 아... 여기가 말로만 듣던 오타루구나...
삿포로에서 오타루까지 타고 온 열차
예상대로(!) 관광안내소는 문을 닫았다. 앞에 나오니 상가도 절반 이상 문을 닫았다. 이젠 새롭지도 않아... 홋카이도의 겨울밤에 점점 적응하고 있는 듯 하다. 우선 숙소를 찾아야 하기에 역에서 잠깐 WiFi를 붙여서 잽싸게 구글맴을 다운받아 찾아간다. 역시 구글맵이 진리. 이거 없을 때엔 저녁에 도착해서 맵을 못 받으면 어떻게 찾아가나 몰라... 예전엔 다 그러고 다녔었는데 어찌 했었는지 기억이 없다. 어쨌든 문명은 확실히 활용해 주는 걸로~
큰 길과 골목을 지나, 반쯤 문닫은 상점가 거리를 지나 숙소를 찾아간다.
아주 작은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아무리 봐도 간판이 없다. 주위를 둘러봐도 숙박업소가 있을 법한 건물도 없다. 구글맵은 분명히 여기라고 하는데...?? (나중에 알고나서 정확도에 감탄!!) 옆 건물에 아주 작은 간판...이라기보다 그냥 게스트하우스 이름만 유리문 위에 딸랑 붙어있다. 윗층이 게스트하우스란다. 괜찮을까?
오타루 에키마에 게스트하우스 이토(小樽駅前ゲストハウス-糸)
올라가보니 안은 밖과는 달리 아주 따뜻한 곳이다. 일본식 바닥 마루에 앉아서 check-in 하고, 설명듣고, 올라가서 방을 소개 받았다.
3 bed room인데 아무도 없다.
"오늘 방 비어?"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아니... full인데 아직 도착을 안 했어. 어느 침대 쓸 껀지 니가 먼저 골라"
"아... 좋아!"
여기는 도미토리라도 2층 침대가 아니라 싱글침대 3개가 놓여있고, 이불도 참 폭신하고 좋다. 만족도 200%. 밖에서 보던 우려가 싹 날아갔다. 다른 사람들이 또 올 거라니 제일 구석자리 침대를 골라서 짐을 풀었다. 이 이불 완전 마음에 들어!
짐 풀고 바로 내려와서 주인 언니한테 오타루 운하 가는 길과 괜찮은 식당을 물었다. 오타루는 스시가 유명하다는데, 대부분의 스시나 해산물 식당은 큰 식당이라 혼자 먹기 애매하다. 주인 언니가 합리적인 가격에 혼자여도 먹기 좋은 회전초밥집과 자기가 좋아하는 라멘집을 추천해 준다. 운하는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한다.
슬슬 걸어나가 운하쪽으로 간다. 여기가 오타루구나... 눈이 엄청나게 소복이 쌓여있는 길도 참 예쁘다.
운하는 한 눈에 찾을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는 작은 다리(아사쿠사 다리, 淺草橋) 위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관광객 바글바글... 너도나도 사진삼매경에 셀카봉에... 명불허전 오타루 운하의 야경은 정말 예쁘다. 예쁘긴 한데 보라색, 파란색, 초록색으로 과장된 조명이 조금 아쉽다. 백색광으로 그저 밝기만 주고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면 좋겠다. 과하게 인위적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다.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
그 유명한 오타루 운하의 가스등.
작은 다리 위의 시계탑. 밤이라 탑은 안 보이고 시계만 반짝반짝. 영하 1.2도라는데 강가에서 불어오는 바람 탓에 체감온도는 더 낮다. 훨씬 춥게 느껴진다.
건너편 오래된 창고의 조용하고 스산한 풍경이 왠지 더욱 끌린다. 주렁주렁 늘어진 고드름이 운치있어 더욱 맘에 든다. 잔잔한 물에 반사되는 반영도 좋다.
운하를 오르내리는 관광용 배도 다닌다. '운하 크루즈'라는데 크루즈라고 하기엔 너무나 작고 소박한 배인데다 관광용으로 주변이 휑하게 뚫려서 겨울에 타기에는 많이 추워 보인다. 그래도 많이들 탄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인 듯.
크루즈 선착장 건너편을 보니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인다. 저건 뭐지?
(오타루에 대해서는 운하와 오르골당만 알고 있던 터라 정보가 너무 없던 상태여서... )
오타루 운하 플라자(小樽運河プラザ)이다. 관광안내소와 기념품 상점이 있고, WiFi도 되고, 따뜻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다. 밖에 추운데 있었던 터라 이 따뜻함이 정말 반갑다.
운하 플라자 안에 있는 와인잔으로 쌓은 트리. 여러가지 색깔의 조명을 비추어 계속 다른 느낌을 준다. 빨간 조명은 따뜻하고, 파란 조명이 비추면 시원하고. 와인트리 앞은 좋은 포토존이라서 들어오는 사람마다 이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정말 연말같고, 축제같다.
이 곳 기념품 상점에는 예쁘고 특이하면서도 기념이 될만한 상품들이 많다. 여기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꼭 사야한다. 다른 곳에서 팔지 않는 것들이 꽤나 많아서 나중에 사야지 하고 미루면 나중에 못 구해서 후회할 수 있다.
요고가 있을 때 살껄...하고 후회하는 아이템. 맥주 캬라멜이란다. 실제 맥주가 들어있는 알콜 함량 0.05%의 캬라멜.
'오타루' 맥주 캬라멜도 아니고 '홋카이도' 맥주 캬라멜이라길래 홋카이도 아무 곳에서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돌아가기 전에 삿포로에서 사려고 지나쳤더니 아무데도 없다. 있을 때 샀어야 할 것을... 아쉽지만 언젠가 또 만날 날이 있겠지.
편지를 써서 부치는 작은 우체통도 있다. 매장 내에서 실제 우표를 판다. 엽서를 써서 여기에 넣으면 진짜 배달된단다. 어딘가에 엽서를 꼭 써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이 불쑥불쑥 솟게 하는 귀여운 우체통이다.
친구에게 보낼 엽서 두 장을 사서 보내고 가려고 잠시 앉아 두 줄 쓰는데 7:00pm 문닫을 시간이라고 나가란다. 주섬주섬 챙겨서 추운 밖으로 다시 나온다. 운하프라자 앞에는 유명한 충견 하치의 동상이 있다. 얘가 이 동네 개였던가?
게스트하우스 주인 언니가 찍어준 회전초밥집을 가보려 한다. 추운 날씨에 라멘이 더 땡기긴 하는데, 동선상 초밥집이 가깝고 라멘집은 멀다. 게다가 라멘집은 역 근처에 있어서 삿포로로 돌아갈 때 어차피 지나야 하는 길이라서 오늘은 초밥집으로 결정.
운하를 따라 내려온 길 반대쪽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다시 강가로 내려와서 운하를 따라간다. 반대편에서 보니 느낌이 다르다. 저쪽에서 본 운하는 화려하고 잔잔했는데, 이쪽에서는 눈이 더 많이 보여서인지 포근하고 고요하다.
도착! 자~ 여기입니다!! 큰 길가에 있는 꽤 큰 집이라 찾기가 쉬웠다. 이렇게 큰 집이면 혼자 먹기 난감할 텐데... 살짝 걱정이다.
홋카이도는 해산물이 유명한데 스시나 해산물 요리는 어딜가나 항상 비싸다. 여기가 상대적으로 싸긴 하지만 그렇다고 싼 음식은 아니다. 또한 해산물 음식 식당은 보통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어서 혼자 들어가서 먹기가 어색하고 난감하다. 혼자 여행의 단점.
어쨌든 안에 들어가본다. 아니다 싶으면 나오면 되니까. 그런데..짜잔~!! 올~ 좋은데?! 혼자 앉아 드시는 분들도 꽤 된다. 여기서 먹는 것으로 결정.
그.런.데. 말이 안 통하고 영어 메뉴가 없다! 어차피 눈으로 보고 집어 먹으면 되고, 일본어 메뉴판에 사진이 크게 있어서 별 문제는 되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것도 잠시, 회전초밥집이 처음이라 어떻게 계산하는지 모른다. 아주아주 오래 전에 용산에서 한 번 가봤었는데, 거기는 회전초밥 뷔페라서 입장료처럼 내고 아무거나 집어먹었었다. 아주머니와 대략 손짓과 온몸을 사용해서 한 대화로 그냥 집어먹으면 된다는 것까지는 이해했는데 종류별로 가격이 다른데 어떻게 계산을 하지?가 너무나 궁금하다. 서로 자기만의 얘기를 하면서 전혀 뜻이 전달되지 않는 대화 중 접시 색깔이 다른데 메뉴판에 표시된 색이랑 같다는 것을 발견. 아하! 이제 먹자~!
윗층에는 초밥이 빙빙 돌아가고, 아래층에는 물컵과 종지 등이 빙빙 돌아간다. 이것 또한 귀엽고 신기하다.
하코다테에서 시도할까말까를 고민했던 이쿠라를 드디어 시도해 보려한다. 초밥 위에 올라가는 양 정도면 시식(?)하기에 적당하고, 혹시 못 먹겠더라도 초밥 한 접시 가격은 포기해 줄 만하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이쿠라는 오지 않는다. 주문하면 되는데 말이 안 통하는 상태에서 주문이라는 것은 대단한 도전. 그래도 해봐야지. 손들어 불러서 메뉴판 사진으로 보여줬더니 해주신단다. 성공!
이쿠라는 즐길 맛은 아니었지만 일단 먹을 수는 있을 정도이다. 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주로 이동. 앞으로 주저없이 먹는 걸로.
나의 주문을 받고 이쿠라 스시를 만들고 계시는 주방장님
오늘의 저녁식사. 초밥 3접시 + 나마비루. 잘 먹었습니다~!!!
슬슬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커다란 쇼핑거리가 있는 쪽으로 일부러 멀리 돌아왔는데 예상대로 이미 문을 다 닫았다. 겨울의 이 동네는 정말 밤이 긴 곳이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한다.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사들고 숙소로 들어온다.
옛 간이역
숙소에 돌아오니 공용공간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의 묘미는 낯선이들과의 수다. 옷을 갈아입고 사 온 맥주 한 캔 들고 낮에 쓰다 만 엽서 두 장 들고 테이블에 동참한다. 주인장 두 명과 게스트 네 명이 일본어로 대화하고 있다. 이런! 다들 일본인인가? 대화에 끼기 힘들겠다 잠시 생각하며 일단 엽서부터 쓰기 시작한다. 요즘 세상에 엽서를 쓰고 있으니 신기하게 보였다보다. 이 시대에 본 적 없는 아날로그 감성이라 그런가. 엽서를 계기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알고보니 게스트 4명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한국, 일본 아이이다. 그런데 어떻게 저리 다들 일본어가 유창하대? 이건 뭐지?
다행히(?) 말레이시아 아이가 일본어가 썩 유창한 편이 아니어서 그 대화 속에 완전히 끼어있지 못한 상태였나보다. 그 아이도 일본어 못하는 내가 아주 반가운가보다. 우리끼리 또 다른 대화를 시작한다. 주인 언니는 적절히 영어와 일본어를 섞으면서 나를 소외되지 않게 신경 써 주었다. 아리가또~!!
말레이시아 아이: 영어 Good, 일본어 So So
베트남 아이: 영어 Good, 일본어 Good (도쿄에 있는 일본 회사에서 일하고 있단다)
한국 아이: 영어 bad. 일본어 Good
일본 아이: 영어 전혀 못함. 일본어 Excellent
나: 영어 적당히. 일본어 전혀 못함
이러니 공용어로 대화가 되겠냐고. 그래도 이런저런 주제로 이 언어 저 언어 섞어가면서 정말 즐겁게 수다를 떨었다. 다들 여행도 꽤 많이 했고, 특히 구석구석 일본여행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라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여행 경험, 일본여행 얘기, 사는 얘기 등등...
베트남 아이는 일본 IT 업계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란다. 더 나은 환경, 더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픈 24살 아이. 말레이시아 아이가 용기를 준다.
(말레이시아) "네 나이에는 모든 걸 할 수 있어. 넌 아직 어리잖아? 하고싶은 것 다 해봐. 내일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일주를 떠나도 되는 것이 네 나이야. Old man의 이야기니까 새겨들어."
(나) "그러는 너는 몇 살인데?"
(말레이시아) "29살. 조금 후면 30이 돼. 저 나이면 모든 걸 할 수 있을텐데 나이가 너무 들어버렸어."
29살 Old man. 니 나이도 아름답다, 임마!! 한 살 더 어리면 한 뼘 더 아름답다. 20대가 얼마나 아름답고 예쁜 나이인지 그때는 절대 모른다.
말레이시아 아이는 내일 처음으로 스노우보드를 타러 스키장에 간다하고, 베트남 아이는 더 북쪽으로 떠난다 하고, 한국 아이와 일본 아이는 각자 삿포로로 간다고 한다. 국적만큼이나 다양한 계획이다. 모두의 여행을 응원한다.
한참을 수다 떨고 나서 자정이 되어서야 각자의 방으로 흩어진다. 돌아온 내 방에는... 아싸~!! 3인실에 나 혼자다! 이 큰 방 혼자 난방하기가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나는 게스트니까.
오늘도 긴 하루.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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